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OCN ‘타인은 지옥이다’ 방송화면. /
OCN ‘타인은 지옥이다’ 방송화면. /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가 지난달 31일 베일을 벗었다. 동명의 웹툰 원작을 영상으로 구현해 시청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의 첫 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3.8%, 최고 4.2%를 기록했다. 남녀 2549 시청률은 평균 2.8%, 최고 3.3%를 나타냈다.

이날 방송은 “이건 내가 고시원에서 쓰기 시작한 소설이었다”라는 윤종우(임시완 분)의 회상으로 시작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늦은 밤, 고시원 303호에 들어선 종우가 복도 끝에서 포착된 인기척에 재빨리 문을 닫았는데, 곧이어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의 그림자가 방 문틈 사이로 보였다. 방문 밖으로 튕겨나가고 정신을 잃은 듯 축 늘어진 종우는 괴한에게 끌려갔고, 바닥에 내팽겨진 뒤 눈을 뜬 순간 괴한이 그에게 장도리를 내리쳤다.

섬뜩한 분위기에서 시간은 종우가 고시원에 들어오기 전 과거로 돌아갔다. 대학 선배로부터 인턴 제의를 받고 상경한 종우. 가뜩이나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앞으로의 생활이 까마득한데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 액정이 깨져버렸고, 비싼 수리비까지 지불하고 말았다. 보증금을 모으기 전까지는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싼 가격의 고시원을 찾던 종우는 ‘월 19만 원’이라는 에덴 고시원 정보를 발견했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한참 걷고 높게 경사진 계단을 올라야 보이는 낡은 건물의 3층. 천국의 이름을 가진 고시원은 첫인상부터 을씨년스러웠다. 낮과 밤이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볕이 들지 않는 복도와 한눈에 봐도 낙후된 시설, 게다가 종우가 들어갈 303호에 살던 사람은 자살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찜찜했지만, 결국 ‘보증금을 구할 때까지만’이라며 고시원 입주를 결정했다.

고시원에 살고 있던 이웃들은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좁은 복도에서 부딪혔다는 이유만으로 첫 만남부터 화를 내더니, 방안에서는 통화하지 말라며 “앞으로 내 눈에 안 띄게 조심해라”라고 으름장을 놓은 310호 조폭 아저씨 안희중(현봉식 분), 기괴한 웃음소리에 말을 더듬으면서 여기저기 비비탄 총을 쏴대는 306호 변득종(박종환 분), 이유 없이 불쾌한 시선을 보내는 313호의 홍남복(이중옥 분), 어두운 복도가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긴 터널 안 같지 않느냐”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기묘한 남자 302호 유기혁(이현욱 분)까지. “여기 사람들 다 착해”라는 고시원 주인 엄복순(이정은 분)의 말과는 다르게 이웃들은 온통 종우의 신경을 거스르는 사람들뿐이었다.

이날 종우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 건 고시원과 이상한 이웃들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서울로 불러들인 선배 신재호(차래형 분)는 특유의 비꼬는 말로 종우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또한 어째서인지 군 시절이 떠올라, 행인들의 싸움판에 뛰어든 그는 매우 날카로웠다. 이렇게 되는 일이라곤 없었던 이상한 하루의 끝, 고시원으로 돌아간 종우는 말도 더듬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빌린 샴푸를 마구 낭비하는 변득종이 불쾌했고, 이 모든 짜증을 담아 홍남복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또 다시 묘한 눈빛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그에게 “재수 없게 뭘 쳐다보고 있냐”고 외친 것. 그날 밤 종우의 방문 앞에 선 홍남복은 나직하게 “죽일까, 말까”를 읊조렸다.

“이제 그만 죽여줄까? 그래, 어떻게 죽여줄까? 말해봐”라는 이상한 환청이 들리는 꿈을 꾸던 종우는 소란에 잠을 깼다. 복도에서는 안희중이 변득종의 멱살을 잡고 뺨을 내리치고 있었다. 자신의 방에서 비비탄 총알을 발견한 그가 “왜 내 방에 들어왔느냐”며 화를 냈다. 그런데 반대쪽 복도에서도 변득종이 등장했다. 양 복도의 끝에 선 두 명의 변득종, 두 사람은 변득수·변득종 쌍둥이였다. 앞서 종우의 샴푸를 빌려 쓴 이는 변득수(박종환 분)였고, 그가 안희중과 시비가 붙었던 것이다. 머리끝까지 화가 나 이번에는 진짜 변득종을 향해 가는 안희중을 “진정하시죠”라며 가로막은 이는 유기혁이었다. 묘하게 변득종의 편을 들며 안희중의 손목을 움켜쥔 유기혁의 얼굴에는 섬뜩한 미소가 가득했다.

영화와 드라마의 특별한 협업으로 탄생한 영상미와 흥미로운 전개, 배우들의 열연이 조화를 이루며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타인은 지옥이다’. 시청자들도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며 호응을 보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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