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홍종현.
1990년 1월 7일생이다. 나이 때문에 형, 동생 꼬이는 게 싫어서 그냥 21살이라고 하고 있는데, 나중에 서른 살이 되면 스물아홉으로 살짝 내려서 내 나이를 찾을 거다. 하하하.
어릴 땐 소심한 성격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랑 눈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건 꿈도 못 꿨다. 중고생이 되면서 일부러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지금도 가끔씩 본래의 성격이 불쑥 나와서 오해를 사기도 한다. 왜, 다 같이 있을 때는 쾌활하다가 단 둘이 있으면 서먹해 지거나 하는 거. 그럴 땐 “화났어?”하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뭐, 기분 탓이겠죠?
사실 눈이 많이 나쁘다. 안경을 쓰면 눈동자가 완전 작아 보여서 우스워질 정도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아무것도 안보이니까, 내 방에 있는 물건들은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기억한다.
우리 집 막내는 키운 지 1년 정도 되는 갈색 푸들 강아지 해롱이다. 처음 집에 온 날 비틀거리면서 옆으로 걷길래, 내가 이름을 지어줬다. 현관 옆의 방충망을 찢고 자꾸 탈출을 하는데, 혼자 집 앞에서 놀다가 누가 집에 돌아오면 반가워서 막 좋아라 한다. 지난번엔 9시간이나 가출한 적도 있었다. 나를 보고 따라오는데 못 알아보고 “뭐야. 거지개가 우리 해롱이랑 닮았네” 그랬었다. 하하하.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서 나중에 애견샵을 꼭 하고 싶다. 그걸로 돈 안 벌어도 좋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MBC <맨땅에 헤딩>에서 종종 탈의장면이 나오는데, 아… 안 찍었으면 좋겠다. 직업이 모델이다 보니까 내가 특히 마르기도 했고, 같이 출연하는 형들이 몸이 너무 좋다. 풍철이형(이재윤)은 원래 육상선수였다는데, 팔뚝이 내 허벅지만하더라.
막심(리키 김)형은 한국말을 정말 잘한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 장난도 많이 치고 그러는데, 내가 “와썹맨-”하고 부르면 “하이!”하고 받아주고, “형!”하고 부르면 “왜?”그러고 받아친다.
박성수 감독님의 MBC <네 멋대로 해라>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신구 선생님도 나오셨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런데 우리 감독님은 화를 안내신다. 항상 “해볼까?”하고 부드럽게 말씀하신다. 지금까지 영화 작업을 하면서 만났던 감독님들도 다 착하고 좋으셨는데, 난 운이 좋은 것 같다.
배우로서 하정우 선배님을 되게 존경한다. 새로운 역할을 하나씩 할 때마다 그 전의 이미지는 전혀 남아있지 않고, 매번 새롭다. 거칠고 남성적인 이미지도 물론 멋있지만, 가장 먼저 그 연기력을 닮고 싶다.
M.net의 한 방송에서 꽃미남 차트를 발표 했는데, 내가 83위 정도를 한 적이 있다. 그거 전 세계에서 100명 뽑은 거다. 그 정도면 대단한 성적 아닌가! 하하하하.
MBC 에브리원 <지금은 꽃미남시대>를 하면서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개그맨 분들이나 가수 분들을 만나고 친해질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녹화 첫 날에는 개그맨 형들이 너무 웃겨서 배가 다 아프더라.
박명수 아저씨는 대본도 잘 안보시고, 세상 누구보다 솔직하신 분이라 처음 같이 방송 할 때는 당황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덕분에 내가 강하게 클 수 있었던 것 같다. 순발력도 좋아졌고. 그리고 카메라가 꺼지면 좋은 얘기도 많이 해 주신다. 이화여대 앞에서 한 인지도 테스트에서 성적이 안 좋았던 날에도 나는 속으로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명수 아저씨가 진짜 진지하게 “종현아, 처음에는 다 그런 거야. 나는 인마, 나이 먹었으니까 사람들이 알아보는 거고. 너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알려지고 그럴 거야”라고 위로 해 주시더라. 그 말씀을 들으면서 ‘딴 사람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어렸을 때 나는 서른 살에는 아빠가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기회만 된다면 빨리 결혼을 하고 싶다. 나는 내 자녀들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게 싫다. 생각해 보면 부모님은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은 하나도 주질 않으셨다. 그 고마움을 효도로 다시 갚아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얼마 전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다시 찾긴 했는데, 안에 있던 돈은 다 없어졌더라. 그렇게 돈을 많이 갖고 다니는 날이 잘 없는데, 하필 부모님께 드릴 돈이 있어서 많이 찾아놨다가 다 잃어버린 거다. 10만원도 넘게 있었다. 나에게는 정말로 큰돈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유독 친했는데, 그 중에서도 동반입대하기로 약속한 친구가 있었다. 내가 일 때문에 약속을 못 지켜서 지금은 그 친구 혼자 입대했다. 아마 훈련소를 막 마쳤을 거다. 휴가 나오면 내가 밥 사주기로 했다. 닭갈비 사 줘야지.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