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 선천적으로 타고난 목소리네요. 가수로서 아주 좋은 조건이에요. 일류는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고 듣는 사람이 감동하는 거고 이류는 둘 다 감동하는 거고, 삼류는 듣는 사람은 감동 안 하는데 본인만 감동하는 거예요. 그런데 본인은 건방진 표정으로 부르는데 관객들은 넘어가네요. 일류에요. 하지만 자만하지 마세요. 특히 스타가 됐다고 사생활 문제에 방심하는 거, 가수 생활에 지장을 줄 수도 있어요. 그리고 공연에서 흥분된다고 아무 때나 물병 던지지 마시구요. 제가 말씀드렸죠? 일류는 듣는 사람이 감동해야 한다고. 가정환경도 좋고 외모도 좋은 데 음악에 얼마나 더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본인은 지금도 충분히 잘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중은 늘 변한다는 거 명심하시구요. 제 점수는요.
이승철
이승철
배철수 : 이승철의 선배 뮤지션. 어린 시절 100여 명의 친척 앞에서 남진의 ‘님과 함께’를 부르고, ‘학교종이 땡땡땡’에 바이브레이션을 넣을 만큼 음악적인 끼가 넘쳤다는 이승철은 고교 2학년 때 배철수가 속한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로 학교 합주부 오디션에 응모했다. 이후 그룹사운드 경연대회 ‘봉랑제’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고3 때는 학업을 포기하고 나이트클럽 DJ를 하는 등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에 나선다. 다니던 고등학교 이사장이 바로 그의 할아버지일 만큼 유복했던 가족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일. 결국 그는 가족의 권유에 따라 한 대학의 기계공학과에 들어가지만, 용접복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고 자신의 펑크머리에 쇳가루가 묻는 게 싫어 학업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가수의 길에 나선다.

김태원 : 이승철이 속했던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연습실에 종종 놀러 오던 그를 보컬로 낙점,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회상’ 시리즈 등을 연이어 히트시킨다. 하지만 보다 대중적인 활동을 원하던 이승철과 헤비메틀적인 성향을 원하며 자기 음악 세계로 가고 싶던 김태원은 활동에 이견이 많았고, 이승철은 탈퇴한다. 이후 김태원은 이승철 없는 부활을 몰라주는 대중에 좌절감을 느꼈다. 반면 이승철은 솔로 앨범에서 김태원이 작곡한 부활의 노래들을 수록했고, ‘회상 3’‘마지막 콘서트’로 제목을 바꿔 대표곡으로 만들었다. 결별 후 부활의 곡을 쓴 이승철이나 이를 허락한 김태원이나 제3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 이후 두 사람이 여러 굴곡 끝에 성공하면서 두 사람은 한국 록 음악사에서 보컬과 기타리스트의 관계에 관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박명수 : 이승철의 성대모사로 데뷔한 방송인. 이승철은 “방송활동이 불가능한 시절에 박명수의 성대모사로 대중이 날 잊지 않았다”며 고마워했다. 이승철은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KBS 1위가 예정된 날 대마초 문제로 방송활동이 중단됐고, ‘방황’으로 활동을 재개했지만 다른 가수의 대마초 복용이 적발되자 같이 활동이 중단됐다. 당시 그의 매니저는 교도소에 있던 그에게 결별통보를 했고, 3집부터는 직접 방송사에 판을 돌리며 홍보했다. 그가 음악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하는 시기. 하지만 이 때 1년에 100회 이상의 공연을 하며 지금의 위치를 다지기 시작했다.

