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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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장서윤 기자] 배우 김아중에게서는 신중하면서도 깊이 있는 눈빛이 느껴진다. 한 마디 한 마디 정성을 담아 얘기하는 목소리는 가볍지 않지만 진심이 담겨 있다. 청춘 스타로 데뷔해 벌써 연기생활 11년차. 20대의 발랄함을 넘어서 이제는 자신만의 연기를 만들어갈 때라는 판단에서였는지 올 초 만난 SBS ‘펀치’에서는 처음으로 엄마 역할도 도전했다.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폭을 넘나드는 연기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조금씩 한계를 넘어서는 행보에 도전하는 여배우의 모습에서는 이미 가진 것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신념마저도 엿보인다.

Q. 상반기 도전한 SBS ‘펀치’가 성과도 좋았고 본인에게는 도전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있었겠다.
김아중: 좋은 작품을 잘 선택했다는 데서 좋았고, 아직은 ‘정말 잘 했나’란 점에선 의문스럽다. 정확하게 판단하는 건 아마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것 같다.

Q. 무엇이 시청자들이 극중 신하경에게 끌리는 요소였을까 .
김아중: 하경이는 항상 고뇌하는 캐릭터여서 고민도 많았고, 특히 이혼한 전 남편에 대한 연민이나 애증이 어떤 감정일까,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사랑했지만 가치관이나 신념으로 대립하는 남녀관계라는 면에서 굉장히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면에서 뿌듯하고 좋았다.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달까.나는 특성상 악역임에도 불구, 자기 욕망과 치부를 솔직히 드러내서 공감을 얻는 캐릭터가 장기인데 이상적이고 신념을 내세우는 역할이라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을까란 얘길 했었다. 다소 그럴 수 있지만 딸 예린이(김지영)를 통해 공감대를 얻었던 것 같다. .

김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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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펀치’를 집필한 박경수 작가는 김아중에게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김아중: 아마 처음 시놉시스상에 표현됐던 하경이의 비중이 생각보다 커서 그런 말씀을 더 하셨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것 없이 잘 마무리하셨다고 생각한다. 악역들의 반전의 묘미가 있는 드라마에 자기 캐릭터가 훼손되지 않고 마무리했고 예린이를 위한 세상도 잘 만들냈다. 속상함은 없었다. 팬들은 아쉬워할 수 있겠지만 작품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고, 때론 내가 끌고 가는 것도 있지만 멀티 캐스팅의 작품 속에서 한 구성원이 될 수도 있는 거다. 드라마를 시작할 때 사람들에게 너무 설명하려고 하지 않고 진솔하게 연기해보자는 간결해보자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뿌듯하다.

Q. 박경수 작가 특유의 은유법과 도치법이 살아 있는 대사를 꽤 자연스럽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아중: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실생활 속에서 말하듯이 최대한 편하게 하려고 했다. 무엇보다 상대방과 호흡을 신경쓰다보니 자연스럽게 보인 것 같다. 모든 배우들이 방송 한달 반 전에 캐스팅됐는데 법조계 인물들을 연기하다 보니 법률 용어나 브리핑하는 내용 등을 입에 붙게 소화하는 게 매 순간 어려웠다. 하지만 작가님 특유의 비유법, 은유법 등은 좋았다.

Q. 김래원과의 첫 호흡은 어땠나?
김아중: 김래원 선배와 연기할 때면 눈물이 진심으로 흘렀다. 가슴이 아팠다. 내 캐릭터 자체가 뽐내거나 드러내지 않은 역할이라 최대한 배려하려고 했다. 모니터 보면서 ‘이러이러한 점은 좋았다, 또는 나빴다’라고 얘기하면서 래원 선배가 많이 가르쳐주셨다. 래원 선배가 워낙 빨리 데뷔해서 연륜이 있다. 나이로 보면 한 살 터울인데 연기로 보면 엄청난 선배지.(웃음) 실제로 함께 연기한 온주완도 한 살 차이인데 주완이는 친구같은 반면, 래원 오빠는 대단한 선배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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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혼으로서 아이 엄마 역할에 도전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김아중: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망설임은 있었지만 ‘나이 들어 보이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어떻게 보일까보다는 작품의 재미가 중요한 것 같다.

Q.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를 충전하는지 궁금하다.
김아중: 여행을 한번씩 가려고 한다. 1년에 한번 씩은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진다. 최근에는 미국 서부 나파밸리 쪽에 가 보고 싶어서 생각중이다. 극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휴식보다는 몰입에 집중하는 편이다. 다른 작품을 찾아보거나 대본을 읽어본다든지 하면서.

Q.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김아중: 뭔가를 배우늘 걸 좋아해 대학원도 다니고, 이것저것 하는 편인데 석사학위를 받기까지 과정이 쉽진 않더라. 그래서 이후 박사과정을 또 도전하는 데는 두려움이 있다.

Q. 미술 쪽에도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김아중: 갤러리에 다니면서 작품을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 모던 아트도 좋아하고. 그리기는 못하고 보기만 하는 편이다. 유화를 좋아하는데 인물화를 그린 유화를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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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배우들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기력에 집중하는 때이기도 하다. 배우 김아중은 어떤가
김아중: 부끄럽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믿음이 가는 신뢰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이 배우가 선택한 건 볼만해’라는 의지할 만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후배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연기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다.

Q. 자신의 20대를 돌아보면 어떤 순간들로 기억돼 있는지 궁금하다.
김아중: 아쉬운 순간이 좀더 많이 떠오른다. 일도 연애도 연기도 과감하게 하고 싶은대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강소라나 박신혜같은 후배들을 보면 발랄하고 자신있어 보인다. 신세경도 그렇고. 난 자기 감정 표현을 과감하게 하면 혹시 미운털 박힐까봐 조심스러워하는 면이 있었는데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후배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Q. 결혼도 조금씩 고려해볼 만한 나이인데 배우가 아닌 인간으로서 김아중의 연애관은 어떤가
김아중: 사실 가장 자신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목소리 좋고 여유있는 느낌을 지닌 사람, 누군가를 품어줄 수 있는 느낌의 남자를 좋아한다. 짐승남 스타일은 별로고.(웃음) 가만히 앉아서 얘기만 하고 있어도 자신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남자가 좋다.

Q.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들이 있나?
김아중: 개인적으로는 또래 배우들과 연기해보고 싶다. 30대의 발랄함을 보여주는 역할을 또래 배우와 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를 잘 쓰는 여자 작가님들이 많은데 불러주시면 감사하겠다.(웃음)

장서윤 기자 ciel@
사진제공. 나무액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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