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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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소녀시대에 대한 오해 하나, 소녀시대는 팬은 삼촌들이 대부분이다? 절대 아니다. 소녀시대를 떠오르면 군대에서 뭇 남성들이 외치는 ‘지지지지지’가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 소녀시대 팬의 구성에는 여자 팬덤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소녀시대 콘서트를 직접 가본 이들은 거의 5:5에 달하는 여성과 남성 비율에 놀라기도 한다.

소녀시대의 여성팬들은 ‘여자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편견 아래에 일명 일반인 코스프레(줄여서 일코)를 하며 암암리에 활동해 왔다. 물론 당당하게 소녀시대를 좋아한다고 밝히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남성팬들에 비하면 서러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소녀시대 여성 팬들의 진짜 속마음을 들어보는 시간, 일명 ‘여덕과의 대담’이다. 24일 오후 5시, 네 번째 미니앨범을 ‘미스터미스터(Mr.Mr.)’를 발표를 누구보다 기뻐한 한 여성 네 명이 모였다.

많은 걸그룹 중에 왜 하필 소녀시대가 유독 여자 팬이 많은지, 소녀시대의 진짜 매력은 무엇인지 여덕 세 명과의 대담을 통해 들어봤다.

[등장인물 소개]
① 부산에서 상경한 S양(26세) : 초등학교 시절 그룹 god를 따라다니고, 고등학교 때는 슈퍼주니어 강인을 좋아했던 팬덤 문화 2세대. 덕후 등급 A.
② 안양에 사는 K양(26세) : 따라 추지 못하는 아이돌 춤이 없는 어설픈 댄스 신동. 고등학교 3학년을 ‘다시 만난 세계’의 발차기와 함께 보낸 SM 노예 출신. 덕후 등급 B.
③ 오산에 사는 Y양(24세) : 모태 여덕. 핑클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소녀시대도 뼛속까지 사랑하게 된 진정한 여덕. 덕후 등급 S.

Q. 먼저, 이렇게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소녀시대가 컴백해서 누구보다 기쁘겠다. 소녀시대는 벌써 7년차 걸그룹이 됐다. 언제부터 소녀시대를 좋아하기 시작했나?
S양 : 대학교를 입학할 때 장기자랑 고민하면서 소녀시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08학번이었는데 소녀시대 ‘키싱 유(Kissing You)’가 풋풋하고 괜찮은 것 같기에 그때부터 유심히 듣고 찾아보게 됐다. 정말 좋아하게 된 건 정규 1집 ‘소녀시대’. 그렇게까지 콘셉트가 명확하고 예쁘게 꾸민 재킷이나 화보를 본 적이 없었다. 멤버들은 물론 다 예뻤고, 의상, 메이크업 모두 환상적이었다. ‘앨범을 정말 사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지… 그때부터였다.
K양 : 사실 난 H.O.T, SES부터 시작된 SM 신봉자다. (웃음) ‘다시 만난 세계’를 듣는 순간부터 ‘아 이건 내 스타일이로구나’라며 바로 확 꽂혀서 뮤직비디오며 앨범이며 다 섭렵하기 시작했다. 내 또래의 여자아이들의 풋풋함이 다른 여자 그룹의 섹시미 강조보다 훨씬 거부감 없이 다가왔던 것 같다.
Y양 : 2010년, 소녀시대 레전드 예능으로 꼽히는 SBS ‘절친노트’ 소녀시대 편을 우연히 재방송으로 봤었다. 그 때 엄청 웃었다. 그래서 소녀시대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몇 개 다시 봤는데 소녀시대가 정말 좋아지더라. 망가지는 걸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데 진짜 예뻤다. 정말로 빠져드게 된 건 2011년 2월 일본 뮤직스테이션에서 ‘런 데빌 런(Run Devil Run)’ 무대를 보고나서 부터였다. 그때 태연이 너무 멋있어서 계속 태연 부분만 돌려 봤던 기억이 난다.

