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성은 등장부터 으리으리했다
김보성은 등장부터 으리으리했다
김보성은 등장부터 으리으리했다

김보성은 예외없이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났다. 그는 올해 가장 핫한 스타 중 한 명이다. 십수년간 외쳐온 ‘의리’가 난데없는 식혜CF 한 편으로 2014년을 뜨겁게 달군 유행어가 됐고, 거리에서 그를 알아보는 모든 이들이 ‘의리’를 어마어마하게 외쳐대며 환호한다. 인터뷰가 있던 지난 20일에도 사진 촬영 도중 몇 차례나 김보성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의리’를 외치는 이들이 지나갔다. 김보성하면 떠오르는 ‘의리의 아이콘’과 같은 이미지는 그렇게 2014년을 지나며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들도 한동안 ‘의리’를 외치며 떠들썩했다. 그를 패러디한 개그우먼 이국주도 덩달아 스타가 됐다. 그렇지만 단순히 웃음의 소재로 소비하기에 김보성이 전하는 의리의 울림은 깊다. 돈도 명성도 인생의 벗이 아니라고 말하는 김보성은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은행 대출을 받아 1,000만원을 기부했고, 7월에는 시각장애인과 기아아동을 위해 2,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사회 각계각층 위로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손을 뻗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월드비전 홍보대사로도 발탁됐는데, 제안을 받게 될 당시 맞닥뜨린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말 ‘남보다 많이 가졌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가 퍽이나 가슴에 와닿았다고 털어놓는다. 이제는 그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사명처럼 여겨지기에, 허구의 세상에서 영웅이 되는 다른 배우들과는 다르게 그는 현실의 세계에서 영웅을 꿈꾸는 소망을 넌지시 털어놓았다.

하늘과 약속한 것이 있다는 그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허무맹랑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부정할 수 없는 것은 김보성은 자신이 한 말 그대로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말보다 행동이 더 필요한 어지러운 시대, 그는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다. 여러차례 ‘진심’을 말하고, ‘하늘’을 설명하며, 무엇보다 ‘의리’를 으리으리하게 강조하던 김보성. 선글라스는 그의 눈은 가렸지만, 진심은 가릴 수 없었다.

김보성이 의리를 외치자 지나던 시민들도 역시 의리를 외쳤다
김보성이 의리를 외치자 지나던 시민들도 역시 의리를 외쳤다
김보성이 의리를 외치자 지나던 시민들도 역시 의리를 외쳤다

Q. 수년 동안 외쳐온 의리가 2014년 한국땅을 울리게 됐다. 의리를 갈구하는 만큼, 의리가 부족한 사회라는 뜻이기도 하다. 직접 체감하기에 이 시대의 의리는 어떤가?
김보성 : 내가 의리를 외친 지 20여년이 지났다. 최근에는 정말 남녀노소할 것 없이 나만 보면 의리를 외쳐주셔 감사린다. 의리에 대한 대중의 목마름이 폭발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개그프로그램에도 등장하고 인터넷에 패러디물도 계속 나오고 그래서 더 눈길을 끌게 된 것 아닐까. 그런데 내게 의리란 참 많은 의미로 다가오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의리는 우정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고, 양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게 의리는 공익을 위한 정의감과 사랑의 나눔의리 실천이다. 그러니 내가 대세가 아니라 의리가 대세라고 생각한다. 자만하지 않고 의리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임하려고 한다.

Q. 줄곧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활동에 동참했고, 이번에도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위촉돼 꾸준히 활동 중이다. 이런 활동들이 개인 김보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나?
김보성 : 20년 넘게 외쳐왔던 의리를 정말 잘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이 월드비전의 나눔홍보대사라고 생각했다. 월드비전을 통해 2009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미얀마 아동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월드비전 홍보대사 위촉제안을 받았을 때, 선뜻 수락했고 그렇게 주장해왔던 의리를 몸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지난 3개월 동안 월드비전과 함께 많은 일들을 한 것 같다.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을 방문해 도시락을 만드는 봉사도 참여해서 인천지역의 한 아동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또 이번에 월드비전에 기획하는 기아체험 캠페인 영상촬영도 하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면서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길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영상 ‘의리의 아이들’은 직접 출연하기도 하고 촬영현장에 함께 해서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Q. ‘의리의 아이들’ 영상이 몰래 카메라 형식이라, 현장에서 변수들도 많았을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김보성 : 처음에 내가 감독하는 영화 ‘의리의 아이들’오디션이라며 사전 고지 없이 관찰 카메라 형태로 촬영을 진행했다. 오디션 현장에서 아이들은 더러운 물(실제 오디션 장에는 더러운 물이 아닌 칡차를 준비했다) 마시기, 무거운 돌 옮기기, 높은 곳에 올라가기 등의 미션을 받게 되고 매우 당황스러워 했다.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오디션이 아니라 실제 아프리카 아동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리기 위한 장치였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오디션이었지만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아동들에게는 현실이다’라는 걸 보여주려 한 것이다. 내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구분하지 말고 모두가 같은 우리아이이고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 아이들의 고통을 멈추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영상의 취지를 살리려다보니 본의 아니게 몰래 카메라가 됐다. 화를 낸 분도 있었지만 좋은 취지의 영상이다보니 나중에는 오해를 푸시고 이해해 주셨다. 그래도 본의 아니게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한 아이들과 기대하고 오신 어머님들을 속인 셈이 되긴 했다. 지금도 그 부분은 많이 죄송스럽다. 하지만 어머니들과 아이들의 노력 덕분으로 온라인 상에서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이번 주말(23일~24일)이 지나면 거의 100만 조회 수에 다다르게 된다. 상업적인 광고도 아니고 유명 연예인의 뮤직비디오도 아닌데 ‘감동’ 만으로 이 정도의 파급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놀랍다.

