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욱 씨는 이번 앨범에서 발라드 곡에 많이 참여했는데, 전하고 비교해보면 어떤 부분이 달라진 것 같나요?
려욱
: 3집이 되면서 제 스타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 색깔이 나와야 하는데 다른 가수의 모창이 나오니까. 예성이 형이나 규현이나 셋이서 되게 많이 고민도 하고, 규현이하고 저는 중국에서 슈퍼주니어 M을 하면서 짬짬이 녹음을 한 거라 한국 가는 날은 녹음하러 가는 날 이런 식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집에 가기 전에 녹음실 먼저 가고. 그러면서 제 색깔을 찾은 거 같아요.

려욱 씨는 보컬리스트인데도 팬들이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에서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아요.
시원
: 숨은 공신이에요. (웃음) 저도 촬영할 때 려욱이한테 물어봤어요. 어떻게 하냐고. 그러니까 한 마디로 대답하더라구요. 느끼는 대로 할 뿐이라고.
일동 : 오~
시원 : 그래서 제가 많이 배웠어요. (웃음)
려욱 : 사실 연기하는 멤버들이 많아서 보고 배운 게 많아요.

“20대 중반이지만 마음은 중, 고등학교 때에서 멈춘 것 같아요”

<꽃미남 연쇄 테러 사건>에서 나레이션으로 ‘우린 고삐리다’라는 말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슈퍼주니어는 보통 고삐리(웃음)들 생활하고는 다르지 않았나요?
동해
: 솔직히 고등학교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죠. 중3때부터 학교에 잘 못나갔으니까. 일어나면 학교, 끝나면 사무실. 새벽 1,2시 집. 데뷔하기 전까지 그렇게 지냈죠.
성민 : 몇 년 동안.
동해 : 그때도 불만 같은 건 없었고, 오히려 집에 가라고 해도 좀 더 한다고 했죠. 우리끼리 문 잠그고, 속옷만 입고 연습도 하고. 고등학교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건 아쉽지만 그 시간들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해요.

<꽃미남 연쇄 테러 사건>에서 다 같이 영화를 찍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동해
: 규현이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많이 참여 못했지만, 같이 뭔가 한다는 게 너무 좋았죠. 13명 전부 “어, 당연히 해야지” 이런 분위기여서.

그룹으로 함께 활동할 때가 아니면 각자 바쁜데, 평소에 함께 지낼 시간이 있나요?
동해
: 저녁이나 새벽에 있죠. 새벽에 일단 같이 밥을 먹어요. 사우나도 가고. (웃음)
려욱 : 특이 형은 사우나에 가요.
동해 : 고령자시니까. (웃음) 밥을 먹고 자기 전에 딸기 주스에 우유를 갈아줘야 해요. (웃음)
이특 : 전 그래요. 동해야, 형은 꿀을 넣어줘 이래요. (웃음)
려욱 : 아침에는 산삼 챙겨줘야 하고 (웃음) 농담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먹고 자는 건 집에서 하는 거네요.
이특
: 갈 데가 없으니까요. 사실 저는 집이 은평구라 가까운 편인데도 집에 안 간지 6개월이 넘었어요. 이제 집보다 숙소가 더 편해요. 집에 가면 짐도 없고, 할 것도 없어요.
동해 : 같이 밥을 먹지 않으면 혼자 밥을 먹어야 하거든요. 다 나가서 노는 성격도 아니어서 같이 있지 않으면 심심해하거나 우울해져서 서로 먼저 밥 같이 먹자고 해요.
이특 : 숙소에서 려욱이가 음식을 되게 잘해요. “딸기 먹을래?” 이러면서 딸기도 씻어주고.

