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지난 주말,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을 시작으로 단막극은 다시 TV로 돌아왔다. 그리고 앞으로 6개월간 총 24편이 방영될 이 레이스를 가 함께 뛰며 응원할 것이다. 을 이끌어갈 인물들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매주 월요일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오늘은 노희경 작가에 이어 5월 22일 두 번째 에피소드 ‘무서운 놈과 귀신과 나’ 방영을 앞두고 있는 박연선 작가에 대해 준비했다. /편집자주

KBS <드라마 스페셜> ②│흥신소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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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아직 이런 곳이 남아있었나. KBS ‘무서운 놈과 귀신과 나’의 촬영이 새벽부터 진행된 충무로 대한극장 맞은편 상가 옥탑 관리사무소는 오랜 시간의 흔적을 곳곳에 새겨놓았다. 바닥은 군데군데 주저앉았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균열은 벽 곳곳에 번졌다. 박연선 작가가 상상한 극본 속 재개발 대상 건물이 어떤 모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시각적 힘이, 이 공간에는 있었다. 벽에 걸린 ‘어떤 돈이든 받아드립니다, 어떤 놈이든 찾아드립니다, 어떤 일이든 해결해드립니다’라는 사훈과 함께 관리사무소는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극본 속 오래된 흥신소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장소의 힘인 걸까, 아니면 장소 섭외만큼이나 탁월한 캐스팅 덕분인 걸까. 머리를 삭발한 이원종은 잠시 소파에 누워 눈을 붙이는 것만으로 무적의 깡패 두섭의 ‘포스’를 그대로 재현하고,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박기웅은 흥신소 직원 용수처럼 어딘가 껄렁껄렁하다. 두섭이 용수에게 언젠가부터 눈에 보이는 귀신의 정체를 밝혀내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는 장면이다. 김용수 감독은 두섭 앞의 용수에게 “최대한 공손하게”라고 디렉션을 넣지만 사실 그 앞에서 깍듯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장면이 과연 완성된 드라마 안에서 어떻게 보일지 궁금한 건 그래서다. 대본에서 튀어 나온듯한 인물과 장소들이 만들어내는 이 리얼함은 카메라에 어떻게 담겼을까. 그 결과는 5월 22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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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위근우 eight@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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