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의 연하남 vs 김하늘의 연하남
한석규의 연하남 vs 김하늘의 연하남
한석규의 연하남
경연을 다급히 종용하시는 것이 이해가 간다. 흰 수염을 기른 늙은 중신들 놀리는 맛도 좋지만, 젊고 해사한 학사들의 싱싱한 자태를 곁에 두고 보시고자 하는 속내를 이해해 드리자. 비록 연소하고 식견도 얄팍하여 어설프고 불안하기는 하지만 알고 보면 가무에 능하고, 멋지고 감각 있고 잘나가기까지하는 성삼문과 박팽년은 갑갑한 궁궐 생활에 몇 안 되는 활력소임에 틀림이 없다. 제 집 드나들듯 궐에 출몰하는 윤평의 노루 같은 미모와 제 집에서 좌불안석하는 아들 광평대군의 코알라 같은 외모도 전하의 간에 쌓인 피로를 풀어 드리는 비타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꽃밭 가운데 앉아서도 전하의 얼굴에는 종종 수심이 가득하신데, 그 이유는 사실 그분이 스스로 한때 꽃이셨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시다. 젊은 날 전하는 어찌나 피부가 고우셨는지 뽀뽀를 부르는 용안을 가지셨더랬다. 멱살을 잡아 끌어당기고 싶을 정도로 보송보송한 그 날들을 뒤로하고 전하 홀로 늙으신 것은 퍽이나 서글프지만, 그래도 그것이 전하의 책임은 아니옵니다. 전하의 책임은 아니옵니다. 전하의……

김하늘의 연하남
금상에 첨화라, 이제는 그 위에서 우주 대폭발을 할 기세다. 에서는 성장판조차 생생한 유승호와 오누이처럼 살가운 정을 나누더니, 에서는 장근석을 무려 뿌잉뿌잉 복실복실한 애완동물로 삼는다. 때때로 주인님의 심기를 건드려 억울함에 치를 떨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정도 장난은 또래 남자의 짓궂음에 비할 바 아니니 용서하기로 한다. 게다가 큰 상을 받고 마음이 벅찬 날 잊지 않고 꽃을 사 들고 하굣길에 방문해주기도 하니, 때때로 두근두근 할 법도 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상녀만 만나면 케미스트리의 정상을 밟고야 마는 TOP을 만나서는 동생도 펫도 아닌 를 찍는다. 일본의 ‘그이’ 하야미 모코미치가 1984년생, 대만의 ‘그이’ 왕동성이 1981년 생이다. TOP이 눈빛 강렬하고 목소리 우렁우렁한 1987년생인 것을 굳이 부연하지 않아도 김하늘이 전생에 어마어마하게 훌륭한 일을 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한글이라도 창제했나 보다.

글. 윤희성 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