닐 도르프스만 : 스팅의 ‘Fragile’, ‘Englishman in new york’ 등을 믹싱한 엔지니어. 이승철의 4집 < The secret of color >의 몇 곡을 담당했다. 대마초 사건 이후 “음악적 복수심”이 생겼던 그는 뉴욕으로 가서 닐 도르프스만에게 작업을 부탁한다. 그는 이승철의 곡을 듣고 그가 가진 돈에 맞춰 원래보다 300만 원 정도 싸게 작업해줬다. 그 결과 나온 이 앨범은 음악적으로 이승철의 최고작이 됐다. 재즈를 기반으로 긴 색소폰 솔로를 집어넣은 ‘색깔 속의 비밀’, 아카펠라처럼 코러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겨울 그림’은 당대의 수준을 뛰어넘었고, 닐 도르프스만이 믹싱한 소리의 공간감과 브라스의 활용도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앨범은 방송활동 정지와 맞물려 실패했고, 이승철은 재기작인 ‘오늘도 난’을 발표하며 “왜 이제 깨달았을까 음악은 음학이 아니라는 것을…”이라고 했다. 이후 이승철은 9집 앨범 이름을 < The secret of color 2 >로 지었다.

부활 : 이승철이 두 차례 몸담았던 그룹. “어느 비 오는 날” 이승철이 김태원에게 전화를 걸어 재결합, ‘Never ending story’를 빅히트시켰다. 대마초 사건 이후 과거만큼의 히트는 없던 두 사람에게 완벽한 부활의 순간. 하지만 두 사람은 다시 각자의 길을 갔다. 김태원은 “부활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승철이는 ‘이승철과 부활’이라는 이름을 고집”했고, 이승철과 부활로 공연 DVD가 발매돼 함께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반면 이승철은 애초에 “재결성 앨범이 아니라 기념 앨범”이었다고 주장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든 음악의 주체를 밴드와 작곡가냐, 아니면 노래를 부르는 스타성 있는 보컬리스트로 보느냐는 관점의 차이가 문제가 됐던 듯. 김태원에게 부활은 음악의 전부였지만, 이승철은 그의 많은 작업 중 하나였을지도 모르겠다. 김태원은 이승철에 대해 “안 보고 사는 연인 같다”고 하기도 했다.

윤상현 : 이승철의 뮤직비디오 ‘열을 세어 보아요’에 출연했고, MBC 에서 ‘Never ending story’를 불러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게 한 배우. ‘Never ending story’를 비롯, 이승철이 부른 노래는 MBC 의 ‘인연’부터 KBS 의 ‘그 사람’까지 드라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치 찬물처럼 맑고 깨끗하며, 그러면서도 힘이 있는 그의 목소리는 록부터 R&B까지 어느 장르에도, 시대에 따른 보컬의 유행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청춘의 사랑을 노래할 수 있고, 어떤 드라마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또 다른 차트 1위곡 ‘긴 하루’는 최대한 부드럽게 낸 그의 보컬에 미디엄템포를 살짝 가미, 당시 트렌드와 자기 보컬의 조화를 보여줬다. 부드러운 음색을 극대화해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는 BGM으로서 사랑받으면서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젊은 보컬’의 느낌을 갖는 셈.

조용필 : 이승철이 “천운을 갖고 태어났다”고 말한 가수. 반면 조용필은 자신을 잇는 보컬리스트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느낌을 살리는 건 승철이가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것, 꾸미지 않는 것, 자연스러운 것”을 원하는 이승철은 김현식의 보컬을 추구한다. 하지만 “비처럼 일본 항공기에 사진이 붙고 박용하처럼 신칸센에 사진이 붙을 수 있다면 삼보일배라도 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가수이자 스타로서의 이상향은 조용필일 것이다. 그는 자비로 음반과 공연 제작에 필요한 회사와 스튜디오를 차리는 동시에, 곡이 완성되면 음식 배달하는 사람에게도 반응을 물어볼 만큼 대중성도 신경 쓴다. 지금도 대중이 있는 곳이라면 나이트클럽 출연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는 록부터 R&B까지 가능하고, 감미로우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그 시대가 원하는 노래를 불렀다. “사업은 마이너로 시작해 메이저로 가는 건 없다. 메이저에서 메이저로 가는 것”이라는 그의 사업관은 음악적 태도에도 적용되는 것 아닐까.