Q. 각자 소녀시대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다양하다. 그만큼 소녀시대의 팬이 되는 입구는 여러 루트가 있는 것이고, 소녀시대는 그만큼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그룹이다. 각자가 보기에 가장 여성 팬들이 많이 모여든 시점을 언제라고 생각하나?
S양 : 난 정규 1집 ‘소녀시대’의 바비인형을 보고 반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 갖고 놀던 바비인형이 떠올리면서 추억도 자극되고, 무엇보다 인형과 멤버들의 비주얼의 싱크로율이 정말 좋았다. 남자들은 어렸을 때 바비인형이 아닌 로봇을 갖고 놀았으니까. 청바지와 흰 티를 입었던 ‘지(Gee)’도 좋았다. 사실 여자들은 가슴이나 엉덩이 노출을 보고 싶지 않다. 그런 캐주얼한 옷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 진짜 여자들의 로망이었다.
Y양 : 사실 난 바비인형 사진을 보고 정말 난해하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엔 ‘소원을 말해봐’와 ‘더 보이즈(The Boys)’라고 생각한다. 사실 제복 콘셉트를 좋아하는 여자들도 많다. 예쁜 얼굴, 제복, 안무 삼박자가 제대로 조화를 이뤘다. 또 ‘소원을 말해봐’ 당시 ‘소녀시대의 헬로베이비’가 함께 방송돼 팬들을 쓸어 담았지. 지금처럼 남녀 성비 5:5로 맞춰지게 된 건 ‘더 보이즈’ 때부터인 것 같다. ‘트윙클’,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등 활동할 때마다 팬들은 대량생산됐다. (웃음) 그런데 언론에서는 항상 삼촌팬만 이야기하고!!

Q. 자자~ 진정하자. Y양의 말대로 언론에서는 소녀시대의 팬덤을 삼촌팬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같은 여자인 나도 소녀시대하면 군인들의 ‘지’를 외치는 소리가 먼저 상상된다. 정말 소녀시대 콘서트에 가면 여자 팬들도 많나?
Y양 : 정말 많다. 소녀시대는 정말 삼촌팬밖에 없는 줄 아는데 절대 아니다. 팬미팅에서든, 콘서트에서든 그냥 공중파 음악방송에서든 여자팬들이 진짜 구름같이 몰려온다. 팬이 아닌 그냥 일반인들이 소녀시대 콘서트에 오면 여기 소녀시대 콘서트 맞는가, 여자들이 왜 이렇게 많냐고 놀랄 정도다. 중고등학생, 여대생, 직장인 등 연령층도 다양하다. 콘서트에 오면 알겠지만 2011년까지만 해도 성비가 6:4 정도로 잡았는데, 요즘은 진짜 5:5인 것 같다.

소녀시대 바비인형 콘셉트 사진(위쪽)과 ‘소원을 말해봐’ 재킷사진
소녀시대 바비인형 콘셉트 사진(위쪽)과 ‘소원을 말해봐’ 재킷사진
소녀시대 바비인형 콘셉트 사진(위쪽)과 ‘소원을 말해봐’ 재킷사진

Q.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녀시대 팬카페 회원 수의 성별을 분석한 결과 여자가 46%라는 놀라운 비율이 밝혀지기도 했다. 걸그룹이 정말 많지만, 유독 소녀시대에게 여자 팬이 많은 이유는 뭘까?
K양 : 워너비로서의 역할이 큰 것 같다. 한 계단씩 밟아나가며 ‘지’로 큰 성공을 거두고, 지금은 걸그룹 정상에서 서로 화합해가면서 그 자리를 지키고 활동하는 것을 보면 ‘아, 나도 저렇게 열심히 내 분야에서 내 일에서 성공해야겠다’는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
S양 : 보통 남자들은 여자가 예쁜 여자를 질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여자들은 정말 예쁜 여자를 동경하거나 좋아한다. 멤버들이 TV에 입고 나오는 옷이나 액세서리, 광고하는 화장품에 관심이 많이 간다. 종종 공항패션이 올라오면 ‘아 나도 저런 거 입어볼까?’, ‘화장을 저렇게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한참 머리띠를 많이 하고 다녔을 땐 윤아가 KBS2 ‘안녕하세요’에서 끼고 나온 머리띠를 보고서 매장에 가서 비슷한 머리띠를 찾아 껴보기도…그리고 한숨 쉬고선 내려놓았다는 슬픈 기억이… (웃음)

