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출연한 7급 공무원
만 20세 나이, 공무원 합격했지만…
"적응하기 힘들었다" 고충 토로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불거져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영상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영상 캡처
숨진 채 발견된 7급 공무원A 씨와 관련해 경찰이 최종 수사 결과를 밝혔다.

21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현장‧통신 수사, 가족‧지인‧동료 등 주변인 수사 등을 진행했으며 그동안의 수사 사항을 종합해볼 때 타살 정황이나 사인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 씨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수사가 종결된 것.

다만 사망 원인, 극단적 선택의 계기 등에 대해서는 "고인과 유족의 명예 및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전했다.

A 씨는 만 20세 나이로 7급 공무원에 합격해 '최연소 7급 공무원'이란 타이틀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A 씨는 서울 소재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공무원 시험 합격 후 서울시립미술관 수집연구과 행정직으로 근무했다. '유퀴즈' 출연 당시 "원래 22살이었는데, 그 당시에 생일이 안 지나서 만 20세로 나왔다"고 소개하면서 85.4:1의 경쟁률을 뚫고 7급 공무원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A 씨는 "9월 개강하기 전에 서점에서 교재를 사서 강의실에 가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학교가 가기 싫어졌다"며 "그 길로 휴학하고, 교재도 환불하고, 집에 와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고 독특한 준비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9급 시험은 다 떨어졌다"며 "1년에 보통 3번 있는데 3개가 다 떨어졌었다. 다음 시험을 치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시간 남는 김에 7급 공부를 해볼까 생각했고, 아빠가 '네가 7급 시험에 붙으면 차를 사주겠다'고 하셔서 그 차 사진을 옆에 붙여 놓고 공부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다. 학교 생활과 회사생활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달랐다"며 "제 또래가 없고 처음 발령 받은 부서에는 제가 혼자 여자였다"면서 조직 생활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또 공무원의 장점으로는 "내가 잘리지 않는다", 단점으로는 "저 사람도 안 잘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A 씨는 방송에서 "내 얘기가 아니라 주변에서 들은 얘기"라고 강조했지만, A 씨의 소식이 알려진 후 공개된 업무배분표를 본 사람들은 "업무가 과다하다", "잡일을 모두 A 씨에게 몰아줬다"면서 직장 내 따돌림, 혹은 괴롭힘을 의심했다.

A 씨의 SNS에도 "여전히 꼬박꼬박 병원에 들르고 약을 먹어야 잠들 수 있다"면서 정신상태로 인해 약을 복용중이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지만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샀다.

A 씨의 근무처였던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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