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 씨처럼 각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연습생 시절을 보냈고, 데뷔 전까지 가슴 졸였던 시간들이 있었잖아요. 계속 된다, 된다 하면서 안 되고 흘러간 시간도 있을 거고.
재범
: 네, 4년. (웃음)

사실 재범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비보이 팀으로 활동하면서 현지에서 메이저에 가고 싶은 꿈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한국에 오기로 결정했나요?
재범
: 원래 저는 가수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비보이 팀에 있었고 랩은 재미로 혼자 했지만 한국 음악이나 문화는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어느 날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오디션 하니까 나가 보라고 하셨어요. 엄마가 비 형을 되게 좋아하셨거든요. 그래서 오디션에 나갔는데 뽑혔고, 그 때 진영이 형이 남자 그룹을 만들 건데 저한테 래퍼랑 춤을 맡으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한국말도 잘 못하고 엄마랑 떨어져서 산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되게 많이 고민했어요. 한 3개월 정도 그러다 엄마가 미래를 위해 좋을 거라고 하셔서 한국에 왔는데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고 맨날 집에 가고 싶었어요. (웃음)

“모든 연령층이 다 아는 그룹으로 만들고 싶다”

그럼 결국 그 시간을 버티게 한 원동력은 뭐였나요?
재범
: 처음엔 되게 짜증났어요. 그 땐 어리고 철도 안 들었으니까 ‘뭐야. 나 정말 나가서 잘할 수 있는데’ 하면서. 음악 방송 보면 내가 이 사람보다 잘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연습을 하다 보니까 점점 부족한 부분이 더 보이는 거예요. 쉽게 말해, 진영이 형이 “네가 이 탑스타보다 잘 해?”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으니까 그만큼 더 열심히 연습하고, 제가 진짜로 준비됐을 때 나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준수 : 저랑 재범이가 들어와서 남자 그룹이 만들어진다고 했던 게 2004년이었는데 4년이 지나는 동안 데뷔가 무산된 적도 몇 번 있어요. 그래서 저는 도중에 힘들어서 게을러졌던 시간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처음에 여기 와서 시작했던 걸 생각하고, 다른 선배님들로부터도 ‘남자가 성공하려면 남의 집 문 앞에서 자는 한이 있더라도 이겨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 생각으로 버텼죠.
재범 : 그리고 저는 아마 가족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인생 다 걸고 학교도 그만두고 한국까지 왔는데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너무 실망스러우니까 그래서 끝까지 버틴 것 같아요.

닉쿤 씨는 외국에 와서 활동하고 있는데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는 어려움이나 한국 생활에 곤란한 점은 없나요?
닉쿤
: 저는 어릴 때부터 혼자 뉴질랜드로 유학을 가 있었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있는 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데뷔하고 처음 <야심만만 2>에 나갔을 때는 한국말을 잘 못하는데 어떻게 할까 많이 걱정했어요. 하지만 <스타킹>은 말을 잘 못 해도 몸으로 할 수 있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니까 좋아졌어요.

얼마 전에는 태국 공연에도 다녀왔는데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택연
: 처음 간 날 팬 미팅을 한다고 해서, 팬 분들 한 3,40명 정도 오셔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태국에 왔습니다” 하고 인사드리는 정도일 줄 알았는데 갑자기 개인 경호원들이 막 붙으시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그러지 않잖아요. 그러더니 건물 뒤쪽으로 들어갔는데 큰 쇼핑몰 1, 2, 3층에 팬들이 꽉 차있는 걸 보고 되게 놀랐어요.
준수 : 너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거에 대해 놀랐는데, 알고 보니 쿤이 태국에서 예전에 CF도 찍고 해서 유명하니까 쿤을 통해 2PM이 알려지고 그런 거더라구요. 정말 고마웠어요.

그렇게 국내외에서 상당히 열성적인 팬덤을 이루면서 2PM의 미래에 대해서도 좀 더 생각을 하게 됐을 것 같아요.
택연
: ‘10점 만점에 10점’ 때 까지만 해도 우리 이름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떴다! 그녀>를 하면서는 많은 분들에게 ‘와, 진짜 좋아!’ 라기 보단 ‘얘네들 괜찮다’ 라는 느낌으로 다가간 것 같아서 두 번째 앨범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곡을 받은 뒤에는 더 열심히 연습을 했죠.

