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펀치’
‘펀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국보급 심리전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김효언, 제작 HB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일 방송에서 박정환(김래원)이 각본을 짜고 연출한 심리전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환이 자신에게 씌워진 270억 원 유용 혐의를 벗고 이태준(조재현)이 실사용자임을 밝히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이태준의 오른팔 조강재(박혁권)가 모든 혐의를 덮어쓰는 내용이 긴박감 넘치게 펼쳐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정환 게이트’ 수사의 특별검사로 윤지숙(최명길)이 지목되며 이태준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헌금을 정환이 꼼짝없이 뒤집어쓸 상황에서, 극 초반 등장했던 유치원버스 급발진 사고가 다크호스처럼 재등장해 돌파구를 만들었다. 당시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버스 기사 아내에게 건네진 8,000만원의 출처가 이태준이 받은 270억 원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 박정환 게이트의 허상이 증명되기 때문.

이를 위해 하경(김아중)은 함정수사까지 불사하며 당시 돈을 전달한 조강재의 입에서 8,000만 원을 건넨 사실을 토해내게 만들었고, 이 때부터 박정환의 마법 같은 심리전이 펼쳐졌다. 특검으로 수사하겠다며 조강재를 긴급하게 빼낸 이태준의 마음을 건드려 20년 관계인 두 사람을 가르는 작업에 돌입했다.

조강재가 검사 신하경과 취조실에서 마주앉은 시간 중 10분을 삭제해 이 시간 동안 자금 출처를 조강재가 자백하게 한 것으로 이태준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 것. 앞서 한 차례 조강재를 버린 바 있던 이태준은 자신이 배신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고, 결국 조강재를 내치고 말았다.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에서 윤지숙은 박정환이 세탁한 270억 원이 조강재에게 건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고, 그 순간 조강재는 눈엣가시 같은 정환을 찾아가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박정환의 영민한 두뇌플레이가 만든 쫄깃한 심리전에 인물들의 관계는 또 다시 재편됐고,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없는 ‘펀치’ 속 세상은 한층 더 쫄깃한 탄성을 갖게 됐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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