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 신곡 '미안해서 미안해서' 발표
KBS2 '불후의 명곡' MC 발탁 '열일 행보'

오는 7월 정규 7집 앨범 계획
부산-서울 콘서트 임박 "무대에 대한 갈증 해소할 것"
가수 신유./ 사진제공=SY엔터테인먼트
가수 신유./ 사진제공=SY엔터테인먼트
"허리가 튼튼해야 균형을 잘 잡을 수 있잖아요. 트로트계에서 제 위치가 허리인 것 같습니다. 후배를 잘 끌어주고, 선배를 잘 따라야 하는 제 위치를 굳건히 지키겠습니다."

2008년 '잠자는 공주'로 트로트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시계바늘' '일소일소 일노일노' '꽃물'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고, 같은 시기에 데뷔한 장윤정, 박현빈 못지않게 엄청난 팬덤을 자랑했다. 핑크색 '풍선 부대'를 몰고 다니며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던 그가 이제는 어엿한 '중견 가수'로 트로트 계의 중심에 서 있다. 트로트 데뷔 13년 차 가수 신유의 이야기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는 뚝 끊겼지만 신유는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동안 신곡 및 정규앨범 작업에 몰두했고, 오는 7월 개최할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가요무대', '불후의 명곡' 등 음악 관련 방송에 꾸준하게 출연했고, KBS 교양 'Song큐멘터리 백투더뮤직' MC로 1년 넘게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일, 1년 여만의 신곡 '미안해서 미안해서'를 발매하며 변함없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팬들에게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미안해서 미안해서'는 가수 설운도가 작사·작곡, 프로듀싱까지 한 세미 트로트 곡이다. 신유는 "선배께서 몇 년 전부터 제게 곡을 주겠다고 하셨다. 몇 달 전 새벽 2시쯤 갑자기 전화하셨더라. 그리고는 피아노를 직접 치면서 '너한테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며 곡을 들려주셨다. 가사도 없는 상태였는데, 멜로디만으로 제 마음을 흔들었다"라고 떠올렸다.

'미안해서 미안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한 곡으로, 경쾌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특히 정통 트로트 가수로 실력을 인정받은 신유가 180도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들고나와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TEN인터뷰] '데뷔 13년' 신유 "임영웅처럼 좋은 후배 위해 허리를 굳건히 지켜야죠"
신유는 "지금껏 불러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노래다. 창법이 다르다고 느끼실 것이다. 설운도 선배께 지도를 받았고, 연습도 많이 했다"라며 "이번 곡이 제 가수 생활에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팬 여러분도 좋아해 주면 좋겠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다. 많이 사랑해 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오는 7월, 정규 6집 '오르락내리락' 이후 2년여 만에 정규 7집 앨범도 발매한다. '미안해서 미안해서' 외에 8곡 정도가 수록될 예정이다. 신유는 "훌륭한 작곡가들이 좋은 곡을 많이 주셨다. 김범룡 선배님 곡도 포함돼 있다"고 귀띔해 기대를 더 했다.

신유는 무엇보다 콘서트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팬들과의 만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무대에 대한 갈증을 원 없이 해소하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고심 끝에 "초심"이라는 타이틀로 콘서트를 계획 했다. 애초 6월 중순 서울 콘서트를 예정했지만, 코로나 시국에 공연을 준비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결국 7월로 옮기게 됐다. 오는 7월 10일 부산 KBS홀에서 2회, 24일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2회 공연을 개최한다.

근 3~4년 사이 트로트 시장이 급변했다. '미스트롯', '미스터 트롯'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신인부터 중견까지 숨은 고수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트로트를 듣고 따라 불렀다. 신유는 "트로트의 인기가 지속되길 바라는 데 그러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임영웅처럼 좋은 후배들이 많다. 후배들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고, 제 자리에서 열심히 노래하면 대중들도 계속해서 박수를 보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후배들이 큰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나 많은 분이 사랑해 주시니까요. 그 축복과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성실하게 노래했으면 좋겠어요."

신유는 트로트 시장이 최악의 침체기를 맞았을 때,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지방의 작은 행사까지 마디 하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팬들을 만났다. 힘겨웠던 시간에도 '기회'가 올 거라는 믿음 하나로 지치지 않고 노래했다. 이제 자신의 길을 뒤 따를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가수는 인기도 중요하지만 노래로 이야기해야 한다. 좋은 곡을 많이 냈으면 좋겠다"라며 "저 역시도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부분이다. 나훈아 선생님의 말씀처럼 히트곡 하나 내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힘들다. 쉽지 않겠지만 두드리면 열리듯이 더 열정적으로 노래하길 바란다"고 했다.

신유에겐 노래가 늘 1번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만능엔터테이너 시대다. 하나만 잘해선 살아남기 힘든 것이 연예계 바닥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신유는 "MC 쪽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소찬휘 선배랑 'Song큐멘터리 백투더뮤직'을 함께 하면서 많은 경험이 됐고, 흥미를 갖게 됐다. 또 MC를 하면서 몰랐던 내 성향이나 성격도 알게 됐다.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면서 "어떤 PD님께서 제 목소리가 임펙트 있다며, 또렷하게 잘 들린다고 하시더라. 그런 말에 용기가 생겼다. 많이 부족하지만 꾸준하게 공부하고 갈고 닦아 보겠다"고 다짐했다.
가수 신유./ 사진제공=SY엔터테인먼트
가수 신유./ 사진제공=SY엔터테인먼트
이런 신유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KBS2 장수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의 MC로 발탁된 것. 신유는 스튜디오 MC 자리에서 출연 가수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가요계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지금의 트로트 붐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장담하긴 힘들다. 신유는 "트렌드를 쫓아가기보다 제가 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욕심을 부릴수록 더 망가질 것 같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늘 기회는 찾아온다"라며 "한창 바쁠 때는 기계처럼 노래했던 것 같다. 데뷔 13년 차다. 지금 노래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이제야 노래의 맛에 대해 알 것 같다"고 했다.

틈틈이 곡도 쓰고 있는 신유는 "워낙 좋은 작곡가들이 많지 않나. 지금은 내 노래를 타이틀로 하기보다 욕심을 버리고, 팬들이 듣기 좋은 노래를 하고 싶다. 언젠가 내 노래를 타이틀로 부를 날도 올 것이다"며 웃었다.

"저는 가수입니다. 가죽이 아니라 노래를 많이 남기고 싶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 없어도, 제 노래로 위안을 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그런 좋은 노래를 남기겠습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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