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에 출연하는 방송인 정준하. / 제공=샘컴퍼니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에 출연하는 방송인 정준하. / 제공=샘컴퍼니
방송인 정준하가 지난 8일 막을 올린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을 통해 약 3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그는 “오로지 공연에만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정준하는 “무대에 오르는 게 오랜만이어서 걱정이 컸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울렁증과 공포감도 생겼는데, 프리뷰 공연을 무사히 마치면서 조금 극복했다”고 안도했다.

정준하가 선택한 ‘시티오브엔젤’은 1940년대 미국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자신의 탐정소설을 영화 시나리오로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가 스타인의 이야기다. 스타인과 그가 만든 시나리오의 주인공 스톤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극중극 형식이다.

브로드웨이 버지니아 극장에서 1989년에 처음 공연됐고, 1990년 토니 어워즈 6개 부문 석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8개 부문을 수상했다. 1993년에는 웨스트엔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의 베스트 뉴 뮤지컬상에 빛나는 작품이다. 지난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에서 초연됐고, 올해 국내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정준하는 극중 영화 제작자 버디와 영화계의 대부 어윈 역을 맡는다. 극중극 형태여서 모든 배우들이 1인2역이다. 더불어 미국이 배경이어서 국내 관객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장면은 대사와 상황 등을 조금씩 수정했다고 한다. 여기에 정준하는 자신의 유쾌한 매력을 살려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주변에 이 작품에 대해 물었어요. 대다수가 ‘정말 좋다’고 하더군요. 이 작품을 잘 해내면 앞으로 더 많은 뮤지컬을 할 수 있을 거라고요. 반면 잘 못하면 뮤지컬계에서는 이제 끝이라고 했죠, 하하. 보컬 레슨까지 받으면서 노력했습니다. 왜 노래를 배우는지 알겠어요, 확실히 발성이 달라져요. 스스로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뮤지컬에 애착이 강한 정준하는 2007년 ‘헤어스프레이’를 시작으로 2008년 ‘라디오스타’, 2009년 ‘형제는 용감했다’, 2013년 ‘스팸어랏’, 2015년 ‘형제는 용감했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이번 ‘시티오브엔젤’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초연’이어서다.

정준하는 “국내에서는 처음 공연되는 작품이어서 누구를 따라할 필요도 없고, 내가 만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며 “무엇보다 역할에 몰입하려고 애썼다. 극중 스타인을 괴롭히는 장면에서는 최대한 ‘나쁜 사람’처럼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다. 초연이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만드느냐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같이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도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 이유였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때와 비슷했어요. 그때도 출연을 고민할 때, 아버지와 어머니 역을 각각 이순재, 나문희 선생님이 맡고 아내 역은 박혜미 씨가 많는다고 해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거든요.(웃음) ‘시티오브엔젤’도 최재림, 강홍석부터 백주희, 리사, 박혜나 등등 ‘드림팀’이 모였잖아요.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죠.”

정준하는 두 달째 ‘시티오브엔젤’의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연기에만 몰입하고 뮤지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티오브엔젤’의 배우들과 있는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함박 미소를 지었다.

‘시티오브엔젤’은 오는 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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