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최현욱의 모델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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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1월 4일 첫 방송되는 MBC 는 이 한 마디로 요약되는 드라마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안하무인에 폭언을 일삼는 상사와, 그에 굴하지 않고 악착같이 버티며 결국 사랑과 커리어를 동시에 얻는 부하 직원의 로맨스는 그동안 적지 않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가장 가깝게는 MBC 의 강마에(김명민)와 두루미(이지아)를 통해 그려진 구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젠틀함의 대명사 이선균과 언제나 독특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던 공효진이라면 기대치는 조금 높아진다. 올해 영화 를 통해 그동안 소비되었던 이미지 대신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선균과 2007년 MBC 이후 영화 와 등으로 한층 연기 폭을 넓혀 온 공효진을 제작발표회에서 공동 인터뷰했다.

그동안 젠틀한 이미지의 배역을 많이 맡아왔는데 에서 180도 이미지 변신을 했다. 부담스럽지 않았나.
이선균 : 사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는데 남들이 너무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하니까 이때쯤 좀 다른 걸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했다. 최현욱은 전에 했던 역할과 달라서 부담이나 걱정도 없지 않았지만 배우가 익숙하지 않은 역할을 할 때는 그 힘든 길이 또 다른 넓은 길로 연결되는 거라 기분 좋은 도전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에 촬영장 가면 즐겁게 소리 지르고 있다. (웃음)

“이선균은 생각만큼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닌 듯”
“<파스타> 최현욱의 모델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
최현욱의 모델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 /> 최현욱에 대해 “까칠하다 못해 지랄 맞은 인물”이라고 말했는데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특히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었나.
이선균 : 대본을 받아보고 1주일 만에 촬영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어떤 작품은 ‘하다 보면 되겠지’ 하고 마음을 놓고 갈 수도 있지만 이번 작품은 캐릭터를 확실히 잡고 가야 하는 거라 처음 2-3일은 참 힘들었다. 그래서 권석장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휴대폰에서 사진 한 장을 딱 보여주신 게 의 조커 얼굴이었다. 기존의 까칠한 캐릭터가 막 윽박지르고 화내다가 어느 정도에서 멈춘다면 최현욱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는데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끝까지 윽박지르는 사람이다. 그런 면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그렇게 대놓고 퍼붓는 연기를 하다 보면 좀 스트레스 해소가 되기도 하나.
이선균 : 주방 신 같은 경우에는 최현욱 혼자 여러 사람을 상대로 일일이 화를 내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1대 10으로 싸우는 느낌이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들고 현장에서 심적인 여유가 별로 없다. 아무래도 내가 NG를 내면 촬영도 길어지고 하니까 다른 드라마보다 예민한 것 같다.

실제 이선균은 현장에서는 어떤가.
공효진 : 생각했던 것만큼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니신 것 같다. (웃음) 내가 원래 활발한 성격인데도 극 초반에 하도 혼나는 내용이 많으니까 눈을 못 마주했고 촬영 2주차까지만 해도 “안녕하세요” 밖에 못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남성적인 성격이셔서 더 좋고, 재밌으시고 제일 어른이셔서 격려도 많이 해 주신다.

“사랑만이 아닌 인간으로 뭔가 이뤄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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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후 2년 반 만에 드라마로 돌아왔다. 를 선택한 이유는?
공효진 : 그동안 많은 작품을 보고 고민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드라마를 만나기가 힘들었다. 는 그냥 재밌기만 한 게 아니라 재미있으면서도 서유경 캐릭터의 느낌이 담백해서 좋았다. 사람들에게 동정심도 불러일으키고 지지받을 수 있는 역할이면서, 그렇게 뭘 할 줄 모르던 애가 마지막에 달라지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이나 용기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들의 사랑만 잘 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뭔가 인간으로서 이겨내고 이뤄내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영화 때는 상 받고 싶어서 한 작품이라고 말했는데 에서는 뭘 얻고 싶나. (웃음)
공효진 : 아, 는 백 프로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사실이고, (웃음) 이번에는 역시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다. (웃음)

방송까지 1주일 남았는데 요즘 현장 상황은 어떤가.
공효진 : 매일 밤을 샌다. 드라마에서 한 신을 160컷씩 찍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제작발표회 하이라이트 영상에 나온 주방 신을 그렇게 찍었다. 실제 쉐프님이 현장에 계시고 요리하는 걸 봐 주시면서 찍는다.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반 쪼개거나 하는 식재료 다루는 신이 많은데 서유경 캐릭터는 3년 동안 그런 일만 했던 보조라서 능숙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요리하는 신보다 더 어렵다.