Q. K양은 정신적 측면으로서 워너비의 역할, S양은 외모적인 면에서 워너비인 소녀시대에 대해 이야기 했다. Y양은 어떻게 생각하나?
Y양 : 데뷔 시절 티파니의 단발머리로 여자들 사이에 단발머리가 유행한 것을 보면 소녀시대가 외모로서의 워너비인 것은 이미 당연한 사실인 것 같다. 정말 중요한 워너비로서의 역할은 정신적 측면인 것 같다. 오랜 기간 연습생을 거치면서 동료들의 영입과 방출을 경험하면서 경쟁까지 견뎌야 했던 9명이다. 2008년 ‘드림콘서트’에서는 침묵사건 같은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그만큼 멘탈이 단단해졌다. ‘지’ 컴백 직전 ‘댄싱퀸’의 뮤직비디오까지 찍어 놓고 엎어진 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제시카는 “준비했던 모든 것, 그 곡에 대한 기대감,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모두 없어졌었다”고 회고한 적도 있다. 또, 보통 연예인들은 어느 정도 인기를 얻으면 거만해지거나 허파에 바람이 드는 ‘스타병’에 걸리기도 하는데 소녀시대는 정말 단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가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덕후가 되면 느낄 수 있다.

Q. ‘무대 위 모습, 무대 밖에서 보이는 마인드,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닮고 싶어서 덕질을 하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소녀시대의 무대 안팎의 모습을 단단하면서도 반전 매력인 모습을 보면 많이 공감되는 말이다. 또한, 소녀시대의 데뷔 초와 현재의 노래를 비교해서 들어보면 소녀시대는 일찍부터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는데도 부단히 노력해 아직도 성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더라.
Y양 : 특히 서현의 발전은 엄청나다. 서현의 성장을 느끼고 싶다면 만화주제곡 ‘해치’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를 듣고 일본 앨범의 ‘모토사이클(Motorcycle)’을 들어 보시길 추천한다. 효연과 유리도 정말 많이 발전했다.

Q. 7년차 걸그룹인데도 멤버들 사이에 흐트러지지 않는 팀워크도 돋보인다. 소녀시대와 데뷔 동기인 카라와 원더걸스는 이미 여러 명의 멤버 교체와 탈퇴를 겪었는데도 소녀시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9명 그대로다. 마치 자녀간의 우애를 보는 듯하다. 이런 점도 여덕을 끄는 요소일까?
K양 : 동의한다. 방송 외에 SNS나 다른 모습에서 보이는 걸 보면, 노는 건 우리랑 똑같다. 별 것 아닌 일에도 빵 터져서 한참을 깔깔대는 모습, 그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소중한 것들이지 않나. 여덕들은 동경에서부터 동감 그리고 교감으로 가는 그들만의 단계가 분명히 있는데 소녀시대의 우애는 동감의 카테고리에 들 수 있겠다.
Y양 : 9명의 우애는 여덕을 끄는 요소이기도 하고,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소녀시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막는 요소이기도 하다. 소녀시대는 정말로 9명 사이의 케미스트리가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소녀시대한테 지금까지 ‘외환’은 있었어도 ‘내우’는 없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같이 연습하고 친구로 지냈던 애들이 같이 데뷔해서 ‘아이돌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 8명 만드는 거 쉽지 않은 일인데 소녀시대는 딱 그 모습이다. 그런 면까지 우리들에겐 워너비다.
S양 : 앞에서 다 이야기했네. 여자들은 보통 세 명이든 다섯 명이든 고정 멤버가 있는 친구들 모임이 있다. 같이 생일파티 해주고 쇼핑도 같이하고 종종 만나서 수다 떨 수 있는 모임 말이다. 계를 하기도 하고… (웃음) 그리고 그 모임이 잘 유지되길 바라고 서로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라지. 그런 점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이 잘 지내고 서로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좋다. 나는 예전에 티파니가 방송에서 자신의 돌아가신 어머니를 이야기하며 멤버들을 두고 “엄마가 준 선물”이라고 말한 장면을 보고 정말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Mnet ‘소녀, 학교에 가다’(왼쪽)와 KBSJOY ‘소녀시대의 헬로베이비’
Mnet ‘소녀, 학교에 가다’(왼쪽)와 KBSJOY ‘소녀시대의 헬로베이비’
Mnet ‘소녀, 학교에 가다’(왼쪽)와 KBSJOY ‘소녀시대의 헬로베이비’

