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파' 출연 앞둔 김용건
광고·영화로 복귀하는 김선호
'임신 스캔들' 이후 빠른 복귀
배우 김용건(왼쪽)과 김선호/ 사진=텐아시아 DB, 백상예술대상
배우 김용건(왼쪽)과 김선호/ 사진=텐아시아 DB, 백상예술대상
'임신 스캔들'에 휘말린 스타들이 공백기 없이 활동 복귀에 나서고 있다.

39세 연하 연인의 낙태 강요 의혹에 휩싸였던 배우 김용건은 오는 6일 첫 방송되는 MBN '그랜파' 게스트로 출연한다. 그가 연인과의 갈등 끝에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하며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올리기로 결정한지 약 3개월 만이다.

올해 76세인 김용건은 지난 7월 혼전 임신한 연인으로부터 강요 미수죄로 피소 당한 사실이 알려져 도마 위에 올랐다. 두 사람은 2008년 처음 만나 13년간 인연을 유지해오다 최근 새 생명을 안았다. 하지만 김용건은 낙태 수술을 받을 것을 요구했고, 연인이 이를 거절하고 고소한 것.

결국 논란이 커지자 김용건은 "앞으로 예비 엄마의 건강한 출산과 태어날 아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일로 인해 많이 놀라시고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배우 이순재, 박근형, 백일섭, 임하룡 등 국민 할배들의 첫 제주도 여행에 동행해 즐거운 추억을 쌓는 동시에, 최고령 캐디로 맹활약하며 능숙한 골프 경기 운영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이에 앞서 김용건은 '그랜파' 티저 영상을 통해 스캔들 이후 방송 출연을 앞둔 소감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며 동료 배우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그동안 남모르게 속앓이를 했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김용건은 "(방송 출연이) 옳은 건지 신중할 수밖에 없었고, 많이 망설였다"며 "다 내 불찰이고, 내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순재는 김용건을 토닥거리며 위로했고, 백일섭은 "잘 왔어"라며 용기를 낸 그를 반긴다.

제작진은 "김용건이 조심스러운 섭외에 많은 고민을 이어나가다, 형님들의 위로에 큰 힘을 얻었다는 마음 하나로 용기를 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낙태 스캔들에 휘말린 뒤 복귀한 김용건(위)과 김선호/ 사진=MBN, 11번가
낙태 스캔들에 휘말린 뒤 복귀한 김용건(위)과 김선호/ 사진=MBN, 11번가
낙태 강요를 당했다고 주장한 전 여자친구의 폭로로 위기를 맞았던 배우 김선호 역시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출연으로 데뷔 후 최고의 주가를 올린 김선호는 전 여자친구의 폭로가 터지자 이미지가 추락했다. 며칠간 침묵을 지키던 그는 쏟아지는 비판에 "그 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 그 과정에서 나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상처를 줬다"며 사과했다.

이후 김선호는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업체들에게 손절 당했고, 출연 중이던 KBS2 '1박 2일 시즌4'과 캐스팅을 확정한 영화 '도그 데이즈', '2시의 데이트'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전 여자친구의 최초 주장과는 다른 증언과 그를 향한 사생활 폭로가 터지면서 반전을 맞았다. 오히려 그는 임신과 결혼을 원했다는 내용의 폭로도 나왔다. 김선호가 전 여자친구의 낙태 수술을 받게 한 건 사실이지만 강요가 아닌 양자간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 이에 김선호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김선호를 광고 모델로 썼다가 곤혹을 치를 뻔한 업체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김선호는 최초 폭로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각종 광고를 통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하차를 두고 논의 중이었던 영화 '슬픈 열대' 측은 김선호의 출연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1박 2일' 복귀를 요구하는 팬들의 성원도 커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배우는 연인과의 사생활 이슈가 불거져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다시는 대중 앞에 설 기회조차 얻지 못할 정도로 휘발성 있는 논란이었으나 기사회생했다.

김선호와 김용건을 향한 싸늘한 여론도 존재한다. 아직까지 두 사람에게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 여럿 있다. 그들의 복귀가 민심을 정확히 파악한 결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돌아온 김용건과 김선호가 대중들의 분노를 진화하고, 대중은 기꺼이 그들을 위해 시간과 돈을 소비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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