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김영애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김영애 / 사진=텐아시아DB
“김영애 선생님은 뼛속까지 배우다.”

지난 2월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배우 김영애와 함께 호흡했던 후배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김영애는 9일 오전 향년 6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012년 췌장암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해 재발해 투병해왔고, 최근 상태가 악화되며 결국 눈을 감았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그의 유작이 됐다. 김영애는 주인공 가족의 엄마 최곡지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54부작까지 진행된 작품에서 최종회에 등장하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지만 소속사 측은 “애초에 50부작까지 계약을 했다. 병원에서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영애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이후 췌장암 재발 판정을 받았고, 시청자와의 약속을 위해 건강 상태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김영애와 함께 호흡한 후배 배우들은 드라마 종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의 열정에 대해 얘기했다. 사위 역을 맡았던 최원영은 김영애를 회상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셨다. 뼛속까지 배우다. 병원을 다니며 촬영에 임하면서도 항상 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오히려 힘을 주셨다”고 말했다.

현우 역시 항상 웃는 모습의 김영애를 기억한다며 “선생님이 몸이 안 좋으신 데도 현장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셨다. 존경스럽고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영애의 쾌차를 바라며 다시 한 번 작품에서 만나길 소원했었다.

구재이는 “스태프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카메라 앞에 서면서도 연기 열정을 불태우셨다. 존경한다”고 말했다. 손녀 역을 맡았던 표예진은 “까마득한 후배들에게도 항상 먼저 말을 걸어주시고 대기실에서도 불편하지 않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며 “힘든 병투병 중에도 촬영장에선 내색을 안하셨다. 정말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김영애는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그는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하며 사랑받았다. 이후 꾸준히 활동을 펼쳐왔던 그는 2012년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 후 곧바로 복귀하며 연기에 열정을 쏟았다.

특히 SBS ‘닥터스’에서 손녀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준 강말순 역으로 열연을 펼쳤고 JTBC ‘마녀보감’에선 조선 제13대 왕 명종의 어머니 대비 윤씨 역으로 살벌한 악역 카리스마를 뽐냈다. 스크린에서도 ‘판도라’에선 고지식하지만 가슴 따뜻한 석여사 역을,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서는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악인 연기를 펼치며 명불허전 명배우의 입지를 쌓아왔다.

김영애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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