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SBS ‘황후의 품격’ 방송화면 캡처. /
SBS ‘황후의 품격’ 방송화면 캡처. /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이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주동민표’ 연출로 명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수도권 시청률 15.4%, 전국 시청률 14%를 기록했다. 앞선 회보다 각각 수도권 3.1%포인트, 전국 2.5% 포인트 상승했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무엇보다 ‘황후의 품격’은 예상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장면으로 보는 이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SBS 드라마 ‘리턴’에서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며 호평 받은 주동민 PD가 ‘황후의 품격’에서도 섬세한 연출법으로 극에 재미를 더한다.

◆ 검술대련 애니메이션(10회)

극중 황제 이혁(신성록)은 황실경호대를 상대로 검술 대련을 했다. 뛰어난 이혁의 검술 실력에 경호원들이 맥을 못 추자 이혁은 실망스러워하며 더 이상 도전할 사람이 없냐고 물었다. 이때 천우빈(최진혁)이 “이혁이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칼이다. 그 자가 먼저 너를 찾게 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어”라는 변선생(김명수)의 말을 떠올리며 앞으로 나섰다. 두 사람은 막상막하 실력으로 팽팽하게 대련했고 황제는 목검이 부러지자 진검까지 들고 나와 박빙의 승부를 겨루면서 극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 장면에서 주동민 PD는 천우빈과 이혁의 검술 대련에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했다. 천우빈을 붉은 색으로, 이혁을 푸른 색 배경으로 표현한 애니메이션을 삽입하면서 마치 무협 액션물같은 느낌을 냈다. 이는 ‘공포단편선X’ ‘더 웹툰: 예고살인’의 콘티 작업뿐만 아니라 영화 ‘전우치’ ‘해운대’ ‘김씨표류기’ ‘청년경찰’ 등에서 웹툰을 그려온 김대일 작가의 애니메이션이다. 이로 인해 광기어린 황제 이혁과 복수를 향한 분노가 서린 천우빈의 극과 극 감정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선과 악이 격돌하는 효과를 극대화했다. 촬영 전부터 무술 및 컴퓨터 그래픽(CG)팀과 논의, 사전에 콘티를 그린 뒤에 거기에 맞춰서 촬영을 진행한 새로운 시도가 전무후무한 장면을 완성했다.

◆ 목숨 건 맞대결과 차량 추격신(12회)

천우빈은 자신이 나왕식임을 알게 된 마필주(윤주만)와 서로 머리에 총을 겨누며 대치했다. 이어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하며 거친 몸싸움을 벌였고, 마필주는 죽음을 맞이했다. 이후 천우빈은 민유라(이엘리야)에게 전화를 걸어 이혁을 죽이겠다고 위협했고, 마필주 시신을 실은 천우빈의 차와 민유라와 경호대장이 탄 차, 경호대원의 차들이 서로를 치고받는 격렬한 추격전과 총격전이 펼쳐 보는 이들의 심박수를 높였다.

특히 이 장면에서는 복수를 위해 뼈와 살을 깎는 고통을 참아내던 천우빈이 마필주의 죽음으로 인해 휘몰아치는 폭주를 시작하는, 의미심장한 감정선의 변화를 긴박감 넘치는 차량 추격으로 담아냈다. 이혁의 차량 움직임을 포착하는 내비게이션 CG의 시각효과부터 천우빈이 차량을 뒤로 몰며 역주행하자 두 대의 경호원 차량이 이를 에워싸면서 공격했다. 여러 대의 차량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면서 총격을 가하고 추격하는 장면을 짜릿하고 역동적으로 표현해 환호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 혼례식 사고(8회)

초대된 121명의 하객들과 귀빈들의 축하 속에서 오써니(장나라)는 황제 이혁과 성대한 혼례식을 올리며 대한제국 황후로 등극한다. 흰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혼례복을 입은 황후 오써니와 대례복과 면류관을 갖춰 입은 황제 이혁이 위풍당당하게 입장하면서 혼례식이 시작됐고, 오써니는 축하 이벤트를 위해 장식된 크레인에 올라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크레인이 정점에 도착한 순간, 갑자기 난간이 부서지면서 오써니가 위태롭게 난간에 매달리는 한편, 불꽃이 튀면서 크레인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이때 천우빈이 크레인 기둥을 타고 올라가 떨어지던 오써니를 무사히 구해냈고 시청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혼례식 장면은 화려하게 터지는 축하 불꽃쇼를 비롯해 웅장한 규모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담았다. 오써니의 크레인 사고는 급박하고 위험천만한 상황이 마치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고 실감나게 표현돼 주동민 PD의 독창성이 돋보였다.

‘황후의 품격’ 제작진은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김순옥 작가의 전개와 이를 더욱 감칠맛 나게 살려주는 주동민 PD의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시청률 상승이라는 쾌거를 얻었다”며 “입헌군주제에서 황실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해 풍성하고 흥미진진한 볼거리로 안방극장을 중독시키고 있는 ‘황후의 품격’에서 앞으로 또 어떤 명장면들이 탄생하게 될 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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