Q. 그런데 여덕의 입장에서 오빠만을 찾았던 ‘오(Oh!)’를 듣고 섭섭하지는 않았나? (웃음)
K양 : 맞다. 여자 팬들을 챙기지 않아서 섭섭했다기보다 콘셉트가 너무 대놓고 오빠랑 삼촌을 겨냥했다. 사실 소녀시대 다른 노래에 비해서 그다지 끌리지 않기도 했다.
S양 : 동감이다. ‘오’가 음악적 수준이나 무대, 실력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빠라는 특정 대상을 지칭해서 그들을 통해 흥하려고 하는 건가 하는 점에서 실망했던 것 같다.
K양 :그런데 세월이 지나서 들어보니 그저 마냥 귀엽더라. 그때 한창 대학 축제 기간이어서 이 노래로 춤도 췄던 것 같은데… 오빠라고 쓰고 복학생 행님들이라고 읽는 그 분들이 막 제대하시고 너무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선하네. (웃음)
S양 : 그렇게 예쁜 애들이 오빠 오빠 하는데 안 좋아할 남자가 어디있겠어? 그것 때문에 다른 요소들은 소용이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드니 아쉬운 거지.
Y양 : 맞다맞다. “맨날 삼촌팬이라고 말하는 것도 싫은데 이젠 노래까지 오빠타령이냐”고 울분을 토하는 팬들이 많았다. (웃음)

Q. 하지만 ‘오’ 자체가 사운드가 잘 빠진 곡이라 시간이 지나서 들으니 좋다는 평도 많더라. 노래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보겠다. ‘더 보이즈(The Boys)’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는 대중의 호불호가 갈린 곡이기도 했다. 팬의 입장에서는 어땠나?
Y양 : 난 너무 좋은데? (웃음) ‘더 보이즈’가 공개된 날 열광하며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 도대체 왜 호불호가 갈리지? 가사가 이상해서 그런가? ‘뼛속부터 원래 넌 멋졌어’ 이런 것? 아님 ‘아이 갓 어 보이’의 구어체 가사? 노래 분위기가 2~3번씩 바뀌는 것? 이 노래의 진가는 바로 그 휙휙 변하는 분위기에 있다. 노래 후반부 제시카의 ‘언제나 내 곁에 내 편이 돼주고 귀 기울여 주는 너’ – 서현이의 ‘난 이대로 지금 행복해’ 다음 부분부터 서로 따로 노는 것 같았던 부분들이 다 하나로 합쳐진다. 먼저…