멤버들끼리 굉장히 각별해 보여요.
이특
: 저랑 동해, 은혁이는 햇수로 10년째 아는 거구요. 성민이는 9년째에요. 저희 나이가 20대 중반이지만, 중, 고등학교 때 만나서 마음은 그 때 멈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 미성숙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때의 감정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성민 : 철이 덜 들었어요. (웃음)

이특 씨는 그룹에 대한 애착이 많다고 느껴진 게, SBS <스타킹>에서 규현 씨가 노래를 부를 때 울었던 걸 본적이 있어요.
이특
: 제가 규현이가 교통사고 났을 때 같이 있어서 자세한 정황을 다 알고 있었거든요. 그걸 알고서 규현이를 보니까 감정이 그렇게 되더라구요.
성민 : 또 운다. 왜 울리세요. (웃음)

“외국에선 대화할 때 되게 웃겨요, 영어 쓰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중국어 쓰고”

규현 씨는 이제 몸은 괜찮나요? 큰 부상이었는데 걱정이 많았겠어요.
규현
: 몸은 전혀 문제없어요. 그 때 제가 부상으로 2집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 병원에 세 달 누워 있는 동안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중간에 수술 받고 다시 활동하고 그랬죠.
시원 : 그래서 무대에 설 때마다 불안했어요. 한 번은 규현이가 무대에 비틀거리면서 나왔어요. 제 파트 끝나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규현이가 살짝 휘청 했어요. 순간적으로 ‘생방인데 이거 안고 뛰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특 : 의사 선생님이 규현이가 회복한 게 기적이라는 말도 했어요. 저하고 규현이가 같은 병원에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둘 다 회복 상태가 빠르고 좋다. 보니까 이특 씨는 젊고, 규현 씨는 어려서…
일동 : 하하하하.
이특 : (웃음) 그래서 굉장히 좋다고 했어요.
시원 : 젊으니까 좋으시겠어요. (웃음)

13명이 같이 있으면 다툴 때도 많을 텐데, 서로 의견 조율은 어떻게 하나요?
동해
: 13명이라, 서로 의견을 내다보면 좋은 의견이 나와요. 그러면 다른 멤버들도 잘 받아들이고. 다투기도 하지만 재밌게 놀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멤버들하고 같이 있으면 늘 좋죠. 그래서 아시아에서도 잘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구요.

처음 중국 활동 할 때는 어땠나요? 한국하고 워낙 환경이 다른데.
규현
:신기했죠. 저는 중국에서 외국인이잖아요. 그런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환호해주는 게 감동적이었죠.

어제는 중국어를 하고, 오늘은 태국어를 하는 상황도 있을 텐데, 그런 식의 활동이 감당이 되던가요?
규현
: 저란 사람을 좋아해 주는 팬들을 보면서 정말 많이 사랑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이특 : 저는 슈퍼주니어 t로 일본 활동을 해서 일본어를 배우다 아시아 투어로 중국에 갔는데 저도 모르게 ‘하이’가 나오고. (웃음) 중국에 있다 태국 가니까 ‘니하오’를 해야할 지 ‘싸와디캅’을 해야할 지 헷갈리더라구요.
시원 : 대화할 때 되게 웃겨요. 영어 쓰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중국어 쓰고.

전에 태국에 간 적이 있었는데, 백화점 벽 전체에 슈퍼주니어 사진이 걸려 있던데요.
이특
: 저흰 너무 기분 좋은 게, 저희가 가면 기대 이상으로 더 잘 해주세요. 꼭 80년대 말에 홍콩 배우들이 한국에서 CF찍었을 때 같은 느낌?

그런 얘기하면 나이 들어 보이는데, (웃음) 기억 못하는 척 하세요. (웃음)
이특
: 하하. 그럼 저희 할머니한테 들은 걸로 할까요? (웃음) 아무튼 외국에 나가도 너무 열렬히 응원을 해주시니까요. 저희가 전에 오토바이 CF를 하나 찍었었는데, 그게 태국에서 최다 판매가 됐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슈퍼주니어 이름을 딴 오토바이가 출시됐다고 해서 이틀 전에도 태국을 다녀왔는데, 정말 감격스럽죠.
성민 : 직접 말하기는 민망하지만, 한국에서 활동 할 때는 팬들하고 자주 만날 기회가 있으니까 언제나 따라오지는 않아요. 그런데 태국은 가끔 가서 그런지 그곳 팬들이 저희가 있는 며칠 동안 항상 따라다녀요. 백화점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움직일 수 없는 정도로.
이특 : 그래서 가능하다면 언어를 더 완벽하게 해서 저희만의 버라이어티 쇼를 아시아 전역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지금 너무 행복하니까 이 상태로 쭉 달려갔으면 좋겠어요”

