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오정연 인스타그램
사진=오정연 인스타그램
방송인 오정연이 카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창업할 계획을 밝혔다.

오정연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카페에서 찍은 사진 여러 장과 글을 게재했다. 오정연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정든 카페 아르바이트를 그만둔다. 작년 10월 첫 출근을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시간이 참 빨리 흐른듯 느껴진다”라고 남겼다. 또한 “처음 시작할 땐 언제까지 하겠다는 계획도,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도 전혀 없었다. 대학 때 너무나 하고싶었던(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카페 알바를 더 이상 지체하면 평생 못할 것 같아 무턱대고 돌입했다”라고 말했다.

사진=오정연 인스타그램
사진=오정연 인스타그램
오정연은 “졸업 후 아나운서로 입사해 줄곧 방송만 해온 제게 카페 일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가게가 직장가에 위치해있어 대부분 단골손님들이라 정겨웠고, 음료를 만들어드리면 즐거워하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엔돌핀이 솟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힘들기도 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저녁형 생활패턴에 익숙해진 터라 오전 7시30분 출근은 매일 해도 적응이 안 되는 일이었고, 방송 스케줄이 바쁠 땐 양쪽 다 소화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쳤고, 초반엔 음료 제조가 서툴러 실수도 많이 하며 자책을 거듭했다”고 되돌아봤다.

오정연은 “매일 6시간을 투자한 결과, 전혀 예상치 못한 수확들도 많았다”며 형식적으로 만나자고 했던 지인들을 만난 것, 대중들이 관심을 가져준 것, 가게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것 등 세 가지의 ‘수확’에 대해 털어놓았다. 오정연은 “스스로를 믿고 창업에 도전해보기로 최근 결정을 내렸다”며 “적성에 맞는 카페 일을 통해 저도 즐겁고, 많은 분들께도 즐거움과 위로를 드릴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여러 위험부담이 따르고, 초보자에겐 두렵고 생경한 일 투성이일테니 무리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만 시작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오정연은 “인생 참 모르는 것 같다. 저는 아직도 제가 아나운서 된 것도, 프리랜서한 것도, 늦게나마 알바한 것도, 사업을 해보려는 지금 마음도 신기하게 느껴진다”면서 “연속되는 예상치 못한 일들에 대응하는 내 결정을 믿고 내가 토닥여주며 따라가는 게, 그게 인생 아닐까”라고 말했다.

사진에서 오정연의 커피머신을 뒤로 손을 활짝 펴고 미소 짓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하늘색 셔츠와 하얀색 바지를 입고 카페 앞에 서서 밝게 웃고 있다. 이외에도 오정연은 카페를 찾은 지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리기도 했다.

오정연은 2006년 KBS 아나운서실에 32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2015년 퇴사했다.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최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 이하 오정연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전문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정든 카페 아르바이트를 그만둡니다. 작년 10월 첫 출근을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시간이 참 빨리 흐른듯 느껴지네요.

처음 시작할 땐 언제까지 하겠다는 계획도,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도 전혀 없었어요. 대학 때 너무나 하고싶었던(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카페 알바를- 더 이상 지체하면 평생 못할 것 같아 무턱대고 돌입했죠.

거기에 1. 아침시간을 게을리 쓰지 않고 2. 쳐지기 쉬운 일상에 활기를 얻고 3. 돈도 벌 수 있고 4. 커피 및 음료 제조법까지 익힐 수 있다는 장점까지 떠올려보니 안 할 이유가 없더군요.

그래서 알바몬에서 1. 집에서 가까운 곳 2. 소화 가능한 시간(방송 스케줄이 오후나 밤이라 오전 시간대)이라는 조건을 걸어 업체를 필터링한 뒤 그에 맞는 가게의 면접을 보고 합격했습니다. 면접 때 사장님께 혹시나 오전 방송 스케줄이 잡히면 빼주실 수 있는지 여쭤봤고, 다행히 오케이해주셔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진짜 감사했어요!

졸업 후 아나운서로 입사해 줄곧 방송만 해온 제게 카페 일은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가게가 직장가에 위치해있어 대부분 단골손님들이라 정겨웠고, 음료를 만들어드리면 즐거워하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엔돌핀이 솟더군요.

물론 힘들기도 했죠.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저녁형 생활패턴에 익숙해진 터라 오전 7:30 출근은 매일 해도 적응이 안 되는 일이었고, 방송 스케줄이 바쁠 땐 양쪽 다 소화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쳤고, 초반엔 음료 제조가 서툴러 실수도 많이 하며 자책을 거듭했었죠.

하지만, 매일 6시간을 투자한 결과- 전혀 예상치 못한 수확들도 많았어요!

첫째, ‘조만간 보자’며 다소 형식적인 톡을 나눴던 지인들을 실제로 보게 되더군요. 따로 약속장소나 시간을 정하지 않아도되니(근무시간에는 늘 가게에 있으니까)- 만남이 쉽사리 이뤄져서 반가운 얼굴들을 단시간에 정말 많이 만났고, 자연스레 에너지도 듬뿍 얻었어요. 동갑내기인 사장님과도 친한 친구가 되었고요.

둘째, 대중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더군요. 전 알려진 방송인이라기보다 그냥 한 자연인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서 그런지- 제가 알바하는 걸 이토록 특이하게(?) 받아들이실지 예상하지 못했었나봐요. 많은 취재요청이 있었지만 정중히 거절하고, 가게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깨뜨리고싶지 않았거든요. 이해해주셔서, 또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셋째, 나도 내 가게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됐어요. ‘사업’에 대해 거창하고 어려운 일로만 생각했었는데,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달까요.

해서- 결국 스스로를 믿고 창업에 도전해보기로 최근 결정을 내렸습니다! 적성에 맞는 카페 일을 통해 저도 즐겁고, 많은 분들께도 즐거움과 위로를 드릴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여러 위험부담이 따르고, 초보자에겐 두렵고 생경한 일 투성이일테니- 무리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만 시작해보려 합니다.

인생 참 모르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도 제가 아나운서 된 것도, 프리랜서한 것도, 늦게나마 알바한 것도, 사업을 해보려는 지금 마음도 신기하게 느껴져요. 하지만 연속되는 예상치못한 일들에 대응하는 내 결정을 믿고 내가 토닥여주며 따라가는 게-

그게 인생 아닐까요…?

#아디오스 #끝 그리고 #시작
#사장님.방문해준지인들.좋은손님들.응원해준대중들.모두감사합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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