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 그러나 대세 그룹 엑소나 빅스가 데뷔 2년 차에 주목받은 것처럼 신인 아이돌에게도 희망은 있다.

데뷔 때부터 완벽한 아이돌은 없다. 아이돌이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확고한 색깔을 갖춰야 한다. 늑대로 변신해 남성미를 보이다가 교복을 입고 소녀의 로망이 된 엑소나 뱀파이어, 지킬 앤 하이드로 변신하는 콘셉츄얼 아이돌 빅스, 헬멧과 트레이닝복으로 차별화된 콘셉트를 선보인 크레용팝, 요정돌 에이핑크 등 성공한 아이돌에게는 그들만의 무기가 하나씩 있다. 신인아이돌 그룹들도 아직은 부족할지 몰라도 그들만의 매력은 분명히 있다. 텐아시아는 2013년 1월에서 8월까지 데뷔한 보이그룹 중 3팀을 골라 그들의 ‘현재 능력치’와 ‘매력 포인트’를 살펴봤다.

# 히스토리 (데뷔 : 2013년 4월 26일)

히스토리
히스토리


멤버별 고른 안정된 실력 + 옆집 오빠 같은 친근한 매력을 발산하는 히스토리!
히스토리는 송경일, 나도균, 김시형, 김재호, 장이정 5명의 멤버로 구성된 그룹으로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보이그룹이다. 그룹명으로 알 수 있듯이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나타난 야심찬 아이돌이다. 멤버 중 장이정은 MBC ‘위대한 탄생’ 시즌2 출신으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위대한 탄생’이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아 인지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데뷔곡 ‘드리머(Dreamer)’는 소속사 선배 가수인 아이유가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됐다. 아카펠라로 시작되는 도입부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오는 아이유와 래퍼 김시형의 내레이션의 향연은 보는 사람이 손가락에 힘을 주게 했다. 하지만 신인이 내레이션을 아무렇지 않게 소화한다는 것도 칭찬할 일! 실력은 첫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열대야’에서도 드러난다. ‘열대야’에서는 메인보컬, 서브보컬 할 거 없이 모두 안정된 실력을 선보인다.

흔히 남자 아이돌이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는 완벽한 무대 위 모습과 달리 옆집 오빠같은 친근한 모습에서 비롯된다. 히스토리는 이런 점을 잘 파고들었다. ‘드리머’에서 조금씩 드러난 히스토리의 뻔뻔한 매력은 케이블채널 MBC뮤직 ‘히스토리의 팬더기획’에서 확인할 수 있다. ‘히스토리의 팬더기획’은 팬더엔터테인먼트라는 가상의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히스토리 멤버들이 저마다 자신을 PR하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 아주머니들과 함께 수영장에서 춤을 춰 사윗감 1위로 떠오르는 마린보이 송경일을 비롯해 멤버들의 다양한 무리수가 돋보인다.

가산점 포인트
- 87년생 리더 송경일의 동안
- 로엔TV 신개념 쇼트콤 ‘토리토리 뱅뱅’의 신개념 오글거림

# 소년공화국 (데뷔 : 2013년 6월 5일)

소년공화국
소년공화국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을 바라보는 야심찬 소년공화국!
소년공화국은 H.O.T, S.E.S 등을 키운 정해익 대표와 세계적인 음반유통사 유니버설뮤직 코리아가 처음으로 기획하고 제작해 화제를 모은 그룹으로 원준, 다빈, 수웅, 민수, 성준 5명으로 이뤄졌다. ‘소년’이라는 이름이 함께 들어가 방탄소년단과 이름이 헷갈려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으나 힙합을 지향하는 방탄소년단과는 음악적 노선이 완전히 다르다. 아시아 및 세계 시장을 겨냥한 팀답게 댄스, 발라드, 힙합, 아카펠라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데뷔곡 ‘전화해 집에’는 그다지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전화해 집에’는 유로비트의 흥겨운 멜로디의 곡이지만, 소년공화국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뽑아내기에는 평이한 곡. 그러나 해외 반응은 심상치 않다. ‘전화해 집에’는 발매 당일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총 4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데뷔 전부터 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가진 것이 힘이 됐다. 유니버셜만의 마케팅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일본에서도 일본의 한국 콘텐츠 전용 서비스사이트 케이팝 라이프(K-POP LIFE)의 데일리차트에서 1위에 오르며 한류돌의 가능성을 보였다.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소년공화국은 10월 8일 첫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한다. 미니앨범 ‘아이덴티티’에서는 자신들만의 뚜렷한 사랑관과 가치관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동남아 시장에서 만족하지 않고, 국내를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려면 정체성을 뜻하는 앨범 제목처럼 소년공화국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야 할 것이다.

가산점 포인트
- 데뷔 전 MBC ‘뉴스데스크’ 깜짝 출연
- 데뷔 전 제주항공 CF모델 깜짝 발탁

# 방탄소년단 (데뷔 : 2013년 6월 12일)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작사, 작곡, 프로듀싱 능력을 겸비한 멀티 힙합돌,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방시혁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3년을 담금질해 만든 결실이다. 랩몬스터,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7명으로 이뤄진 방탄소년단은 제대로 된 힙합돌을 표방했다. 언뜻 보면 코믹한 그룹명이지만 방탄이 ‘총알을 막아낸다’라는 뜻을 가진 것처럼 편견과 억압의 총알로부터 10대들을 지키겠다는 심오한 뜻을 담고 있다.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은 ‘얌마 니 꿈이 뭐니’라며 방황하는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며, 현재 활동하고 있는 곡 ‘엔오(N.O)’에서도 ‘우릴 공부하는 기계로 만든 건 누구?’라며 10대들을 향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방탄소년단의 메시지가 더욱 와 닿는 이유는 멤버 랩 몬스터, 슈가, 제이홉이 프로듀싱에 참여했기 때문. 전문 작곡가와 작사가가 만들어준 콘셉트가 아닌 아이돌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기에 더 진정성이 돋보인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자신들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프리스타일 랩, 자작곡, 기존곡 위에 랩을 얹어 편곡한 믹스테이프 등을 공개하고, 실력을 입증해왔다. 첫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BTS 사이퍼 파트1(BTS cyper PT.1)’에서는 래퍼로서 자신의 자부심을 담고, 현재 힙합문화에 대해 일갈해 신인의 대범함과 자신감까지 느낄 수 있다.

자칫 무게만 잔뜩 잡고, 실력파라고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귀엽고 멋있는 아이돌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방탄소년단은 케이블채널 SBS MTV ‘신인왕 방탄소년단 - 채널방탄’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돌 스타들의 필수 관문 중 하나는 케이블 채널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무대에서 볼 수 없는 솔직한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제 방탄소년단은 힙합과 아이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준비를 마쳤다.

가산점 포인트
- 멤버들의 랩메이킹, 프로듀싱 능력
- 멤버 지민의 복근과 팔근육

글,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로엔엔터테인먼트, 해피트라이브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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