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패션지 업계 만년 2위, 자신만의 스타일이 뚜렷한 남자 서우진에 의하면 명품 광고로 도배된 3류 잡지 <스타일>의 차장, 아니 이제 편집장. 늘씬하고 섹시하고 화려하고 요염하고 능력 있지만 후배들에게 ‘독수리 마녀’라 불리는 괴팍한 성품의 소유자다. 특기는 후배 볼 잡아당기기, 기사에 오타 내면 손가락 때리기로 인터뷰이와 자존심 싸움 붙으면 갯벌 개싸움도 불사한다.

“여자가 제일 매력 없어 보일 때가 언젠지 아니? 실수한 거 만회하려고 징징거릴 때”라며 언제나 전투적으로 일에 임하는 박기자, 민폐쟁이 후배가 애교랍시고 부려보아도 “코에 힘 빼. 어디서 코맹맹이 질이야?”라고 냉담하게 받아친다. 그런 박기자의 ‘잇 워드’는 바로 ‘엣지’, “초심으로 돌아가. 커피 심부름부터. 엣지 있게” 혹은 “영혼이라도 팔아서 엣지 있는 아이템들 건져 와” 등 어디 갖다 붙여도 엣지 있는 이 마법의 단어를 사용할 때는 앤 드묄미스터의 모델처럼 무심한 듯 쉬크한 표정으로 로우 톤의 보이스를 유지하고 엣지 있게 발음하는 것이 포인트다. 자신이 물 먹인 남자 인터뷰이와 옥신각신하다 기습 키스한 뒤 “입 다물라고 했잖아?”라고 화를 버럭 내는 박기자의 인생 모토는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싸이코 기질이 다분한데 “한번 시작한 기사는 냄비받침으로 쓰더라도 마침표 찍으라 그랬지!” “밟히더라도 니 기사는 끝까지 니가 지켜야지. 그런 깡도 없어?” 같은 정론을 펴는 모습을 보면 또 괜찮↗다. 어차피 이서정의 상사이지 내 상사도 아닌 것을.

갈래 : 머스트 해브 드라마, 잇 스타일, 보그체

[1점 문제]Q. “월급이 ( )야, ( )야? 왜 날로 먹어?”라는 박기자의 후배 에디터들을 향한 질책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를 모두 고르시오.

1) 광어
2) 육회
3) 생채
4) 산낙지
5) 도다리

[2점 문제]Q. 다음 중 ‘엣지’의 쓰임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1) 다음 번 경쟁 PPT는 엣지 있게 준비해.
2) 자장면? 짬뽕? 뭐가 더 엣지 있을까?
3) 어머, 너희 딸 참 엣지 있게 생겼구나!
4) 김연아의 스케이트 엣지는 역시 엣지 있어.
5) 너 이번 코 수술 참 엣지 있게 잘 됐더라.

[어쩐지 박기자가 부럽다고 느끼는 이들을 위한 주관식 문제]
다음 주어진 단어들을 사용해 평소 민폐 끼치는 선배, 후배, 동료에게 꼭 해주고 싶었지만 하지 못해서 화병 날 것 같았던 말을 다음 단어들을 사용해서 짧은 글짓기해 보시오.
(엣지, 돈, 금지, 찌질, 네버)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2점 문제 – 2
3점 문제 – 3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부장님이 또 회식 소집하면
껍데기 집 이제 지겹지 않아요? 오늘은 엣지 있는 데로 가죠.

* 친구네 집들이에 참석했을 때
집 좋다. 쉬크한데? 인테리어 분위기도 엣지 있다.

* 서민을 위하겠다더니?

라이어!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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