시원 씨는 영화 <묵공>을 찍으면서 혼자 해외에서 촬영을 했는데, 어떤 기분이었나요?
시원
: 일단 책임감이 더 생겨요. 제가 실수하면 저 하나로 우리 팀 전체에 마이너스가 되니까. 그리고 <묵공> 찍을 때는 심적인 부담이 많았죠. 촬영장에 가면 네 가지 언어를 썼거든요. 중국, 일본, 영어, 한국어. 사방팔방에서 다른 언어가 들리니까 정신없죠. 그리고 그 때 한창 슈퍼주니어 데뷔 준비를 하던 때라 밤새서 촬영하고 공항으로 가는 잠깐 자고, 다시 비행기 타서 눈 감고. 그러다가 눈 떠보면 한국이었어요. 이런 생활이 한 달 반 정도 반복되다보니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죠.

안성기와 유덕화라는 전설들과 같이 영화를 찍은 기분은 어땠나요? 안성기 씨가 특별히 조언해준 것은 없었나요?
시원
: 안성기 선생님 같은 경우는 한마디로…. “(안성기 목소리를 흉내 내며) 그냥 편하게 해”였어요. (웃음) 제가 지금 같으면 감히 그러지 못했을 것 같은데, 그 때는 제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했어요. 그러면 항상 선생님이 왼쪽 손에 해바라기 씨를 들고 드시면서 “편하게 해” 그러셨죠. 그리고 유덕화 선생님은 첫 신 찍을 때까지 같이 영화를 찍는다는 게 실감이 안 났어요. 영화 첫 신의 첫 테이크를 찍고 나니까 그제서야 실감이 나면서 다리가 떨리더라구요. 사실 그 때 유덕화 선생님하고 같이 찍었던 신이 가장 중요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쉽죠.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각자 개인 활동에서 많은 걸 보여주는데, 각자 생각하는 길이 있나요?
이특
: 다른 멤버들의 생각은 알 수 없지만, 팀을 단단하게 하고 싶어요. 개인이 잘나서가 아니라 뿌리가 단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국내에서 슈퍼주니어라는 팀 자체에 좋은 일이 생기고 명성이 생겨야만 해외에서 반응도 더 좋아지는 거 같구요. 그래서 동해 말처럼 30~40대까지 계속 앨범 활동을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MC에 관심이 많구요.
성민 : 저는 기회가 된다면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려욱 : 싱어송 라이터요. 고등학교를 작곡과를 나오기도 했고, 계속 곡을 쓰고 있어요.
동해 : 연기도 하고 싶고, 멤버들한테 각자 하나씩 곡을 선물로 주고 싶어요. 그게 앨범에 실리느냐 마느냐는 건 상관없고.
규현 : 저는 어리기 때문에 (웃음) 이것저것 다 도전해보고 싶어요.

규현 씨는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이 화제던데요. 다시 공부를 해볼 생각은 있나요?
규현
: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웃음)
이특 : 규현이 아버지께서 큰 입시학원 원장님이세요.

오, 입시 학원을 운영하는 아이돌? (웃음)
규현
: 차기 원장인거죠. (웃음)

광고가 필요 없겠군요. (웃음)
규현
: 원장이 학원 홍보물 찍고. (웃음)
시원 : 저는 계획 세우는 것도 좋은데. 그대로 안 되면 실망할 수 있어서, 그냥 어떤 일이 주어지든 열심히 하고 인정받는 최시원이 되고 싶어요.
일동 : 우오오오.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특 씨가 답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슈퍼주니어는 앞으로 어떤 팀이 되고 싶은가요?
이특
: 지금처럼만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각자 열심히 하고, 뭉칠 때는 열심히 뭉쳐서 활동하고. 이게 10년, 20년 반복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너무 행복하기 때문에 어떻게 달라지기 보다는 이 상태로 쭉 달려갔으면 좋겠어요.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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