가레스 게이츠 : 이승철의 ‘소리쳐’의 표절시비곡이었던 ‘Listen to my heart’를 부른 가수. 당시 이승철은 “원곡자 측에서 표절은 아니고 부분 인용한 것 같다”는 입장을 통보받았다고 했지만, ‘인용비’로 저작권의 70%를 넘겼다는 부분은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부분이다. 또한 그는 작곡가를 찾을 수 없는 곡을 ‘오직 너뿐인 나를’로 취입 후 앨범에 ‘작곡가를 찾으며…’라고 써 훗날 해당 작곡가에게 고소를 당했다. 이승철은 “싱어송라이터들은 자기 곡에 대한 집착이 강한데 가수는 자신을 비우는 게 중요”해 “자신을 비우고” 김홍순, 정원영, 윤일상, 전해성, 홍진영 등 그 시대의 새로운 작곡가들과 작업하면서 그들의 노래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부르는’ 것에 집중하면서 ‘만드는 것’의 문제에 대해 다소 소홀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의 노래는 최고의 음악과 노래 양쪽을 만족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노래이지 않을까.

박현정 : 이승철의 아내. 한 때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그는 결혼 후 “내가 봐도 결혼한 뒤 더 좋은 사람으로 바뀌었다”라고 말했고, 두 딸을 얻었다. 또한 음악성과 대중성 양쪽을 만족시키는 최고의 가수로 꼽히고, 얼마 전에는 데뷔 25주년을 기념해 잠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공연했다. 그가 Mnet 에서 날카로운 심사평을 하면서도 아이와 성적 소수자에게는 신중하게 평하는 건 이런 인생의 변화 때문 아닐까. 수많은 노래를 불렀고, 수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돌아보니 가족과 인기와 가수로서의 존경을 모두 얻었다.

윤종신 / 엄정화 : 에서 함께 심사를 맡고 있는 뮤지션들. 이승철은 세 사람 중 가장 가창력에 집중하는 심사평으로 참가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가수는 70%는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것, 20%는 노력, 10%는 운”이라고 말할 만큼 타고난 그는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실력과 인기를 가졌고, 그의 평은 에 대한 음악적 신뢰감을 지탱해준다. 지금 폭넓은 대중 안에서 거의 매년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하는 가수 중 그만큼 경력, 인기, 노래 실력 모두를 갖춘 인물은 없다. 대형 기획사를 통해 철저한 트레이닝을 받고, 노래 이외의 분야까지 활동해야 하는 가수들이 대부분인 지금, 이승철은 의 많은 참가자가 꿈꾸는 롤모델이자, 노래 하나로 모든 것을 이뤄낸 ‘가수’다. 그래서 제 점수는요. 밉든, 곱든, 좋든, 싫든 앞으로 그런 가수 또 없습니다.

Who is next
이승철이 활동했던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곡을 준 배우 겸 가수 최진영과 MBC 에 출연한 이현지가 ‘와이번스 걸’로 활약한 프로야구팀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

10 Line list
김정은윤종신김종국최지우휘성박찬호이효리장서희최양락다니엘 헤니이수근권상우소지섭이민호최명길정형돈김남주박진영손담비김태원신해철송강호김아중김옥빈이경규김혜자고현정원빈이승기닉쿤지진희박명수김혜수신동엽현빈윤은혜G드래곤하지원타블로김C유승호양현석강호동김태희김연아장동건장근석김병욱 감독정준하손석희정보석고수이병헌이수만김현중김신영장혁김수로이선균신정환김태호 PD강동원송일국노홍철조권김제동문근영손예진김수현 작가하하이미숙전도연유영진강지환김구라박지성탁재훈오연수최민수유재석유진크리스토퍼 놀란이하늘신민아장미희이휘재믹키유천조영남송승헌엄태웅안내상 – 이승철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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