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 선보이는 시리즈 중에는 한국계 배우들이 그동안 고정관념에 갇힌 아시안 역할을 벗어나, 극중 반드시 필요한 캐릭터로 대거 출연하고 있다. 한국의 절대적인 팬층을 보유한 다니엘 헤니가 출연하는 CBS의 <쓰리 리버스>와 <스타 트렉: 더 비기닝>, <해롤드와 쿠마> 등의 영화로 알려지기 시작한 존 조가 출연하는 ABC의 <플래쉬 포워드>를 비롯해 많은 작품이 방송중이다. 코미디언 켄 정은 올해 <더 행오버>, <올 어바웃 스티브> 등 장장 6편의 영화에 감초처럼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현재는 NBC의 시트콤 <커뮤니티>에 출연 중이다. 또한 린제이 프라이스는 ABC의 <이스트윅>에, 코미디언 마가렛 조는 라이프타임의 <드롭 데드 디바>에, 다양한 미드 시리즈에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던 린다 박은 <크래쉬> 시즌 2에 출연한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시리즈는 이미 시리즈 방영이 확정된 <플래쉬 포워드>로, 이 작품은 평론 포털사이트 메타크리틱닷컴에서 평균 73점을 받았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2분 17초 동안 미래의 자신을 보게 된다는 내용의 <플래쉬 포워드>는 파일럿 에피소드로 이미 1,247만 명의 시청자를 흡수했으며, 이후에도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제2의 <로스트>로 불리고 있다. 이 작품에 출연중인 존 조는 미스터리를 조사하는 주인공 조셉 파인즈의 FBI 파트너 드미트리 노로 출연중이다. 드미트리 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를 본 것에 비해 약혼녀(가브리엘 유니온)와 결혼을 앞두고 아무것도 보지 못해 초조해 하던 중 자신이 살해된다는 내용의 익명의 전화를 받게 되는 역이다.

또 다른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은 오합지졸이 모인 한 전문대를 배경으로 한 <커뮤니티>에서 자격지심이 강한 스페인어 교수 세뇨르 장을 맡았다. “왜 무술 대신 스페인어를 가르치냐?”와 같은 질문을 하는 학생은 가만두지 않는 성격의 인물로, 체비 체이스, 조엘 맥헤일 등 인정받는 스탠드업 코미디언과 함께 출연중이다. 메타크리틱닷컴에서 평균 69점을 받았지만, 첫 회 시청률이 급격히 줄어들며 조기종영의 우려를 낳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forgettable한 시리즈’가 되어버린 <쓰리 리버스>

반면 다니엘 헤니가 출연하는 <쓰리 리버스>와 린제이 프라이스의 <이스트윅>은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 낮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쓰리 리버스>의 경우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일요일에 방영되지만, 파일럿과 1회 에피소드의 시청자가 약 200만 명 줄어들었고 메타크리틱닷컴의 평점 역시 48점에 그쳤다. 한 평론에서 <이스트윅>은 “나이든 버전의 <참드>”라는 평을, “<쓰리 리버스>는 잊기 쉬운 시리즈”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드롭 데드 디바>는 퀸카였던 여주인공이 뚱뚱하지만 똑똑한 변호사로 환생해 겪는 내용을 그린 드라메디로, 마가렛 조는 주인공이 현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때 그녀를 도와주는 어시스턴트 테리 리로 등장한다. 린다 박의 <크래쉬>는 2004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동명 영화의 드라마 버전으로, 시즌 2부터 매리 블랜처드 역으로 출연한다. 백만장자 비즈니스맨 세스 블랜처드(에릭 로버츠)의 아내이며, 동화 일러스트레이터인 블랜처드는 풍족한 삶 속에 남편의 이상행동으로 불안한 생활을 영위하는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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