이나 같은 요리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참고하기도 했나.
이선균 : 배우들도 많이 봤고 연출팀에서도 많이 봤다.
공효진 : 복장을 참고하기도 했고, 무서운 셰프가 있는 주방에서의 상황, 바쁜 분위기 같은 걸 많이 참고했다.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쉐프 역할이다 보니 파스타 만드는 연습을 많이 한다던데 연습 삼아 만든 파스타를 가족에게 대접하기도 했나.
이선균 : 내가 쉐프로 사람들을 구박하는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틈나는 대로 연습했다. 계속 주방에서 지내다 보니 주방 돌아가는 걸 머리에 많이 익히기도 했고 주방 식구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앞으로도 가면 좀 혜택이 있지 않을까. (웃음) 부인이 아이 낳고 지내던 산후 조리원 바로 옆이 우리가 촬영하는 레스토랑이라 연습할 때 만든 파스타를 버리지 않고 가져갔다. 그 사람도 잘 몰라서인지 맛있게 먹는 것 같았다. (웃음)

“는 경쾌해서 즐거운 작품”
“<파스타> 최현욱의 모델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
최현욱의 모델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 /> 그 중에서 가장 잘하는 파스타는?
이선균 : 사실 그 전엔 파스타를 많이 먹지도 않았고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작품을 하고 요리를 하다 보니까 뭐가 맛있고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 담백한 맛을 좋아해서 요즘은 마늘과 올리브유가 들어가는 알리올리오가 좋다. 레시피는 간단하지만 그만큼 섬세한 파스타라고 생각한다.

는 반 년 이상 월화 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의 후속작인데 혹시 그에 대한 부담도 있나.
공효진 : MBC 드라마는 월화에 강세이기도 하고 우리가 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청률이 너무 안 나온 드라마 뒤에 붙는 것보다 오히려 잘된 것 같다. 그런데 타 방송사에서 이 끝나기만 기다렸다가 나오는 드라마들이 있으니까 그건 좀 걱정이다.
이선균 :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왜 부담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같은 날 월화 드라마 세 작품이 동시에 온에어 되니까 공정하게 시작되는 것 같다.

그 작품들 가운데 를 꼭 봐야 한다고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
이선균 : 사실 타사 드라마들도 재미있을 것 같고, 각자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취향대로 보시면 될 것 같다. 공효진 씨는 가 너무 밝지 않아서 좋다고 했지만 나는 밝아서 좋았다. 템포도 빠르고 유쾌하고, 멜로 라인도 신파적인 느낌이 아니라 경쾌해서 즐거운 작품이다.
공효진 : 남녀를 억지스럽게 로맨스만으로 묶으려고 하는 드라마들도 있지만 는 그 중심에 뚜렷한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라 좋았다. 마냥 밝지 않아서 좋다고 했는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점점 밝아지는 것 같긴 하다. (웃음) 최현욱이 계속 윽박지르고 소리 지르고 하면서도 서유경에게만은 약간 ‘개길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이선균 : 원래 ‘이 캐릭터가 이래도 되나’ 싶은 행동은 하지 않는데 최현욱을 연기하다 보면 ‘얘는 다중이니까 이래도 되겠지’ 라는 느낌이 든다. (웃음)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기대하나.
이선균 : 18%에 뜨거운 네티즌 반응? (웃음) 3,40% 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 이미지가 고정될 수도 있으니까. 사실 MBC 이나 도 화제에 비해 시청률이 엄청나게 높은 작품은 아니었다.
공효진 : 나는 이미지 고정되어도 좋으니까 30%로 하겠다. (웃음)

사진제공. MBC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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