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제공=에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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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에서 엘리트 검사 차명주를 연기하는 배우 정려원의 새로운 얼굴이 반갑다.

‘검사내전'(극본 이현·서자연, 연출 이태곤)에서 빠르고 정확한 일 처리와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태도로 어떤 사건이든 출중한 능력을 보여줬던 스타 검사 차명주. 새롭게 둥지를 튼 진영지청에서도 “던지면 월척, 스치면 구속”하는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매사 냉철하고 절대 틈을 보이지 않아서인지 사람 냄새나는 형사 2부 직장인 검사들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퍼즐 같았다. 그런 그가 지난 방송에서 손맛 본 타짜에서 아무도 몰랐던 과거까지 새로운 면을 드러냈다.

산 도박장 급습을 위해 잠입 수사에 돌입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앙숙인 이선웅(이선균 분)의 ‘딱밤’ 특강을 이겨내고 화투를 연마하는가 하면, 도박장에 들어가기 위해 모집책인 문희숙(김선화 분)에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등 뻔뻔한 언더커버로의 활약을 가감 없이 펼친 것. 특히 도박장에 입성한 명주는 자신이 돈을 걸었다 하면 판돈을 쓸어 담는 무패행진이 이어지자 현장 급습도 잊고 열중했다.

그뿐만 아니라 참다못한 형사2부가 진압을 시작한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홀린 듯 돈을 걸었던 패를 확인하려던 명주. 늘 이성적이고 냉철한 줄만 알았던 명주가 보여준 반전 매력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명주의 상처 많은 과거도 드러났다. 40년간 가정폭력을 당해온 할머니가 남편을 살해한 ‘무량동 사건’을 맡은 뒤, 소환 조사를 진행하던 그는 어쩐 일인지 냉정함을 잃고 피의자를 감정적으로 다그쳐 그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곧이어 밝혀진 명주의 속사정은 충격적이었다. 산도박장 피의자 중 한 명으로 등장한 명주의 아버지가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이었고, 명주는 늘 당하기만 하는 엄마를 외면하고 집을 나왔던 것이다. ‘무량동 사건’이 명주의 가슴 깊숙이 묻어둔 상처를 들췄고, 오랜 시간 외면해온 엄마에 향한 죄책감을 자극했다. 10여 년 만에 재회한 명주 모녀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정려원은 ‘산 도박장’ 잠입 수사와 ‘무량동 사건’으로 안방극장에 웃음과 더불어 가슴 먹먹한 눈물까지 선사했다.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어도 인간미 하나는 진국인 직장인 검사들 사이에서 튀어나온 돌 마냥 이질적이었던 그가 드디어 냉정한 이성을 한 꺼풀 벗어냈다. 차명주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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