인지도나 인기와 인정을 받는 건 다른 문제인데, 데뷔 2년차인 올해가 2PM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기일 것 같아요. 어떤 각오들을 하고 있나요?
재범
: 1집 때는 퍼포먼스 가수로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 하드한 퍼포먼스를 하는 팀이 잘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제 가수로서 좀 더 인정받으려면 라이브도 정말, 동방신기 선배님 같은 분들처럼 춤과 노래가 딱딱 맞으면서 거의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할 것 같아요.
준수 : 1집 때는 사람들이 저희를 ‘아크로바틱 하는 그룹’ 정도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겠지만 두 번째 싱글을 계기로 좀 더 성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강한 에너지를 그대로 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모든 연령층이 2PM을 다 아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이 일을 계속 하다보면 꿈이 더 커질 것 같아요”

2PM 이라는 아이돌 그룹은 어쩌면 각자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의 출발점일 텐데, 언젠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재범
: 어, 저는 그냥 미국에서 제 비보이 팀이랑 같이 연습하고 햄버거 먹고 다니고. 진짜 그러고 싶어요.
택연 : 그 때 형은 이미 늙었을 거야. 관절이 안 움직여서 안 돼. (웃음)
재범 : 아냐, 괜찮아. 저는 그게 지난 4년 동안 계속 하고 싶었던 거예요.

재범 씨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걸 그룹 춤을 보여 줄 때도 많은데 비보이 팀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겠네요. (웃음)
재범
: 그렇죠, 당연하죠. 거기서 배틀 나갈 때는 막 (인상 쓰고 동작 보여주며) 그랬는데, 지금 방송에서 “반짝 반짝 눈이 부셔 Gee Gee Gee Gee Gee~” 이런 거 상상도 못했죠. (웃음) 제가 한국에서 가수, 연예인이 되고 한국말 이렇게 잘 한다는 것도…
택연 : 잘 한다고?
재범 : 아니, 이렇게 많이 늘었다는 것도 저한테는 신기한 일이에요.
찬성 : 저는 연기하고 싶어요. 드라마든 영화든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택연 : 저…는…
재범 : 터미네이터.
택연 : 으하하!
우영 : 아이고, 인간에서 벗어나는구나. 인간에서.
택연 : 우선은 연기를 하고 싶고, 언젠가는 사업을 하고 싶어요.
재범 : 무슨 사업? 치킨 집?
택연 : 치킨 집은 우영이 거고. 옥K 엔터테인먼트 같은 거? (웃음) 해 보고 싶은 사업이 많아요.
재범 : 아들을 낳아서 리틀 터미네이터로…
택연 : 왜 자꾸 터미네이터라 그래! (웃음)
준호 : 저는 카니에 웨스트처럼 솔로 가수로도 널리 알려지고, 제 이름을 건 패션 브랜드도 만들고 싶고, 작곡을 공부해서 음악을 팔고 싶기도 하고.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영어 공부도 되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닉쿤 : 진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 영어 인터뷰 봤어요. “마이 네임 이즈 투 피엠”이라고 하는. (웃음)
준호
: 아아악!!
우영 : 너 그거 영원히 갈 것 같아.
택연 : 그것 때문에 열심히 하게 됐어요. 여기 오기 전에도 공부 했어요.
준호 : 아아악! 아무튼 영어도 열심히 해서, 정말 기회 되면, 외국 드라마에도 요즘은 아시아인들이 많이 출연하는 추세니까 연기도 하고 싶구요.

그리고 우영 씨는…
찬성
: 우영이는 치킨 장사!
우영 : 아니, 치킨은 시켜먹을 거구요. (웃음) 저는 같이 계속 하다보면 꿈이 더 커질 것 같아요. 그래서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큰 꿈을 가질 것 같고, 일단 준호랑 비슷하게 음악과 쭉 같이 살면서 춤을 좋아했던 열정도 제 몸이 굳을 때까지 계속 쏟고 싶어요.

닉쿤 씨 같은 경우는 태국에서도 연기 같은 개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닉쿤
: 네, 연기 정말 하고 싶고, 할리우드도 가보고 싶어요. 그게 안 되면 가족들이랑 사업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식당 같은 것도 괜찮구요.
준호 : 쿤스 레스토랑?
닉쿤 : 응, 그런 거요.
준수 : 저는 지금 가수가 된 것도 음악을 사랑해서니까, 음악적으로 뭔가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하고 싶은 건 많은데 구체적으로 뚜렷하게 ‘이거 하나를 해야지’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웃음)
찬성 : 그냥 세계정복 하고 싶다고 해
준호 : 로또 곡 만들고 싶다고 해~
재범 : 빌보드 1위!
택연 :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 세계정복? (웃음)

인터뷰. 최지은 (five@10asia.co.kr)
인터뷰. 강명석 (two@10asia.co.kr)
인터뷰. 윤희성 (nine@10asia.co.kr)
정리. 윤희성 (nine@10asia.co.kr)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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