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배우는 작품 안에서 연기를 한다. 가수는 무대 위에서 변신을 한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방송인들은 시종일관 자신의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마이크가 켜지는 모든 순간이 그들에게는 무대이자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정주리를 오해한다. 카메라 앞에서 그녀는 언제나 저돌적이며, 과감한 예능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해 많이 받아요. 컬투 오빠들도 처음에 저한테 ‘원래 네 목소리로 말해도 괜찮아’라고 했었거든요. 평소 목소리가 조용하고 여성스러운데, 그걸 사람들이 받아들이기가 힘든가 봐요. 호호호” 라고 소곤소곤 말하는 정주리는 사실 스물여섯, 또래들처럼 적당히 밝고, 조금은 수줍음을 타는 아가씨다. “아직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녹화에 들어가면 너무 긴장돼요. 방송 울렁증도 완전히 고치지 못한 것 같구요”라며 쑥스러워하는 그녀에게 예측불허의 춤과 우스꽝스러운 표정은 일상의 단면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연기의 결과물인 것이다.

사실, 모든 희극인에게는 연기자의 정체성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SBS 의 ‘따라와’를 통해 데뷔한 정주리는 무대 연기를 통해 방송에 발을 내디뎠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송된 MBC 에 출연한 그녀는 ‘끝분’이라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하며 연기자로서 더욱 다양한 가능성을 검증받기도 했었다. 그래서 자신의 이미지를 연기를 통해 만들어 나간다는 그녀의 고백은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돌 킬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방송에서 언제나 아이돌 그룹에 대한 애정을 표출해 온 그녀가 사실은 “아이돌 초보 입문자에요”라고 손사래를 치는 모습은 의외의 장면이다. “좋아해서 들이대는 게 아니라 방송을 함께하면서 그런 설정을 프로패셔널하게 받아들여 주니까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가까이서 보면 다들 참 착하고, 예쁘고, 열심히 하고 그래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 정주리가 모두 다 추천하지 못해 마음 아파하며 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을 골랐다.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1. 조성모의 < To Heaven >
“조성모 오빠는 저만의 아이돌이었어요!” 학창시절, 친구들이 H.O.T와 젝스키스의 팬으로 나뉘어 경쟁을 할 때도 아이돌 그룹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정주리는 조성모의 열혈 팬이었다. ‘To Heaven’을 처음 듣는 순간 그의 목소리에 반한 그녀는 조성모가 출연한 광고의 제품을 구입하고, 그에 관한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는 등 팬으로서 가능한 모든 응원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였다. “지난번에 조성모 오빠가 에 출연하셔서 직접 만난 적이 있거든요. 일부러 CD도 챙겨 갔었는데 스케줄이 바쁘셔서 결국 사인은 못 받았어요. 그래도 인사도 해 주시고, 얼마나 기뻤다구요! 그날 엄마한테 전화해서 자랑했잖아요. 나 조성모 오빠랑 같이 방송 한다구요.”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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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샤이니의
정주리가 두 번째로 추천한 곡은 복고풍의 멜로디가 인상적인 샤이니의 ‘JoJo’다. “샤이니 멤버들이 워낙 귀엽잖아요. 그래서 ‘JoJo’는 노래도 좋지만, 발랄한 무대 의상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이제 정주리도 ‘오빠’를 외치는 소녀 시절을 지나 ‘누나팬’의 마음가짐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특히 종현군이 노래할 때 옆모습을 강조하는 게 전 그렇게 좋더라구요. 남성적인 매력이 강조되는 실루엣인데, 노래도 어찌나 잘 부르는지. 실력파 아이돌이라서 샤이니는 볼수록 더 좋아지는 그룹인 것 같아요. 참, 지난번에 방송에서도 밝혔지만 전 그룹 멤버들 모두를 다 좋아해요! 키, 온유, 태민, 민호군 모두 다요!”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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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엠블랙(MBLAQ)의 < JUST BLAQ >
최근 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패널로 출연 중인만큼 정주리는 대부분의 아이돌과 일터의 동료로서 만나고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MBC 에브리원의 를 함께 하고 있는 엠블랙은 그녀가 가장 친근함을 느끼는 아이돌이다. “블랙이들은 제가 처음으로 친해진 아이들이라서 각별한 느낌이에요. 매주 고정적으로 만나다 보니까 진짜 제 동생들같이 여기게 되네요. 정말 진심으로 아이들이 유명해지고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바로 이런 게 누나의 마음이겠죠?” 남매처럼 아끼는 마음 때문인지 정주리는 이들의 시크함과 섹시한 매력이 돋보였던 ‘Oh Yeah’도 물론 좋지만 평소의 장난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G.O.O.D Luv’를 더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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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씨엔블루(CNBLUE)의 < Bluetory >
아이돌 그룹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새로 등장하는 아이돌은 일단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그녀의 레이더가 꽃미남 밴드 씨엔블루를 놓칠 리가 없다. 특히 SBS 드라마 를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 또한 검증받은 밴드의 보컬 정용화는 정주리의 가슴을 새롭게 설레게 하는 아이돌이라고. “제가 원래 댄스곡보다는 차분한 노래를 좋아해서 ‘외톨이야’ 노래 자체에도 매력을 많이 느꼈어요. 계속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잖아요. 게다가 용화군의 무대 매너가 정말 참신하더라구요. 밴드 비주얼도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독특한 것 같았구요. 안 그래도 엠블랙의 이준군이 용화군이랑 친하다고 해서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농담 삼아 졸랐는데, 씨엔블루는 개인 휴대폰이 없대요. 하하하.”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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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AM의
끝으로 정주리가 수많은 아이돌 중에서 고심을 거듭하며 선택한 그룹은 2AM이다. “창민이랑 같이 방송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그래서 의리의 문제도 있지만, 제가 발라드를 좋아하다 보니까 2AM의 노래를 정말 자주 듣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정주리가 좋아하는 곡은 애절한 가사와 극적인 절정부가 인상적인 그들의 데뷔곡 ‘이 노래’지만, 이 자리에서 그녀가 추천하는 곡은 2AM의 신보에 실린 ‘죽어도 못 보내’다. “무조건 신곡으로 추천해야죠! 그래야 홍보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 되고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죽어도 못 보내’는 멤버들의 화음이 더욱 돋보이는 것 같아서 참 좋은 노래라고 생각해요. 얼마 남지 않았지만 겨울 날씨에 어울리는 곡이기도 하구요. 방송할 때는 넷 다 그렇게 웃기면서 무대에서 돌변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해요. 바로 그런 게 아이돌의 능력인가 봐요.”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정주리│사랑하는 아이돌의 노래들
지금 주어진 방송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그녀에게 가장 우선적인 임무다. 그러나 언젠가 자신에게 여유를 허락해도 되는 날, 그녀는 자신의 꿈을 한 뼘 더 펼칠 소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정극 연기에 좀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여자 코미디언들이 늘 그렇듯 주인공의 친구 역할을 맡아도 좋은데, 대신 꼭 러브라인은 있었으면 좋겠어요! 멜로 연기는 정말 해보고 싶거든요.” 그녀의 꿈이 보석처럼 다듬어지는 날, 시청자들은 또 다른 성격파 여배우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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