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유동근→최수종, KBS 대하사극 부활 향한 王의 갈증
배우 유동근 (왼쪽) 최수종 / 사진=이매진아시아, 텐아시아DB" />


배우 유동근 (왼쪽) 최수종 / 사진=이매진아시아, 텐아시아DB

“대하드라마가 부활하도록 도와주십시오” “KBS가 하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공영방송 책임입니다”

언젠가부터 KBS1에서 대하사극을 볼 수 없다. 생각해보니 2016년 ‘다산 정약용’의 편성 취소 이후 소식을 듣지 못 했다.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약산 김원봉 선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를 준비한다는 소식은 전해졌지만 여전한 아쉬움은 남아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유동근, 최수종 등 중견 배우들도 잇달아 대하사극에 대한 갈증을 호소했다.

유동근은 지난달 열린 ‘2018 KBS 연기대상’에서 대하드라마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대상을 수상한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케이블 방송사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언급하며 대하드라마의 부활을 바라는 유동근의 소신은 큰 인상을 남겼다.

유동근은 “미스터 션샤인’의 멋진 연기도 좋았지만 그 드라마로 의병이라는 단어를 배웠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열기와 열정과 성원을 보내주시면 대하드라마가 반드시 부활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라고 말해 깊은 울림을 줬다.

유동근은 KBS 대하드라마 전성기를 이끈 중심이다. 그는 1995년 ‘장녹수’를 시작으로 1996년 ‘조광조’, 1997년 ‘용의 눈물’, 2001년 ‘명성황후’, 2014년 ‘정도전'(2014)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태조왕건’ ‘해신’ ‘대조영’ ‘대왕의 꿈’ 등 굵직한 사극에 출연해 고종, 순종, 최수종이라는 수식어를 만든 배우 최수종도 KBS 대하사극의 명맥이 끊어진 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수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하사극은 KBS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할 수 없어요. 공영방송 책임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또 대하사극을 통해 시청자들이 갖은 역경 속에서도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잖아요. 조선왕조 500년뿐만 아니라 그 전의 역사까지 다루는 작품이 KBS에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그걸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라고 말했다.

대하드라마는 KBS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이었다. ‘용의 눈물’ ‘태조 왕건’ ‘대조영’ ‘광개토 대왕’ ‘불멸의 이순신’ 등 큰 스케일의 드라마를 통해 역사를 알려줬고 감동을 넘어 애국심까지 안겼다. 특히 인물의 성격은 물론 의상, 소품 등 사소한 부분까지 고증을 잘했고 이 때문에 역사 왜곡 논란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 수익성이 아닌 공영방송의 공익성에 가치를 두고 꾸준히 선보여왔다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대하사극의 흐름이 끊긴 건 2016년 3월 종영한 ‘장영실’이후다. ‘장영실’ 후속으로 연정훈 주연의 ‘다산 정약용’ 편성이 예정됐으나 광고 시장 악화 등을 이유로 편성을 취소했다. 배우들에게 편성 취소를 문자로 통보해 충격은 더 컸다.

대하사극은 100부작으로 제작기간이 길고 출연자가 많아 제작비가 많이 든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일반 미니시리즈와 달리 공익 광고 외에는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100억 원 가까이 되는 제작비를 광고 없이 충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KBS는 시청자의 수신료를 받고 있는 공영방송이다.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행하는 방송이다. 수익성과 흥행성을 따지며 대하사극의 명맥을 끊는 것은 공익성을 가치에 두겠다는 공영방송 KBS의 기치와 맞지 않다.

배우들은 적은 출연료에도 기꺼이 대하사극에 출연한다. 특히 유동근은 대하사극의 몫을 시청자에게 돌리며 “작품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역할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한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오래 전부터 대하사극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고, 이제는 소신을 드러내고 있다. 중견 배우들을 시작으로 대하사극의 필요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하드라마 부활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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