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씨, 조권 군을 막지 말아 주세요
박진영 씨, 조권 군을 막지 말아 주세요
박진영 씨, 조권 군을 막지 말아 주세요
박진영 씨, 조권 군을 막지 말아 주세요
크리스마스 연휴 잘 보내셨나요? 평범치 않은 마인드를 지닌 박진영 씨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얘기겠지만, 보통 나이를 먹었느냐 안 먹었느냐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나뉘지 싶습니다. 젊은 축들은 파티다 모임이다 해서 떠들썩하게 보내는 반면 나이 먹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허전한 날이기 마련이거든요. 저만 해도 지난주엔 그나마 송년 모임이 몇 건 있었는데 정작 크리스마스 날엔 어째 만나자는 사람 하나 없더라고요. 평소 소 닭 보듯 하는 두 내외가 우두거니 TV나 보고 있으려니 슬쩍 처량 맞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늘 한결같은 풍경이긴 한데요, 그래도 뭔가 이름 붙은 날이니까 아쉬운 마음이 드나 봅니다. 한때는 아이들과 함께 지난번 MBC 에서 세경이 자매와 준혁이가 만들었듯 작은 오색 전구가 깜빡이는 트리도 만들고, 현관에는 포인세티아로 장식된 리스도 달아두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젠 집안이 불 꺼진 모닥불 모양 그저 을씨년스럽기만 하니 좀 서운할 밖에요.

무뚝뚝한 우리 남편을 웃게 만든 그 댄스!
박진영 씨, 조권 군을 막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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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TV는 왜 그리 볼게 없나 몰라요. 허울만 좋아 성탄 특집이지 실제론 재방송 일색이던 걸요. 그 시간에 책이라도 한 장 들여다보지 왜 TV만 붙들고 씨름이냐고요? 더 나이 먹어 보세요. 지난번에 KBS 에 함께 출연한 천하의 최화정 씨도 노안은 어쩔 수 없다 하잖아요.

하도 볼만한 게 없어 심심파적 걸레질이나 하고 있는데 남편이 피식피식 거리기에 돌아보니 박진영 씨 회사 소속 2AM의 조권 군이 S.E.S의 ‘Dreams Come True’를 추고 있더라고요.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MBC 에서 S.E.S의 슈 양을 위해 춘 춤인데요. 여간해선 웃는 일 없는 우리 남편을 웃게 만들었더라고요. 그리고 연이어 조권 군이 그간 에서 보여줬던 재롱들을 한데 모아 모아서 보여주는데 이건 뭐 아무리 재탕이라 해도 파안대소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얼마 전, 몇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게 심히 기분 언짢았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도 조권 군 덕에 마음이 싹 풀렸다는 거 아닙니까. 전화기 붙들고 한판 붙으려던 참인데 마침 조권 군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 댄스’를 추는 바람에 거기에 꽂혀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며 전화를 끊고 말았거든요. 그 표정하며 떨기춤하며, 어찌나 경이롭던지. 물론 다시 통화를 시도하지는 않았어요. 이미 기분 전환 완료인데 뭐 하러 다시 긁어 부스럼을 만들겠어요.

조권 군을 막지 말아주세요
박진영 씨, 조권 군을 막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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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듣자니 사장님께서 슬픈 노래를 부르는 발라드 가수가 웃기는 이미지나 얻으면 어쩔 거냐며 조권 군의 끼를 자제할 것을 명령하신 적이 있다죠? 그건 뭘 몰라도 너무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세요. 조권 군의 탁월한 노래 실력도 소중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발휘되는 끼는 세계까지는 몰라도 아시아는 너끈히 재패하고 남을 빼어난 재주인 걸요. 누군가를 웃게 만드는 것처럼 소중한 재능이 또 어디 있겠어요. 그것도 말과 행동이 아닌 표정과 춤만으로 말이에요.

어쨌든 헛헛했던 성탄 연휴, 저는 가 마련한 선물 꾸러미 말고도 곳곳에 숨어있다 튀어나와 웃음을 준 조권 군 덕에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SBS 에서 화제가 된 은혁, 태민, 가희의 완벽한 마이클 잭슨의 춤 재현도 놀라웠지만 조권 군의 코믹한 댄스가 가져다 준 즐거움 또한 못지않았고요. MBC 에서 황정음에게 가르쳐준 포미닛의 ‘핫 이슈’ 댄스의 앙증맞음도 잊을 수가 없네요. 정음 씨가 ‘내 귀에 캔디’를 배울 때 곁에서 열심히 따라 배우던데 아마 조만간 어딘가에서 보게 되지 싶습니다. JYP엔터테인먼트 간판 올리던 날부터 시작해서 회사의 이력을 죄다 꿰뚫고 있다는 조권 군. 그런 국보급 조권 군의 재능을 발굴해내고 8년이란 기나긴 세월 꿈을 잃지 않게 길잡이를 해준 박진영 씨에게 새삼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러나 이제 2010년, 비상할 준비를 끝낸 조권 군의 눈부신 도약이 시작될 시기이오니 그의 끼를 누르실 생각일랑은 부디 거둬주시길 바래요. JYP엔터테인먼트 역사에 길이 남을 빼어난 ‘끼’임이 분명하니까요.
박진영 씨, 조권 군을 막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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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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