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검색어 1위를 못하면, 반포대교 남단 한강에 뛰어들겠다”
길 “검색어 1위를 못하면, 반포대교 남단 한강에 뛰어들겠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tvN 뮤직쇼 의 롤 모델은 흥미롭게도 tvN ()다. 신형관 PD는 “사실 기존 음악 프로그램에서 벤치마킹한 건 없고, 끊임없이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내는 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열정적인 태도를 적극 본받았다고 밝혔다. 기존 음악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이 이미 정해진 음악 프로그램 카테고리 안에 갇히길 거부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깜짝 콘서트 ‘X-Concert’나 뮤직비디오를 자체 제작하는 ‘블록버스터’와 같은 야외 코너가 프로그램의 절반을 차지하는 은 스튜디오에서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와 토크를 번갈아 보여주는 KBS 이나 SBS 의 틀을 벗어난다. 그러면서도 저예산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음반시장의 부흥을 꿈꾸는 ‘블록버스터’나 미처 무대에 서지 못하는 신인들을 위한 ‘데뷔 초읽기 59초’ 코너를 통해 만의 독특한 개성을 확립하려 한다.

그리고 의 단독 MC로 발탁된 길은 이러한 제작진들의 새로운 시도를 모두 소화하면서도 프로그램의 재미까지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7일 오후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길은 “요즘 요요현상 때문에 옷이 작아서 마음대로 포즈를 취할 수 없다”며 예능인다운 멘트를 던지는 동시에 “무대에 서지 못하는 모든 신인들, 방송출연을 꺼리는 뮤지션들까지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며 진지한 뮤지션으로서의 태도 또한 유지했다. “길은 예능과 음악이 함께하는 에 적합한 MC”라는 신형관 PD의 예감이 적중한 셈이다. 과연 길은 자신의 희망검색어였던 음악 프로그램 MC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을까.
첫 단독 MC를 맡게 되었다. 소감이 어떤가.
길: 대부분 뮤지션들의 꿈이 자신의 이름을 건 음악 프로그램 MC가 되는 건데, 어린 나이에 그 꿈을 이루게 돼서 영광이다. 우리나라에 발라드나 댄스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을 때 내가 힙합, 블랙 뮤직을 시작했듯 역시 기존 정형화된 음악 프로그램의 틀을 깨는 뮤직쇼가 될 거다.

“뮤지션에게 동네 형, 오빠처럼 편안하게 다가가는 진행자”
길 “검색어 1위를 못하면, 반포대교 남단 한강에 뛰어들겠다”
길 “검색어 1위를 못하면, 반포대교 남단 한강에 뛰어들겠다”
특별히 준비한 MC 콘셉트가 있는지.
길: 나는 사실 무대에 안 올라가는 MC다. 나만의 색깔을 가진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뮤지션들에게 동네 형, 오빠처럼 편안하게 다가가는 진행자가 되고 싶다. 그 친구들의 음악적인 역량을 끄집어내주고 재밌는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사실 내가 그렇게 진행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프로그램 제목을 으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신형관 PD: 로고를 보면 일본어처럼 생겼지만 사실 뉴턴이라는 글자를 옆으로 쓴 거다. 신적인 세계관에서 과학적인 세계관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바로 뉴턴이 17세기에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인데, 우리도 기존의 틀을 깨고 싶어서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 기존의 음악 프로그램은 가수들의 무대를 나열하는 프로그램과 라이브 가수들의 토크쇼,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는 그 틀에서 벗어나 음악 프로그램인 동시에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가수들의 노래 뿐 아니라 외적인 요소들까지 보여주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의 가장 주된 콘셉트는 ‘새로움’이다. 그럼에도 벤치마킹한 프로그램이 있었을 것 같은데.
신형관 PD: 글쎄, 굳이 벤치마킹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tvN 다. 끊임없이 새로운 코너를 만드는 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기존 음악 프로그램의 포맷은 벤치마킹하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다루는 의 태도만큼은 배우고 싶다. 그래서 제작진 구성도 쇼를 오랫동안 만든 PD, 다큐나 예능을 계속 제작해온 PD 등 다양하다. 첫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새로운 코너들을 만들어 낼 거다. 그게 살아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인 것 같다.
길: 나는 미국 드라마 을 벤치마킹했다. 바보 형제 둘이서 살아가는 이야긴데, 그거 보면서 그렇게 재밌게 하고 싶었다. 죄송하다. (웃음)

뮤지션과 예능인으로 활약하던 길을 MC로 발탁했다. 길의 어떤 역량을 보고 그런 결정을 내렸나.
신형관 PD: 음악과 예능이 함께 가는 우리 프로그램의 포맷에 잘 맞겠다 싶었다. 음악적 부분에서는 음악적 역량을 끄집어내고, 고생한 아티스트들의 성과물을 재밌게 표현할 때는 예능인의 면모를 볼 수 있을 거다. 길의 아이디어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지 않으면 한강에 뛰어들겠다고 했는데, 진짜 그럴 생각인가.
길: 한강에 뛰어들 자신은 있는데, 검색어 1위를 할 자신은 없다. (웃음) 보통 뮤직쇼에서는 이런 내기를 안 하지 않나. 재밌을 것 같아서 국장님한테 말씀드렸고, 프로그램에서도 그런 말을 하게 된 거다. 만약 검색어 1위를 못하면, (한강에 뛰어들) 장소는 반포대교 남단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웃음)

