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빅히트 뮤직, CL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CL
영향력 있는 사람의 말은 조금씩 천천히 세상을 바꾼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가수 CL(씨엘)의 입에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안이 된 아시안 혐오 범죄. 10대 20대는 물론 인종과 국경을 넘어 글로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방탄소년단과 씨엘이 'StopAsianHate'를 외쳤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공식 트위터에 '#StopAsianHate' 태그를 달고 아시안 혐오 범죄와 관련해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백인 남성이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이 발단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고 위로와 슬픔, 분노를 함께 전했다.

멤버들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을 공유했다. 과거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닫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차별은)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놓기까지, 또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차별에 맞서 늘 목소리를 높여왔다. 2018년 유엔 연설에선 " 당신이 누구고 어디서 왔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무엇이든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십시오"라는 말로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외침에 세계 곳곳의 아미들이 움직였다.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를 공유하며 '#StopAsianHate' 태그를 붙였고, 오드레 아줄레 유니스코 사무총장은 방탄소년단의 글을 리트윗하며 "증오와 인종차별에 맞서는 강력한 메시지. BTS, 입장을 밝혀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또 한 명의 가수, CL도 아시안 혐오 범죄에 목소리를 냈다. CL은 2016년 발표한 싱글 앨범 '리프디드(LIFTED)'로 한국 여성 솔로 가수 최초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할 만큼 글로벌한 인기가 있다.
사진제공=CL
사진제공=CL
CL은 5월 아시아계 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해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Lyft)를 비롯한 NAPCA, AACI, Self Help for the Elderly 등 여러 비영리단체들과 함께 '아시아계 혐오 반대 캠페인'(#StopAsianHate)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CL은 3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달라"는 글을 SNS에 공유했는데, 이번에는 캠페인 참여를 통해 직접 움직였다.

CL의 영향력을 빌린 리프트사는 뉴욕, LA,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혐오 범죄에 위협을 느끼는 이들에게 무료, 할인 탑승을 제공한다. CL은 이번 캠페인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부하며, 홍보를 돕기로 했다.

CL은 "우리는 모두 안전하게 이동하고, 우리의 일상을 즐길 권리가 있다. 펜데믹 전부터 아시아 혐오는 존재해 왔지만 이제는 이를 함께 퇴치하기 위해 전 지구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새로운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AAPI(아시아태평양계)공동체에 실질적인 해결책과 마음의 평화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캠페인이 우리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살핌 받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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