Q. 영상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김보성 : 내 인생의 목적이 결국은 세상을 의리의 시대로 바꾸는 것인데, ‘의리의 아이들’ 영상이 하나의 첫걸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말 진심으로 제작했다. 한 분 한 분 마음에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 식혜 CF 영상을 300만 가까이 보시던데, 최소한 ‘의리의 아이들’ 영상은 그보다 많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김보성은 ‘무한도전’ 선택2014 공약편에도 출연했다
김보성은 ‘무한도전’ 선택2014 공약편에도 출연했다
김보성은 ‘무한도전’ 선택2014 공약편에도 출연했다

Q. 참, 그런데 지난 6월 MBC ‘무한도전’의 ‘선택2014′ 편에 출연했었다. 사실 슬쩍 ‘무한도전’의 제7의 멤버가 되는 것 아닐까 기대를 했었다.
김보성 : 하하하. 나도 실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그런 것 보다 하하와의 의리로 출연한 것이다. 하하가 ‘형님의 의리의 진정성을 이야기를 해주세요’라고 했다. 방송은 말한 것보다는 편집이 많이 됐고 진전성을 강조한 부분보다는 다소 코믹한 부분이 나왔는데, 그래도 하하와의 의리로 출연한 것으로 만족한다.

Q. 예능 프로그램이 당신의 의리를 가볍게만 다루는 것이 서운하지는 않나.
김보성 : 어떤 경로로 통하거나 결국 진심은 언젠가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관심을 가져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언젠가는 내가 염원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죽는 날까지 의리를 외칠 것이다. 나는 계속 간다. 그러니 서운하거나 그런 것은 없다.

Q. 당신이 염원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날은 어떤 날일까. 그러니까 당신이 꿈꾸는 이상이 궁금하다.
김보성 : 정의의 시대, 곧 영웅성의 시대다. 지금은 물질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물질만능주의 시대인데 그 시대가 막을 내려야 한다. 진짜 인간적인 착한 사람들이 앞서 나갈 수 있고 또 이들이 억울해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그런 날이다.

Q. 어떤 측면에서 꾸준히 의리를 외쳐왔다는 것은 엄청난 긍정성의 증명이기도 하다. 그래서 희망의 증거가 되기도 하고.
김보성 : 포기하면 끝이다. 매번 말씀드리지만, 실패를 여러 번 하는 것은 상관없다. 실패하고 또 반성하는 순간 그만큼 한걸음 더 나가면 된다. 그런데 포기하면 끝이다.

김보성은 자신이 꿈꾸는 의리의 시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김보성은 자신이 꿈꾸는 의리의 시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김보성은 자신이 꿈꾸는 의리의 시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Q. 요즘 많은 분들이 당신을 목격하며 ‘의리’를 외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의리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가.
김보성 : 정말 의리에 대한 호응도는 좋아졌다. 어떤 분은 ‘형님 덕분에 힘을 얻습니다’라는 말도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책임감을 더 가져야겠구나 싶다. 그들의 귀감이 뒤고자 한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보성 : 23일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규모 기아체험콘서트가 열린다. 기아체험24시간은 월드비전의 대표프로그램인데, 무려 21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올해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기아체험도 있고, 또 방학과 휴가를 맞아 가족이 다함께 참여하는 가족 기아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하루 종일 굶으며 직접 빈곤과 기아를 체험하고, 또 잠깐이나마 아동노동체험을 하며 단 하루라도 지구 반대편 아이들의 고통을 공감해 보는 시간을 가지며 너무 풍족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요즘 아이들에게게 소중한 교육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김보성과 월드비전의 ‘의리의 아이들’ 영상 보기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나도 한마디!][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