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페이스북 페이지 '호프만 - Hopman'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호프만 - Hopman'
배우 공유와 이병현이 주류시장에서 맞붙는다. 두 사람 모두 진영을 바뀌 친정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선제공격에 나선 것은 공유다. 공유는 2019년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 출시와 함께 모델로 활동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의 강자 오비맥주의 아성을 깨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2012년 OB 골든라거의 모델로 이름을 알리고 톱스타까지 오른 공유를 기용한 것.

주류업계에서는 경쟁사의 모델을 소환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경쟁사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을 기용하면 소비자들이 광고를 통해 경쟁사부터 떠올리기 때문.

하이트진로의 무모한 도전은 성공을 거뒀다. 공유가 모델로 나선 뒤부터 맥주 판매량은 고공행진을 달렸고 공유는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테슬라', '테진아' 등 신조어들이 등장하며 인기몰이에 힘을 보탰다. 공유는 '테라' 출시 첫해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 출연해 "맥주가 1초에 10병씩 팔린다고 하더라. 연말에 목표로 세웠던 걸 이미 여름에 다 달성했다고 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오비맥주의 선택 역시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의 품 '한맥'의 첫 광고모델로 이병헌을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이병헌은 지난 2월 '한맥'의 첫 TV 광고를 공개하며 공유와 라이벌 구도를 펼쳤다.

오비맥주의 시도도 일단 합격점을 받는 분위기다. 국내 최초로 맥주에 쌀을 접목한 한맥이 이병헌과 함께 입소문을 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광고업계 관계자는 "천편일륜적으로 갈색병이던 맥주 시장에 테라가 녹색병을 선보이며 치고 나갔다"면서도 "오비가 녹색병을 앞세운 한맥을 출시하면서 소주 시장에서만 있던 녹색병 전쟁의 전선이 맥주 시장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2012년 오비맥주 TV 광고(왼쪽), 2002년 하이트진로 TV 광고
2012년 오비맥주 TV 광고(왼쪽), 2002년 하이트진로 TV 광고
맥주 시장 녹색 전쟁은 두 기업의 옷을 입은 이병헌과 공유의 대리전 양상을 띄게됐다.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을 제치고 맥주 광고 시장의 쌍두마차로 떠오른 공유와 이병헌 가운데 원탑 모델좌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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