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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버닝썬 사태' 속 군인 신분
'군대런' 비난에도 유유자적 입대
박유천, 집행유예 기간인데 복귀 분위기
은퇴 선언 1년도 안 돼 '활발 소통'
승리 입대 /사진=텐아시아DB
승리 입대 /사진=텐아시아DB
각종 범죄 혐의로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자신들의 갈 길을 가기로 한 모양이다. 성매매 알선 및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중 입대한 승리와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후 연예계 복귀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박유천의 이야기다.

승리는 지난 9일 오후 강원 철원군 육군 6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 '버닝썬 사태'의 중심에 서며 관련 수사를 받는다는 이유로 한 차례 입영을 미룬 끝에 결국 군복을 입게 됐다.

성매매처벌법 위반, 횡령, 상습도박, 성폭력처벌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7개의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한 육군의 방침에 따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입대했다. 차량에서 내린 승리는 발열 체크를 하고, 일사천리로 입영 절차를 밟았다.

'버닝썬 사태' 이후 법원이 아닌 곳에서 취재진 앞에 서는 것이 처음인 만큼, 그가 무슨 말을 내뱉을지 이목이 집중됐지만 승리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재빨리 교육대로 뛰어들어갔다. 승리가 도피성 입대를 하는 게 아니냐며 '군대런'이라는 웃지 못할 단어까지 나온 상황이었지만 그에게서는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었다. 입대 현장은 승리를 향한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을 대변이라도 하듯 썰렁했다. 팬들의 배웅은 없었고, 승리의 반려견으로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만이 차 안에서 승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승리는 '버닝썬 사태'가 터진 후부터 입대 직전까지도 비판의 목소리를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질타를 받았다. 그는 검찰에 송치되던 날, 고급 스파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대중의 분노를 샀다. 그렇게 두 차례의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입대를 앞두고 그는 지인들과 환송파티를 여는 사진이 퍼지면서 재차 대중에 실망과 박탈감을 안겼다. 거수 경례를 하는 모습에서는 여유가 넘쳐 흘렀다.
 박유천, 연예계 복귀 의지 /사진=텐아시아DB
박유천, 연예계 복귀 의지 /사진=텐아시아DB
이에 질세라 박유천도 본격적으로 '마이웨이' 행보에 돌입했다. 박유천은 지난해 7월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40만 원을 선고 받고 석방됐다. 그리고 줄곧 자숙 기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광폭 행보를 선보였다.

시작은 석방된 지 하루 뒤부터였다. 동생 박유환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 그는 선글라스를 낀 채로 반려견을 품에 안고 있었다. 박유천의 주위로는 팬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팬레터들이 펼쳐져 있었다. 마약 반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했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유로운 스타의 모습이었다.

그러더니 대대적으로 연예계로 복귀하려는 분위기다. 지난 1월 태국에서 유료 팬미팅을 개최하고는 "속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잘 이겨내서 다시 잘 활동해보겠다"며 연예 활동 재개 의지를 내보였다. 최근에는 동생 박유환의 개인방송에 출연해 과거 활동 당시의 노래를 부르며 팬들의 신청곡을 받고, 채팅창을 보며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영락 없는 연예인, 혹은 SNS 셀럽의 모습이었다.

지난 10일에는 공식 SNS도 열었다. 첫 게시물은 "박유천의 다양한 소식과 새로운 모습을 전해 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였다. 이어진 두 번째 게시물은 스튜디오 안에서 꽃다발을 든 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박유천의 사진이다.

놀라운 것은 박유천의 이 같은 행동이 집행유예 기간 중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상을 즐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충분한 자숙보다는 복귀를 우선하는 듯한 태도가 반감을 사고 있다. 연예계를 은퇴한다고 선언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을 번복하는 셈이니 자연스럽게 진정성에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약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박유천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표했는데, 이후 마약 반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이미 많은 이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활동 재개 움직임에도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지만 박유천은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들만 보고 복귀 의사를 밀어 붙이고 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활동을 통해 재기에 성공, 팬들의 사랑으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서 이전의 도덕적 결함까지 잊혀질거라는 기대는 어불성설이다. 이 같은 논리는 '자숙 없는 복귀'라는 악순환을 부추기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대중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과거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라도 있다면 진정성 있는 자숙의 시간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김수영 기자 swimki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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