Q. 아, 흥분을 가라앉히자.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한 Y양의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덧붙이자면 ‘아이 갓 어 보이’는 무대를 같이 봐야 완성되는 노래이기도 하다. 소녀들의 수다로 시작해 여러 가지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뮤지컬을 보는 듯한 곡이자 걸그룹 음악에서는 실험적인 시도였다. 소녀시대이기에 가능한 시도이기도 하다.
S양 : 맞다. 난 ‘아이 갓 어 보이’ 무대를 보기 전에는 예쁘게 치마나 핫팬츠를 입고 따라 부르기 좋은 노래 부르겠지 싶었다. 그런데 웬 난해하고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바뀌는 노래에 애들이 랩까지 해! 그리고 무대를 보고 ‘아 소녀시대는 안주하고 그 자리에 고여 있으려고 하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는 모습이 ‘정말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줬다.
K양 : 나도 두 곡 다 처음에 듣고 “으??” 했던 건 사실이다. 그 두 곡 다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지만 해외에서는 핫한 반응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익숙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확실히 이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구나’ 라는 느낌을 주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더 보이즈’보다 ‘아이 갓 어 보이’가 좋다. 세월이 좀 흐르면 시대를 앞서 간 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그 구성이 잘 짜인 곡이다.

소녀시대 ‘아이 갓 어 보이’ 재킷 사진
소녀시대 ‘아이 갓 어 보이’ 재킷 사진
소녀시대 ‘아이 갓 어 보이’ 재킷 사진

Q. 그렇다면 당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녀시대의 노래는 무엇인가?
Y양 :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가 워낙 많아서 딱 한 곡을 꼽긴 어렵다. 한국과 일본으로 7곡씩만 뽑아 보자면…한국에서는 ‘콤플리트(Complete)’, ‘다시 만난 세계’, ‘아이 갓 어 보이’, ‘오스카(Oscar)’, ‘동화’, ‘낭만길’, ‘허니(Honey)’ 또 일본곡으로는 ‘가십걸스(Gossip Girls)’, ‘립스(Lips)’ 또…

Q. 아..거기까지만… 소녀시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겠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
K양 : 나는 ‘다시 만난 세계’가 정말 좋다. 처음 소녀시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그 노래인데다 가사가 좋잖아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웃음) 힘든 고3 시절 야자시간에 책상 밀어놓고 춤추던 추억이 서린 노래라 언제나 반갑다. 지금도 가끔 들으면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
S양 : 나도 ‘다시 만난 세계’가 좋다. 사실 ‘다시 만난 세계’를 지난해 대학원 논문을 쓰면서 다시 듣게 됐다. 25살이 주는 심리적 불안감을 가진 상태에서 데뷔 당시 결연한 마음이나 희망찬 가사를 들으니까 지하철에서 실제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 말하면 좀 창피한 기억이기도 하다.

Q. 왜 창피한가! 사실 오늘의 대담은 소녀시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기는 대부분의 여덕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기도 하다. 혹시 소녀시대를 좋아한다고 해서 주변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경험이 있었나?
S양 : 보통 남자들이 소녀시대를 좋아하고, 여자들은 질투할 거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이랑 같이 소녀시대는 누가 예쁘고, 누가 동안이다, 귀엽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남자들은 여자들 눈치를 본다. 그러다가 장난스럽게 “으이그 니도 예쁘다!” 혹은 “너도 소녀시대 애들만큼 풋풋하다” 이런 빈말을 하면서 미안해하는데… 그럴 때 당황스럽다. 나도 소녀시대 짱팬인데… 팬이라고 말하기 괜히 무안하고 용기내서 “나도 소녀시대 좋아하는데”라고 말하면 괜히 하는 말 같고 이상하게 쳐다본다. 흑흑.
Y양 : 소녀시대 좋아한다고 하면 반응은 두 개로 나뉜다. ‘여잔데 소녀시대를 좋아해요?’ 이거랑 ‘아 그래? 뭐 소녀시대 예쁘지~ 나도 좋아해~’. 근데 전자가 훨씬 더 많다. ‘레즈야? 소녀시대 왜 좋아해?’하는 말도 들어보기까지 했다. 그럴 때 진짜 짜증난다. 아, 동성애자 를 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소녀시대와 여덕을 정말 편견 가득한 눈길로 보는 것 같아서 그 점이 싫다. 그래서 나는 2012년 이후로는 계속 일코(일반인 코스프레)하고 있다. 물론 좀 친하게 지내다 보면 다들 알아채지만…(웃음) 소녀시대 여덕이라고 하면 다들 ‘레즈일 게 분명하다’, ‘숏컷을 하고 다닐 것이다’, ‘옷도 남자 같이 입고 다닐 것이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아니다.

