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제이니가 최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텐아시아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제이니가 최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텐아시아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Mnet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래퍼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자신의 실력을 과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숨에 대중의 관심을 얻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제시·치타·트루디·피에스타 예지 등이 바로 ‘언프리티 랩스타’의 수혜자다.

제이니도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3에 당돌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이니는 여기에 끼기엔 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육지담과의 디스 배틀에선 강렬한 래핑으로 승리를 거두며 충분히 래퍼로서의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근 텐아시아를 찾은 제이니는 ‘디스 배틀’은 연습의 결과일 뿐, 아직까진 부족한 부분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을 반드시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랩으로 자기 이야기를 전하는 재미를 알게 된 제이니는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가사 노트에 채우고 있었다. 머지않아 랩으로 자기의 진짜 이야기를 전달할 제이니의 미래가 기대됐다.

10. ‘언프리티 랩스타3(이하 언프리티)’에서 탈락하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
제이니: ‘언프리티’를 하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언프리티’ 출연 전부터 상처를 받을지언정 제대로 된 채찍질을 받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정말 많은 자극을 받았다. 발음이나 발성에서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셔서 그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연습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또, 차근차근 쌓아가는 마음으로 가사 노트도 계속 쓰고 있다. 천천히 내 스스로 뭔가를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10. 앞으로 계속해서 랩을 할 생각인 건가?
제이니: 지금까지 제대로 랩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언프리티’에서 보여줬던 내 부족한 모습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계속 발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10. 열심히 준비해서 ‘언프리티’ 시즌4에 출연하면 되겠다.(웃음)
제이니: 내 실력이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될 만큼 준비가 됐을 때 출연하고 싶다. 만약 지금 이대로라면 섭외 제안이 온다고 해도 거절할 것 같다.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혹시 인터뷰 편집에 불만은 없었나? Mnet이 워낙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한데.(웃음)
제이니: 원래 솔직한 편이다. 방송에 나온 내 모습은 진짜 모습의 절반 정도? 원래 성격이 좋은 건 좋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게 편하다. 그런데 ‘언프리티’는 스케줄이 워낙 빡빡하고, 경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평소에 비해 좀 더 솔직해지고, 더 과감해지는 것 같다.

10. ‘언프리티’의 스케줄이 굉장히 바튼 걸로 알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무대를 준비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제이니: 디스 배틀을 준비할 때엔 거의 3일 동안 잠을 안자고 준비했다. 스태프들을 관객 삼아 연습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틀리더라. 그래서 무조건 틀리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랩을 멈추지 않는 연습을 했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걸 안다. 그래도 그때 연습량과 결과가 비례한다는 걸 느꼈다.

10. 가사 전달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제이니: 내가 올라갔던 무대들의 풀버전을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봤다. 내가 내 무대를 보면 단점만 눈에들어와서 보기가 힘들다.(웃음) 그렇지만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어떤 부분을 좀 더 살려야 하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도 그런 과정을 거쳐야 내 문제를 알 수 있으니까 귀를 열고 모든 지적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본방 사수는 안 했나?
제이니: 당연히 했다.(웃음) TV에 오랜만에 나간 거라, 본방은 좀 단순하게 즐기면서 봤다. 대신 내가 랩을 할 때만큼은 풀버전을 다시 찾아볼 때처럼 진지하게 모니터했다.

10. 결과는 아쉽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많아졌을 것 같다.(웃음)
제이니: 방송의 파급력을 실감하고 있다. 난 ‘언프리티’ 시청자들이 주로 20~30대일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학교 끝나고 버스를 탔는데, 한 아주머니가 혹시 제이니 아니냐며 알아보셨다.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정말 놀랐다. ‘언프리티’를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즐겨 본다는 걸 느꼈다.

10. 제일 아쉬웠던 순간을 꼽아보자면?
제이니: 길 프로듀서 미션에서 6시간 뒤에 있을 공연을 준비할 때가 힘들었다. 힘들 거란 걸 각오하고 나간거지만 6시간 뒤 바로 즉석공연을 한다고 얘기를 들으니 엄청 부담됐다. 첫 공연이니 무조건 잘 해야 하고, 같은 팀 언니들과 좋은 무대를 만들면서 그 안에서 잘해야 하고, 가사도 틀리면 안 됐고. 잘 외울 수 있는 가사보다 멋있는 가사, 좋은 가사만 생각하다보니 결국 실수도 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못했다. 그 뒤로는 마음을 내려놓고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영구탈락자로 이름이 호명됐을 때는 기분이 어땠나?
제이니: 내 이름을 듣는 그 순간엔 ‘아, 아쉽다. 속상하다.’ 그런데 무대에 내려오니까 “잘 됐다”고 말했다. 시원섭섭했다.(웃음) 왜냐하면 녹화가 계속 진행될수록 내가 부족하단 걸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게 나도 힘들고,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힘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무대에 내려올 때는 ‘앞으로 내 실력은 늘 일만 남았다. 부족했던 부분을 이제야 채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10. 제이니에게 ‘언프리티 랩스타’란?
제이니: 첫 계단. 난 ‘언프리티’를 통해 제이니가 도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다. ‘언프리티’에 출연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목표가 생기고, 그걸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부족함이 많았다. 그래도 제이니가 랩을 시작했다는 걸 보여드렸으니 딱 한 계단 올라온 것 같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웃음)

10.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제이니: 내 단점들을 하루아침에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요즘엔 하루에 하나만이라도 성장한 것이 있도록 하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이렇게 하니까 조급함도 많이 사라지고, 잘한 것들이 눈에 보여 뿌듯하다. 열심히 노력해서 내 이름으로 된 믹스테이프도 내는 게 목표다.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제이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언프리티’가 제이니에게 뭔가 엄청난 자극이 된 것 같다. 랩에 재미를 붙인 느낌이랄까.
제이니: 댓글에 ‘제이니는 데뷔한 지는 오래됐는데 왜 랩을 못 하냐’는 말이 많았다. 스스로도 5년이나 됐는데 왜 실력이 늘지 않았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동안 랩에 깊게 빠져들고, 배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 앨범을 준비하면서 ‘받은’ 랩만 했었다. 그러다 보니 진정한 랩, 제대로 된 랩을 하지 못했다. 실력이 모자랐던 것이 당연했다. ‘언프리티’를 통해 내게 제대로 된 랩, 랩의 진짜 재미를 알려줬다. ‘언프리티’를 하면서 제대로 랩에 빠져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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