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손민수, 임라라./사진=텐아시아DB
개그맨 손민수, 임라라./사진=텐아시아DB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등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유튜브가 갈길 잃은 개그맨들의 새로운 안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공중파 개그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활동 무대가 사라진 여파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무대를 옮긴 인기 개그맨들은 상황이 괜찮다. 하지만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이들은 갈 곳을 잃었다.

'엔조이 커플' 임라라, 손민수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지난 28일 MBC '라디오스타'에는 임라라, 손민수가 출연해 유튜버로 변신한 인생 역전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들은 둘이 합쳐 만 원이던 무명 개그맨에서 한 달 수입이 외제 차 한 대 값에 이르는 커플 유튜버로 거듭났다.

임라라와 손민수는 2017년 개설한 '엔조이 커플'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커플의 유쾌한 일상, 상황극을 주로 선보이며 원 톱 커플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207만을 보유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명 개그맨 커플'이던 이들은 "마지막 발악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커플은 유튜브 자체 콘텐츠로 자수성가한 후 여러 방송에 진출했다. 이들의 결혼식에는 유재석, 조세호, 양세형 등 초호화 라인업이 출격 대기 중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배꼽빌라', '폭소바겐', '면상들'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배꼽빌라', '폭소바겐', '면상들' 캡처.
유튜버로 전향한 개그맨은 적지 않다. 거의 모든 개그맨이 유튜브 도전에 나섰다. SBS 개그맨 이재훈, 김승진, 유룡은 무려 구독자 90만 5000명을 보유한 대형 유튜버다. 이들은 2018년 개설한 채널 '배꼽빌라'에서 먹방, 개그다큐, 퀴즈 등 다양한 개그 콘텐츠를 선보인다.

구독자 36만 2000명을 보유한 '폭소바겐' 채널에는 개그맨 박형민과 정승우가 활약한다. 2019년 5월 개설된 이 채널은 유머, 몰래카메라, 실험카메라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도 이현민, 조훈의 채널 '면상들'은 구독자 31만8000 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개그 프로그램에서 유튜브로 전향하자 '떡상'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름을 들어도 생소했던 개그맨에서 몇십만의 구독자를 거느린 스타가 됐다. 유튜브 채널명이 자신의 이름이 됐고,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개그맨 김진곤./사진=김진곤 SNS
개그맨 김진곤./사진=김진곤 SNS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개그맨 김진곤은 2007년 SBS 공채 9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2005년 MBC '웃으면 복이 와요', 2006년 KBS '폭소클럽', KBS '개그사냥' 등 그는 방송 3사 코미디 프로그램에 전부 출연한 몇 안 되는 개그맨이다. 군 전역 후 SBS '웃찾사'에서 활동했으나 프로그램은 종영을 맞았다.

이후 유튜버로 전향한 김진곤은 텐아시아에 "유튜브는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없이 개인의 표현과 자유가 보장되는 활동하기에도 편하다"며 "하지만 개그맨들이 예전처럼 같이 모여 무언가할수있고 웃길수있는 무대가 만들어진다면 참 좋을것같다"고 말했다.

현재 김진곤은 두 개의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중이다. SBS '웃찾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장유환, 이수한, 이융성, 안시우, 김진곤이 2018년 개설한 채널 '오인분'과 2020년 4월 개설한 '핵잼컴퍼니'다.

'핵잼컴퍼니'는 개설한지 1년여 만에 구독자 14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과거 마른 몸매와 작은 키를 이용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유명세를 탔던 그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핵잼컴퍼니'의 주요 인기 콘텐츠인 '멸치먹방몰카'에서는 자신을 마른 사람을 놀릴 때 주로 사용되는 단어인 '멸치'라 칭하며 유쾌한 개그를 펼친다.

김진곤은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힘들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관객의 웃음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개그맨들이 유튜브에서 꿈을 펼치고 있다. 그들에겐 충분한 끼와 재능이 있지만, 그것을 펼칠 무대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이들은 절망하지 않고, 자신이 설 무대를 스스로 만들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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