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와 ‘아름답다’는 다른 것 같아요.” 신세경을 인터뷰한 뒤, 그를 함께 인터뷰한 C가 말했다. 사진을 찍은 또 다른 C는 “사진을 계속 찍어도 질리지 않는 얼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K는 생각했다. “말하는 게 질리지 않고 아름다운 여자를 봤다”고. 직접 본 신세경의 얼굴이 순정만화를 실사화한 것 같은 얼굴을 가져서는 아니다 (물론 그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신세경이 인터뷰 내내 상대방의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기 때문도 아니다 (물론 이것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나이가 의미 없다고 느껴질 만큼, 신세경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어떤 질문이든 막힘없이 술술 답하기 때문은 아니다. 신세경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그렇게 빠르게 많은 말을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신세경은 그 목소리에 어떤 질문이든 자신의 완결된 생각을 담을 줄 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영화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고,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 대해 이야기하면 캐릭터 분석을 하며 김병욱 감독과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 동료 연기자들의 호흡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얼굴은 감성적이지만, 논리적으로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이어가는 화법을 가졌다.

논리적인 것이 이야기의 내용물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인디그룹 루싸이트 토끼나 제프 버클리 같은 뮤지션을 좋아하는 것이 그 사람의 매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신세경은 “아직은 많이 부족한데 한 살 한 살 먹어 30대가 되고 40대가 될수록 풍요로워질 것 같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도 “물론 그만큼의 슬픔과 고통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도 3년만 지나면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는 거니까”라고 말할 줄 안다. 19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고 있었고, 자신을 잘 들여다볼 줄 안다.

남자친구에 대해 묻자 “인터뷰에서 질문이 나오길래 자연스럽게 대답”할 만큼 솔직하지만 “인터뷰에서 과하게 언급되는 건 안 좋을 것 같다”고 말할 줄 아는 생각. 조숙하다는 표현을 쓰기도 미안할 만큼, 신세경은 어지간한 어른도 갖기 힘든 균형감각을 가졌다. 지금 한창 뜨고 있는 19살 연기자를 인터뷰하면서 학교를 다니며 빨리 인기를 얻지 못한 대신 10대 시절의 학창 시절을 얻었고, 자신의 인기를 감사하면서도 바쁜 스케줄로 자신을 채우지 못하는데서 오는 공허함을 걱정한다는 말을 듣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자신에 대한 은근한 자랑이나 자학 없이, 느끼는 그대로를 이야기할 줄 안다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신세경은 예쁘지 않다. 다만 아름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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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two@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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