MBC 멤버들이나 여자친구 박정아는 프로그램 진행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주던가.
길: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제작진들과 회의를 하다가 의견 충돌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형님들이 “네가 소신을 갖고 네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조언해서 제작진들과 더 오랜 시간동안 대화하려고 노력중이다. 몇 번 회식을 하면서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 그리고 멤버들의 장점을 조금씩 가져다 나를 만들고 싶다. 가령 재석이 형의 천재적인 진행 능력, 명수형의 빵빵 터지는 개그, 홍철이의 에너지, 형돈이의 PD 마인드, 하하의 불꽃같은 리액션. 그리고 동엽이 형의 토크 스타일은 우리나라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데, 같이 일 하면서 배우려고 하지만 그게 잘 안된다. 잘 알겠지만, 내가 뭘 잘하는 게 있겠나. 그냥 열심히 노력하는 거지. (웃음) 그리고 박정아 씨와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는 편이다.

“초반에 높아진 시청률을 인디 신을 위해 쓰고 싶다”
길 “검색어 1위를 못하면, 반포대교 남단 한강에 뛰어들겠다”
길 “검색어 1위를 못하면, 반포대교 남단 한강에 뛰어들겠다”
1회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이미 야외에서 녹화한 코너들이 많은데, 굳이 생방송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었나.
신형관 PD: 앞으로도 생방송과 녹화방송을 번갈아 진행할 생각인데, 효율적인 제작을 위해서다.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라든지 방송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려는 이유도 있고. 한 주는 생방송을 하고, 그 방송이 끝나면 바로 다음 회 녹화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1회 게스트들을 보면 포미닛, 씨엔블루, 시스타 등 아이돌 가수가 많다. 인기나 시청률에 연연하는 것 아닌가. 애초 기획 의도에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신형관 PD: 둘 다 맞는 말이다. 나는 초반에 높아진 시청률을 얻어서 인디 신을 위해 쓰고 싶다. 이게 내 생각이다. 공중파에서 인디 뮤지션을 위한 프로그램이 수없이 생겨났다 사라지는데, 아직 대중들의 관심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끌고, 그 다음에 다양한 뮤지션들을 초대하고 싶다.
길: 솔직히 음악 하시는 형님들이 방송 출연을 꺼리신다. 나라고 왜 (출연 섭외를) 안 해봤겠나.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어 놓으면 형님들이 나오기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돌이나 인디 신에 대해 차별을 두고 있진 않다.

뮤직비디오를 자체 제작하는 ‘블록버스터’ 코너는 어떻게 준비하게 된 건가. 뮤직비디오 감독들을 섭외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신형관 PD: ‘블록버스터’라는 코너 이름은 반어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음반 시장 자체가 뮤직비디오에 좌우될 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음반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자연스레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었다. 그래서 다시 음악에 대한 관심을 부흥시키고자 기획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이 코너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뮤직비디오 감독님들이 말하기도 창피할 정도의 제작비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줄까, 하고. 근데 의외로 흔쾌히 수락하더라. 아마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일본을 비롯한 해외 로케이션까지 가능하다는 감독님들이 있어서 기대가 된다.
길: ‘블록버스터’ 첫 아티스트가 절친 싸이다. 어떤 곡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지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에 들어갔다. 그냥 여태까지 나온 곡들 중에 뮤직비디오로 찍고 싶었는데 못 찍은 곡들을 물어봤다. 밤새 회의를 하면서 ‘비오니까’로 곡을 정하고 그렇게 촬영에 들어갔다. 싸이와 6시간 동안 촬영했는데, 어제 편집본을 보니까 딱 8분 나가더라. 내 생각엔 1.5회 정도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만큼 엑기스만 뽑은 프로그램이라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곡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은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다, 가수 입장에서는. (웃음)

MC로서, 혹은 뮤지션으로서 가장 애착이 가는 코너가 있다면.
길: ‘데뷔 초읽기 59초’다. 알다시피 음반 시장도 굉장히 힘들고, 그만큼 신인들이 서는 무대가 전무하다. 이 자리에서 처음 얘기하는 건데, 내가 아는 언더그라운드 동생들을 모조리 데리고 나오고 싶다. 설사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그 친구들이 TV에 나와서 단 100명에게라도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난 좋을 것 같다.

MC 데뷔 무대를 축하해주기 위해 무브먼트 패밀리들이 지금 모여 있다고 들었다.
길: 타이거 JK, 양동근, 은지원, 에픽하이, 윤미래 등 무브먼트 패밀리들이 지금 위에서 대기하고 있다. 오늘 생방송 무대에서 공연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워낙 변수가 많은 친구들이라 장담은 못하겠다. 며칠 전 윤미래 생일 날 ‘길이 MC를 하는데 우리가 다 같이 공연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럼 무브먼트 패밀리의 합동공연은 언제 볼 수 있는건가.
길: 다들 바빠서 여름 쯤? 여름 특집, 일단 이렇게 던지죠. (웃음) 무브먼트 쇼를 하려고 기획중이다. 이것 말고도 지금 굉장히 입이 간지러운데, 진짜 위대하신 형님들이 많이 준비하고 있다. 차차 선보일 테니 많이 기대해주면 좋겠다.

사진제공. tvN

글. 이가온 thir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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