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BJ통신≫

성병 보유한 상태로 여성들과 성관계
법원, 유튜버 약쿠르트에 집행유예 선고
누리꾼,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사진제공=MBC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사진제공=MBC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등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고의로 성병을 옮긴 행위를 한 유튜버 약쿠루트의 유죄가 인정됐다. '성병 유포'라는 충격적인 '사생활 논란'은 그의 직업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다. 바닥난 신뢰도는 물론, 그의 약사 자질까지 거론되고 있다.

약쿠르트는 젊은 약사라는 직업과 훈훈한 외모로 인기를 끌었다. 2018년 11월, 유튜브에서 시작된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공중파 예능프로그램까지 진출하며 유명인으로 거듭났다.

이 훈남 약사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19년 5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이하 '마리텔2')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방송에서 그는 개그맨 유민상과 함께 '마리텔 약국' 콘텐츠를 진행했다.

약쿠르트는 유민상의 비염과 감기 증상에 맞는 즉각적인 솔루션을 처방해주는가 하면, 그룹 카밀라의 리더 한초임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약 상담을 진행하는 등 깨알 팁을 전하며 약사로서의 신뢰를 높였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사진제공=MBC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사진제공=MBC
약쿠르트의 '사생활'은 2020년 4월, 한 여성의 폭로로 알려졌다. 여성 A 씨는 "약쿠르트에게 성적 유린을 당하고, 성병까지 옮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의 강요로 피임 도구 없이 성관계가 이뤄졌고, 생리 중이거나 피임약 부정 출혈이 있을 때도 성관계는 계속됐다고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약쿠르트와 성관계 이후 헤르페스 2형, 유레아플라즈마 라이티쿰 등 성병에 걸렸다"며 "처음엔 병원에 가지 말라고 했고, 병원에 가서 성병 확진을 받은 후 통화를 하는데 '왜 내가 전염시킨 것처럼 이야기하냐’고 했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약쿠르트 폭로 글은 이후 모두 사라졌다. 이에 A 씨는 "그 사람(약쿠르트)에게 연락이 오고, 집으로 찾아오고, 자살하겠다고 해서 무서워 일단 글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당시 약쿠르트는 '피임' 강연을 진행한바, 대중은 그의 약사 자질을 운운하기도 했다. 더욱이 A 씨의 폭로 이후 여러 여성이 그와 성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성병이 옮았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약쿠르트는 자신이 성병에 걸린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여러 여성과 별도의 피임 없이 성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유튜브 '약쿠르트' 채널 캡처
사진=유튜브 '약쿠르트' 채널 캡처
여성들에게 고의로 성병을 옮긴 약쿠르트의 양형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 감염병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며, 피해자는 평생 이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비판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유명인들은 '사생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각에선 유명하다는 이유 하나로 사생활 영역을 침범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방송 활동하는 유명인도 다수.

하지만 약쿠르트의 경우엔 이런 실드(shield)도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단순 개인의 '문란한 사생활'로 포장하기엔 그의 고의성이 충분하고, 직업이 약사인 만큼 피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핑계도 댈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너무 바쁘고 중요한 순간이라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지 않다." 피해자 A 씨가 "우리 관계가 어떤 관계냐"고 묻자 약쿠르트는 이렇게 답했다. 성병 감염 사실은 알았지만, 자신이 피해자들의 바쁘고 소중한 시간을 빼앗았다는 건 인지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는 자신을 연인으로 생각했던 피해자들의 신체뿐 아니라 마음마저 짓밟았다. 그의 처벌 수위와 약사 자질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유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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