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제공=JTBC ‘검사내전’
제공=JTBC ‘검사내전’
호러부터 시트콤, 리얼리티, 드라마까지 모두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에서 만날 수 있다.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각양각색 장르 활용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극과 극 매력의 앙숙 검사 이선웅(이선균 분)과 차명주(정려원 분)를 필두로 작은 지방 도시 진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생활밀착형 이야기를 다루는 ‘검사내전'(극본 이현·서자연, 연출 이태곤).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름을 유발하고, 폭소를 터트리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다.

◆ 호러

이선웅이 전하는 진영 가족들의 소개로 막을 연 ‘검사내전’은 이어 등장한 ‘굿값 사기 사건’으로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5년 전, 엄마의 하이힐을 신고 놀던 여자아이가 실종된 사건이 미제로 남았고, 당시 담당 검사가 쓰던 309호 검사실에서는 밤마다 정체 모를 ‘또각또각’ 소리가 들려온다는 진영지청의 괴담이 안방극장에도 울려 퍼졌다. 귀신에 씐 듯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발이 아파요”라며 중얼거리던 무속인 역시 폭소와 소름을 동시에 선사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장르의 반전을 선보이며, 신선한 드라마의 등장으로 ‘검사내전’이 시청자의 뇌리에 새겨진 순간이었다.

◆ 시트콤

‘검사내전’에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웃음이 적재적소에 숨어있다. 주인공 선웅은 시작부터 군사시설에서 낚시를 하다가 경찰에 체포되는가 하면, 때때로 밉지 않은 찌질함을 드러내 방심한 시청자들을 빵 터트리고 있다. 연쇄 살인범이 아닌, 연쇄 ‘사기범’ 할머니 사건은 나름의 이유로 만만찮은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 검사들의 사연과 버무려져 유쾌함을 더했다. 또한 냉철했던 명주가 의외의 코믹한 모습을 드러낸 ‘산도박장 사건’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도박의 맛을 알아버린 명주가 ‘장땡’에 눈이 멀어 패를 확인하기 위해 초점을 잃고 돌진하는 장면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 리얼리티

판타지 대신 리얼한 현실의 씁쓸함을 선택한 ‘검사내전’. 임금체납의 피해자가 홧김에 사장에게 상해를 입혔다가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 ‘정수실업 사건’, 오윤진(이상희 분)의 분투를 가감 없이 보여준 ‘워킹맘’ 에피소드는 현실을 200% 반영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무엇보다 휴직을 권하는 시어머니에게 “어머니 눈에 제가 하는 건 일도 아니고, 전 검사도 아니죠?”라는 속내를 끝내 삼키던 윤진. 일과 육아에 치여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설움을 눌러 담은 이 장면은 현실 워킹맘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 드라마

명주는 언제나 완벽한 면을 보여줬기에 ‘무량동 사건’으로 밝혀진 그의 과거는 더욱 마음 아팠다.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와 당하기만 하던 엄마로부터 홀로 도망쳤던 명주. 오랜 죄책감을 마주하고 드디어 이뤄진 엄마와의 재회는 보는 이의 가슴마저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선웅은 일을 핑계로 무관심했던 아들의 학교 폭력 가해자로서의 이면을 봤고, 검사와 아버지의 갈림길에서 심리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어려운 길이지만, 옳은 결정을 내린 그 선웅에게 시청자들도 응원을 보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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