사진=tvN '어쩌다 사장2' 영상 캡처
사진=tvN '어쩌다 사장2' 영상 캡처
훈훈한 사람 냄새는 났다. 동네 주민들의 소소한 사연들이 힐링을 안겼다. 하지만 지나치게 인맥에 기댄 '게스트 군단'은 '그들만의 친목 도모'로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9일 종영한 '어쩌다 사장2'의 이야기다.

'어쩌다 사장2'은 차태현, 조인성이 시골의 슈퍼에서 영업을 하게 되는 모습을 그리는 예능. 지난 시즌에는 동네에 꼭 필요한 물건은 다 있는 만물상회 슈퍼에서 촬영됐다. 이번 시즌에는 좀 더 규모가 큰 할인마트가 배경이 됐다. 정육 코너도 새롭게 생겼고, 물건을 떼기 위해 광주까지 트럭을 몰고 직접 나가야 하기도 했다. '경력직 사장'이었지만 이전 시즌에 비해 갑작스럽게 커진 규모에 차태현, 조인성은 초반 허둥대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일이 손에 익어 능숙해졌다. 주민들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

매화 화려한 라인업의 알바생들은 사장 차태현, 조인성의 손발이 돼줬다. 1회부터 6회까지는 김우빈, 이광수, 임주환이 등장했다. 이들은 일명 '조인성 사단'의 멤버로, 평소 함께 여행을 가거나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주고 모임을 가지며 돈독하게 지내는 사이다. '어쩌다 사장2'에서 이들은 영업을 마친 담소를 나눴다. 비인두암 완치 판정 드라마, 영화가 아닌 예능으로 본격적이 활동 스타트를 끊은 김우빈은 조인성이 "네 복귀작이 예능이 될 줄은 몰랐지 않나"고 하자 "그렇다"며 웃기도 했다.

7화부터 10화까지는 신승환, 윤경호, 박효준, 설현, 박병은이 알바생으로 함께했다. 이들 역시 조인성과 같은 작품을 했거나 예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 박병은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직접 낚시해온 생선으로 요리를 하고 손님들에게 내놨다.

11화부터 13화까지는 한효주, 김혜수, 박경혜가 등장해 화려한 라인업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서툰 마트 일에도 이들은 살갑고 상냥하게 손님을 맞으며 마트를 더욱 활기차게 했다. 김혜수는 손님들, 사장들, 알바들에게 "자기야", "우리 애기"라고 부르며 다정하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줬다. 간식 하나에도 기뻐하며 털털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영업 마지막날 저녁에는 홍경민이 '디너쇼' 출연자로 등장했다. 홍경민은 차태현과 막역한 사이. 시즌1에서도 게스트로 함께했다. 손님들과 벽 없이 어울리고 그들의 사연에 함께 울고 웃었다. 또한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사장들과 게스트들의 인간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어쩌다 사장2' 포스터 / 사진제공=tvN
'어쩌다 사장2' 포스터 / 사진제공=tvN
하지만 사장 차태현, 조인성의 인맥에만 기댄 게스트 군단이었단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며칠 간 마트를 맡아 운영하는 '초짜 사장'이기에 익숙한 이들이 사장들에게도 필요했을 것. 평소 절친한 사이인 덕에 두 사장과 게스트들 간 별다른 준비 없이 금세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화려한 게스트의 등장도 놀라울 것은 없었다. 시청자들도 이미 그들의 인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 영업을 마치고 저녁마다 둘러앉아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은 훈훈했지만 절친들끼리 친목 도모로 보이기도 했다. 출연자들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영업을 하고 장사를 하고 손님을 맞았다. 제작진은 그런 출연자들에게 '화려한 게스트 캐스팅'까지 떠넘겼다. 새로운 게스트 발굴에 대한 의지도 없이 안정적이고 쉬운 선택을 한 제작진의 역량 부족이 인간미 넘쳤던 '어쩌다 사장2'의 오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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