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심은경
1994년 5월 31일에 태어났어요.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인데 며칠 전에 기말고사가 끝났어요. 이번 주부터 여름 방학이에요.
다섯 살 많은 오빠가 하나 있어요. 6월에 군대 갔는데 군대에서는 여자 연예인을 되게 좋아한다고 해서, 한가인 언니 사인을 받아서 보내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 제 또래들의 제일 큰 관심사는 비비크림, 화장, 아이돌인 것 같아요. 아, 고데기하구요. 그런데 저는 우리 나이 때는 화장 안 한 게 더 예쁜 것 같아요. 가끔 애들 얼굴이 허옇게 뜨기도 하고 입술만 빨개서 ‘아니 저건 좀…많이 바른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진짜 아이돌인 샤이니의 태민 오빠랑 MBC <태희 혜교 지현이>에서 같이 연기할 때는 친구들이 무지 궁금해 했고 촬영 현장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까 저도 신기했어요. 태민 오빠가 연기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생일에 연기 관련 책을 선물했더니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올해 들어서 살을 좀 뺐어요. <태희 혜교 지현이>에 같이 나온 보배라는 친구하고 태민 오빠가 너무 말라서 TV에서 둘 사이에 있는 제 모습이 너무 아줌마 같은 거예요! ‘아우, 저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KBS <거상 김만덕>을 너무 힘들게 찍느라 4kg이 빠지고 그 뒤로 음식 조절을 해서 조금 더 빠졌어요. 키는 160~161cm 정도인데 좀 더 크면 좋겠지만 그렇게 많이 신경 쓰지는 않아요.
5월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어요. 원래 마라도라고, 짜장면이 유명한 섬에도 가려고 했어요. MBC <무한도전>에 나왔거든요. 그런데 사흘 동안 계속 비가 내려서 못 가고 그냥 애들이랑 “짜장면……” 하면서 바깥만 쳐다봤어요. 어우.
인터넷에 ‘헥토파스칼 킥 심은경’ 이라고 뜨는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찍은 MBC <단팥빵>이에요. 캐스팅되고 나서 와이어 액션을 배울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길래 “와, 그런 거 좋아요! 할래요!” 해서 액션스쿨에 다녔는데 잘 한다고 칭찬 받았어요. 히잇.
SBS <나쁜 남자>에서 원인이가 한가인 언니 몰래 맥주를 마시는 신이 있는데 저는 언니가 “마시지 마!”라고도 하고 심의에 걸릴 것 같아서 살짝 내려놨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진짜 마시라고 하셔서…맥주 캔에 물을 채워서 마셨어요. 술은 회식 같은 데서 조금 맛만 본 정도지 그렇게 통째로 마시고 그런 적은 없어요. 하하~
9월 개봉할 장진 감독님의 <퀴즈왕>에서 극 중 이름은 ‘김여나’에요. 감독님이 시나리오 주시면서 각자 자기 이름 지어오라고 하셔서 <거상 김만덕> 스태프 언니들하고 의논해 봤는데 당시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엄청 화제였거든요. 김여나는 ‘우이모’라고 우울증을 이겨내는 모임에 속해 있는 아이인데 도대체 머리에 뭐가 들었나 싶게 특이한 소녀에요.
트위터가 싸이와 다른 점은 영어가 많다는 거예요. 처음엔 한 번 만들었다가 아이디를 까먹기도 하고 팔로우가 뭔지도 몰라서 막 헤맸는데 요즘 조금 적응했어요. 싸이처럼 꾸미는 재미가 있지는 않은데 전 세계 사람들이랑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중 2병’에 걸린 것 같다는 글을 트위터에 쓴 적이 있어요. 처음엔 그게 뭔지도 몰랐는데 애들이 “그냥 혼자 설쳐대는 거야”라고 설명해 주더라고요. 하루는 내가 그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쓴 건데, 에이. 그러지 말아야죠.
서태지 씨를 정말 좋아해요. 2008년 ‘모아이’로 컴백하실 때 인터넷이 난리인 걸 보고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T`IKT`AK’이란 곡을 듣는 순간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중에 광고를 같이 찍을 기회가 생겼을 땐 집에서 혼자 방방 뛰고 난리를 쳤는데 막상 촬영장에서 그 분이 말도 걸어주시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실 땐 그냥 “예…감사합니다” 라는 말 밖에 못 했어요. 너무 긴장됐거든요.
전부터 전자기타를 배우고 싶었는데 엄마는 무조건 피아노를 기본으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피아노는 7년을 배워도 체르니 100번을 겨우 치더라고요. 몇 달 전부터 학원 다니면서 일렉 기타랑 드럼을 배워요. 기타는 코드만 조금 잡는 정도고, 드럼은 가르쳐 주는 오빠가 잘 한다고 칭찬해줘서 밴드를 만들면 드럼을 할까 싶어요.
밴드를 만드는 건 항상 갈망했던 꿈이에요. 버스타고 가다가 친구한테 “야, 우리 밴드 만들래?”하고 얘기를 꺼내봤는데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름은 ‘병아리와 사탕’으로 지어봤는데. 무슨 뜻이냐구요? 음…별로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에요.
SF 만화를 좋아해요.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을 재밌게 봤는데 <플루토>는 아직… 용돈이 필요하면 받아쓰는데 요새 엄마한테 돈을 너무 많이 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요. 만화책 한 권 빌리는데 보통 5백 원인데 <플루토>는 좀 비싼 책이라 6백 원이거든요. 두 권이면 1200원이니까 가격이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건담 프라모델 같은 피규어도 좋아해요. 애니메이션 <아키라>를 좋아하는데 그 피규어가 가게에 있어서 한 3만 원쯤 할 줄 알고 물어봤더니 “24만원이에요” 하더라고요. “아, 예…”하고 뻘쭘하게 집에 왔어요. 그렇게 비싼 건 어른이 되면…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엄마가 왜 어른 돼서도 그런 데 돈 쓰냐고 하시면 어떡하죠.
엄마가 가끔 “스무 살 되면 좀 이뻐지고 여성스러워져야지” 그러시는데 전 아직까진 그런 게 잘 상상이 안 돼요. 친구들은 빨리 대학생 돼서 실컷 놀고 싶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이 더 좋아요. 나이를 좀 더 먹었을 땐 지식이 많이 쌓이면 좋을 것 같은데, 변한 건 별로 없으면 좋겠어요. 어떨 땐 피터팬처럼 안 크고 싶기도 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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