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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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다가가기
시어머님이시다. 장남만 편애하고 차남은 구박하고 막내에게 집착하는 시어머님이시다. 닭 삶으면 다리 뜯어 장남 먼저 주고 나머지 식구들 국물 먹이면서 “이러구 온 식구 둘러앉아 닭다리 뜯으니 재미져 죽겠다”며 만족하는 시어머님이시다.

며느리에 대한 호칭은 “야!”, 아파서 병원 가면 “너 혼자 몰래 감춰놓고 먹을 때 알아봤다. 비싼 돈 처들여서 사 먹더니 자알 한다!”고 구박하는 전과자에게는 세 가지 무기가 있다. 첫째, “날이 따뜻해서 손도 안 시리지? 이만하면 이불빨래 하루 종일 해도 되겠다. 우리 땐 얼음물 깨서 빨래하다 동상까지 걸렸는데. 이것도 빨아라.” “난 옛날에 애 들쳐 업고 안고 이 손으로 시어머니 똥오줌 삼 년씩이나 받아냈다. 겨우 그 정도 갖구 뭘 그렇게 유세를 떨어?” 등 ‘우리 땐 이랬다’ 공격. 둘째, “간단하게 겉절이 좀 해서 냉동실에 돼지고기 있지? 그거 삶아서 보쌈 해먹자. 내친김에 간단하게 만두도 좀 빚고. 뜨끈하니 만둣국 좋잖아. 대강 김치 썰고 잡채 삶아서 몇 개 주물럭주물럭하면 만두 금방 만들지 뭐.” “음식 복잡하게 하지 말고 간단하게 해. 갈비 좀 하고 잡채 좀 하고 나물 좀 무치고 생선 좀 굽고, 부침개도 종류대로 간단하게 좀 하고. 겉절이 빼먹지 말고” 등 ‘간단하게 해’ 공격. 셋째, “우리 집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올 때마다 빈손이야?” “우리 조카 중에 은행 다니는 사람도 있어. 우습게 보지마라.” “너 우리 아들이 처가살이 한다고 우습게 봤냐?” 등 ‘시댁이 우습냐’ 공격이 그것이다. 그러나 며느리에게는 “넌 복 터진 줄 알아. 남편 잘 만나, 시아버지 잘 만나, 온 식구들 사랑 독차지하고. 난 너만 같으면 온 식구들 떠받들고 춤추면서 살겠다”는 시어머님이라니 남편이 강동원이라도 감당할 수 없는 집안이다. …아니, 잠깐 생각 좀 더 해 보고.

갈래 : 우쭈쭈쭈 우리 귀한 장남♡ 느이 형 불쌍한 사람이야! 어이구 우리 막내 장허다~

[1점 문제] Q. 다음 고부간의 대화 양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속담은?
과자 : 암만 느이 아부지라도 내 자식들 때리면 왜 이렇게 열불이 나는지. 혼수 에미 안 그러냐?
우미 : 맞아요. 저도 혼수 아빠가 애들 야단치고 때리면 얼마나 속상한지, 아주 미워 죽겠다니까요.
과자 : 미워 죽겠어? 아무리 그래도 내 앞에서 내 아들 미워 죽겠다는 게 말이 되냐? 넌 누가 니 앞에서 혼수상태 흉보면 좋다니?

1) 가는 년이 물 길어다 놓고 갈까.
2)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
3) 부인이 좋으면 처갓집 말뚝도 예뻐 보인다.
4) 어느 장단에 춤을 추랴.
5) 며느리는 봄볕에 내보내고 딸은 가을볕에 내보낸다.
[2점 문제] Q. 다음 모자간의 대화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전과자의 대사로 맞는 것은?
과자 : 니가 형제 중에 젤로 여유가 있잖아. 뭐 큰 평수는 아니어도 돼. 지 혼자 살고 내가 들락날락하면 되니까 방 두 개 딸린 이십 몇 평정도 아파트면 되겠다.
현찰 : 아파트요?
과자 : ( )
현찰 : 저기 그게..
과자 : 그 정도면 얼마씩 한다니? 이참에 형 앞으로 아파트 하나 사주면 좋겠는데. 아니 꼭 사주라는 말이 아니고, 전세 정도라도. 어떻게 안 된다니?

1) 해줄 수 있지?
2) 에미가 너한텐 정말 미안하다.
3) 이십 몇 평 안 되면 십팔 평 정도도 괜찮구.
4) 너도 요새 힘들겠지만 그래도 느이 형만 하다니?
5) 새 아파트는 말구, 건강이 새집 증후군 땜에 안 돼.
[3점 문제] Q. 이혼한 장남 건강의 재혼 처를 구하는 전과자의 대사와 가장 유사한 의미를 담은 작품을 고르시오.

“됐다 야. 애 딸린 이혼녈 엇다 갖다 붙인다니? 그리구 참한데 이혼했겠냐? 남자하고 여자하고 같애? 우리 집 자식들이 지 외갓 쪽 닮아서 인물들이 좋잖니. 이쪽은 총각이나 한가지야. 거기다대고 마음이 좀 좋니? 아주 연한 배가 따로 없지. 사근사근하니. 엇다 내놓기도 아까워. 맘 같아선 그냥 평생 끼고 살고 싶은데. 나이도 너무 많으면 못쓰고 좋은 집안에 부모 봉양 잘해야 되고 그리고 무조건 직업이 있어야 돼. 요즘 혼자 벌어서 못산다. 처녀루다 한번 알아봐라. 참한 여자로 알아봐봐. 공무원이나 학교 선생이면 딱이지.”

1) 느 집엔 이거 없지? – 김유정 ‘동백꽃’
2) 이놈의 세상, 언제나 망하려느냐?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 – 채만식 ‘태평천하’
3) 나는 우선 내 아내의 직업이 무엇인가를 연구하기에 착수하였으나 좁은 시야와 부족한 지식으로는 이것을 알아내기 힘이 든다. – 이상 ‘날개’
4) 내 발가락은 남의 발가락과 달라서, 가운뎃발가락이 그 중 길어. 쉽지 않은 발가락이야. 한데 이놈의 발가락 보게. 꼭 내 발가락 아닌가. 닮았거든…… – 김동인 ‘발가락이 닮았다’
5) 황후암 육대 직손이니 그래 남의 가문에 출가했던 여자한테 장가들다니 당하기나 한 소리요……선생도 너무나 과도한 말씀이유. – 김동리 ‘화랑의 후예’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4) 영웅본색
2점 문제 – 4) 통아저씨 – 낸시랭
3점 문제 – 따당은 도다오는 거야.

[실전! 말하기 전략]* 아니 이 개뼉다구 같은 건 뭐라니?
그래도 줄때가 좋은 땐 줄 알어. 너한테 받아쓰는 걔 속은 오죽 하겠냐? 남한테 준건 공이 없지만 그래도 형제한테 가는 건 끝이 있으니 아깝게 생각 말고.

* 기독교로 사고치고 불교로 사과한다니?
우리 땐 서울도 하나님께 봉헌했어. 겨우 그 정도 갖고 뭘 그렇게 난리라니?

* 도 아니고 또 무슨 사진전이라니?
너는 내 눈이 우습게 보이냐?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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