Q. 그러고 보니 세 분 중에 두 분이 실제로 남자친구가 있으신 분들이다. (웃음)
Y양 : 맞다. 그냥 소녀시대 팬덤이 워낙 크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제발 소녀시대 여덕이라고 해서 이상하다고 치부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그건 소녀시대 팬들은 다 삼촌팬이라고 하는 것 다음으로 여덕들을 슬프게 하는 말이다. 소녀시대 여덕들은 온 세상에 있다. 다들 일코를 하고 있겠지만.
K양 : 나는 사실 소녀시대 팬이라는 것을 숨긴 적이 없었다. 내가 하도 노래 부르고 춤추고 다녀서 신기해했던 것 같긴 하다. 하긴 그렇게 날뛰는 애가 흔하지는 않았겠지. (웃음)

Q. K양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 ‘내가 소녀시대를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면 어떡하지?’라는 무의식적인 걱정도 여덕을 숨기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K양처럼 아예 자신감있게 드러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여기서 마칠 시간이 됐다. 마지막으로 소녀시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K양 : 앞으로도 무탈하게 활동 계속할 수 있기를… 그리고 제발 활동 오래 좀 해주세요. 한 달 만에 끝내지 마세요.
S양 :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언제까지고 우리끼리라도 소녀시대가 되고 싶다”고. 그 말에 난 소녀시대도 아니고 그저 팬일 뿐인데 무척 공감했던 것 같다. 세월은 흐르고 시대는 변하지만 언제나 소녀시대라는 그 마음이 있다면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함께 나이 먹는 입장에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덕분에 용기를 얻고 그러기에 응원하고 있다. 언… 언니들 사랑해요.

Q. 당신 26세다. 소녀시대 7명과 동갑이다. 언니 아니잖아.
S양 : 동경하니까 언니라고 하자.

Q. 알았다. Y양이 소녀시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Y양 : 항상 지금 같았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같았으면. 소녀시대는 정말 정신력도 강하고, 현명하고, 다들 프로페셔널하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다들 인터넷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는 것 안다. 그러니까 소녀시대의 미래에 대해서는 뭐 딱히 걱정하지 않고. 다들 정말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고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우리도 더 열심히 하는 여덕이 될 것이니 소녀시대도 더 열심히 활동했으면! 지금은 소녀시대!

Q. 수고했다. 진짜 마지막으로 ‘미스터미스터’에 대한 한줄 평을 부탁한다!
Y양 : 사운드, 멜로디, 음색, 화음 어느 하나 부족한 구석이 없는 노래이다. 이것이 바로 소녀시대의 클래스!
K양 : 음… 난 사실 음원으로는 잘 모르겠다. 정신이 조금 없다고 할까. 티저에서 보여준 섹시 콘셉트랑 잘 맞을지는 모르겠는데 ‘아이 갓 어 보이’만큼 신선하지는 않은 듯. 수록곡 ‘굿바이’나 ‘유로파’, ‘백허그’ 등이 더 좋다. 전작들처럼 소녀시대가 무대에서 노래를 얼마나 살리느냐가 관건이다.
S양 : 후렴구가 정말 인상적이다. 어서 빨리 뮤직비디오와 무대가 보고 싶다. 의상이랑 헤어도 기대된다.

* 익명으로 참여해주신 소녀시대 팬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전지적 덕후시점② 소녀시대 ‘미스터 미스터’ 수록곡 분석 보러 가기)

정리.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Mnet ‘소녀, 학교에 가다’ 캡처, KBSJOY ‘소녀시대의 헬로베이비’ 캡처,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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