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군백기' 노린 '보이그룹 베팅', 방송사도 뛰어든 틈새 공략 [TEN스타필드]
≪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2년 전까지 아이돌판의 뜨거운 감자는 아이돌에 '4세대'가 왔느냐였다. 1~3세대까지는 누구나 떠올리는 확실한 톱그룹이 있었기에 시대를 가르는 것에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았다.

지금은 3, 4세대 아이돌의 매서운 활약으로 '세대'를 나누는 게 무의미해졌다. 한 세대가 쇠퇴하고 새로운 세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정의하기엔 K팝은 글로벌 주류가 됐으니 논쟁이 불필요해졌다.

하지만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기세는 차이가 난다. 트와이스, 블랙핑크, 레드벨벳으로 시작해 있지,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스테이씨 등의 걸그룹이 대중적 인지도는 물론 국내와 해외 차트를 휩쓸며 길고 굵은 인기몰이 중.

보이그룹은 아직 방탄소년단 중심이다. 2021년부터 방탄소년단의 군백기로 인한 'NEXT BTS'에 대한 고민은 커졌다. 아바(ABBA)를 앞세웠던 스웨덴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스타를 꾸준히 배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많은 그룹이 컴백했고, 마침내 싹을 티웠다.
'BTS 군백기' 노린 '보이그룹 베팅', 방송사도 뛰어든 틈새 공략 [TEN스타필드]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3월과 10월 각 발매한 앨범 '오디너리(ODDINARY)'와 '맥시던트(MAXIDENT)'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이름의 장 : 템프테이션'(TEMPTATION)'으로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다. 팬덤의 척도를 알 수 있는 음반 차트에서 1위를 한 것만으로 두 팀의 더 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스트레이 키즈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외에도 NCT, 엔하이픈, 에이티즈 등 팝의 미래를 이끌 팀은 많다. 핮

하지만 여전히 방탄소년단이라는 벽은 높고 거대하다. 그래서 보이그룹은 많은 가능성이 열린 무대. 방탄소년단의 군백기를 틈타 최대한 다양한 활동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방시혁 의장은 "K팝 성장지표 둔화가 명확하다. 방탄소년단을 빼면 (K팝 전체의 진출) 시장이 좁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BTS가 내일 당장 (팀 활동에) 복귀하면 이 위기가 끝날까? 아니다. 이미 위기의 경향성이 시작됐고 BTS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시도했다. 반면에 IP가 없는 방송사는 새로운 그룹을 탄생시키기 위한 경연 프로그램으로 데뷔 전부터 세계의 K팝 팬들의 관심을 모으려 애를 쓴다.
'BTS 군백기' 노린 '보이그룹 베팅', 방송사도 뛰어든 틈새 공략 [TEN스타필드]
JTBC는 이미 데뷔한 남자 아이돌을 모아 '피크타임'을 방송 중이며 Mnet은 다양한 국적의 글로벌 보이그룹 데뷔를 목표로 '보이즈 플래닛'을 MBC도 새로운 보이그룹을 만들기 위한 '소년판타지'로를 제작 중이다.

'보이즈 플래닛'는 5세대를 앞세운다. Mnet이 매번 똑같은 포맷으로 진행하는 서바이벌이지만, '5세대 신인 그룹'이라는 파격적인 타이틀로 관심을 받고 있다. '보이즈 플래닛' 최근 회차는 여자 10대 최고 시청률 3.9%를 기록했다. 주 타깃층인 10~20대 여성 시청자가 많아 긍정 결과를 기대 중이다.
'BTS 군백기' 노린 '보이그룹 베팅', 방송사도 뛰어든 틈새 공략 [TEN스타필드]
'소년판타지'는 일본 OTT ABEMA를 비롯해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iQiyi)를 통해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총 12개 국가에 방송한다. 오디션 과정을 세계인이 보게 함으로써 해외 팬 유입을 늘리겠다는 것. '쇼 음악중심' 전 미리보기 편성으로 국내 팬들의 관심도 얻겠다는 전략도 짰다.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보이그룹 세계.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물이 없는 틈을 타 빈틈을 노리는 방송사들과 엔터테인먼트들의 베팅은 시작됐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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