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제공=몬스터유니온, 원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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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당선된 KBS2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현 김민태)의 양정국(최시원). 첫 회에서 잘나가는 사기꾼으로 등장했던 정국을 보며 “사기꾼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되지?”라고 의문을 가진 시청자들이 이제는 그가 여의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하고 있다. 출마 후 당선까지, 끊임없이 성장해온 정국의 여정을 지켜봐와서다.

‘국민 여러분!’ 제작진은 지난 6주간 시청자의 마음을 흔든, 사기꾼 양정국의 변화 순간들을 공개했다.

◆ “돈으로 때리지 말자.”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선거 전문가 김주명(김의성)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가 지명한 건물로 ‘부동산 사기’를 성공시켜야 했던 정국. 상권이 죽어 제값을 하지 못하는 건물을 1.5배의 가격으로 팔아야 했고, 사기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부동산 사기는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평생을 노점상에서 일만 하다 로또에 당첨된 순진한 부부가 건물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이다.

자신에게 사기당해 눈물을 흘릴 이들을 향해 약간의 미안함을 담아 “돈 많이 버셔야죠. 월세도 올려 받으시고요”라고 말한 정국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들었다. 월세는 앞으로도 올리지 않겠다는 노점 부부는 “돈으로 때리지 않겠다”고 했다. “맞아봐서 알아요. 주먹에 맞은 상처는 금방 나아도, 돈에 맞은 상처는 평생 낫지 않더라”고. 앞에 앉은 이가 사기꾼임을 짐작도 하지 못하는 노점 부부가 전해온 순박한 마음, 오랜 시간 돈과 사기로 누군가를 상처 줬던 정국에게 변화의 씨앗이 심어진 순간이었다.

◆ “인생이 걸린 일에는 사기치지말자.”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에 돌입한 정국은 고민이 많았다. 박후자(김민정)로부터 자신과 미영(이유영)의 안전을 지키려면 당선이 되어야 하는데, 첫 사전 여론조사로 고작 3.9%의 지지율을 얻은 것.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낮아도 너무 낮은 결과로 막막한 마음만 가득했던 정국은 아버지 양시철(우현)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저를 찍어줄까요?”라고 말이다.

이에 시철은 “유권자한테 거짓말 하지 마”라고 대답했다. “안 좋은 데 좋은 척하지 말고, 듣기 좋으라고 맘에 좋은 말 하면 안 되고, 상황 모면하려고 사람 바보 만들면 안 된다”면서 “인생이 걸린 일에는 사기 치지 말라”고 했다. 거짓말로 돈은 얻어도 사람 마음은 얻을 수 없다는 것. 이는 국회의원 후보로 국민 여러분 앞에 선 정국이 듣기 좋은 공약보다는 과격한 진실을 말하는 ‘용감하게 지키는 용감한 후보’가 되는 데 원동력을 준 조언이었다.

◆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정국이 변화가 명확히 드러난 건 지난 방송에서 박후자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난 이후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사기꾼이 국회의원 된다는 게 가당키나 하냐”며 “이쯤에서 한상진(태인호)을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사퇴해”라고 지시한 박후자. 자신도 모르게 변화하며, 선거운동에 진심을 담게 되었던 정국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지만, 방법이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박후자가 망설임 없이 미영에게 ‘양정국=사기꾼’이라고 폭로할게 자명했기 때문이었다.

국회의원 후보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밤, “그동안 수고했다”는 주명에게 정국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진심을 털어놨다. “국회의원 나가는 게 가장 하기 싫은 일이었는데, 제가 하기 싫은 일을 하니까, 사람들이 되레 행복해하더라”고. 거짓말이 아닌 진심을 이야기하는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국민들을 만나며 성장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라는 고백. 더 이상 그저 그런 사기꾼이 아닌 국회의원 후보 양정국이 시청자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은 순간이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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