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판타지를 노래로 옮기는 아이유
오마이걸의 기분 좋은 에너지
사진제공=EDAM, W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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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2021년 역시 지난해와 다를 것 없이 모두가 자유를 갈망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시간은 2% 부족했다. 그 빈틈을 채워준 건 음악. 댄스곡으로 내적 댄스를 추며 일상을 견뎠고 감성에 젖는 발라드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매년 좋은 노래들이 쏟아졌지만 올해는 기분 탓인지 행복한 노래가 차트를 채운 듯하다. 전주만 들어도 사랑의 기운이 가득 퍼졌던 노래를 꼽아봤다. 음원 음반 성적과 관계없 이 개인의 취향과 애정만을 담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임을 미리 알린다.

2021년 열고 닫은 아이유 : 특별한 사랑의 조각
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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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올해를 '셀러브리티( Celebrity)'로 열고 '조각집'으로 닫았다. 그 사이사이 '라일락(LILAC)'을 피우고 '스트로베리 문(strawberry moon)'을 먹으며 아름다운 노래를 선물했다. 음원 사이트 연간 차트 1위는 '셀러브리티'가 유력하다. 아이유가 처음 시도한 경쾌한 팝 사운드에 "넌 별난 사람이 아니라 별 같은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는 가사는 곱씹을수록 감동이다. 청량하고 경쾌한 리듬에 별모양 같은 멜로디가 반짝이는 느낌이라 유독 좋았다 .

하지만 올해 나온 아이유의 노래 중 나의 '픽'은 '스트로베리 문'. 아이유의 영리함에 마음이 동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스트로베리 문'은 자정에 공개됐다. 차트 성적 반영을 위해 '신곡 발표=오후 6시'공식 굳어졌지만 아이유는 "이 시간에 들으면 좋은 곡"이라는 이유로 밤 12시에 '스트로베리 문'을 발표했다.
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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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베리 문'이 공개된 날은 10월 21일. 해가 막 떨어진 오후 6시에 들어도 좋았겠지만, 그 시간에 들었다면 판타지 같다는 느낌을 못 받았을 터. 새카만 하늘을 보며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느낀 기분은 '밤하늘을 유영하는 것처럼 낭만적이고 벅차다'였다.

사랑 에 빠진 기분을 무중력에 비유한 노래라 가사가 주옥 같은데 특히 ' 바람을 세로질러 날아오르는 기분'이라는 노랫말이 이 노래의 화룡점정이다. 보통 바람을 가로 지른다는 표현을 쓰지만, 아이유는 달랐다. 사랑에 빠져 붕 뜬 기분을 비유한 이 가사로 인해 환상적인 그림으로 완성됐다.

계절의 경계를 허문 오마이걸 : 요정들의 맑은 선물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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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차트 성적과 관계없이 올해 최고의 노래를 묻는다면 '던던댄스'라고 답할 거다. 지난 5월 발매된 '던던댄스'는 Nu-Disco 스타일의 곡으로 자신들을 외계인으로 표현한 오마이걸의 이야기를 담은 가사가 재밌다. 레트로풍 사운드에 중독적인 후렴, 멤버들의 다채로운 보컬이 '오마이걸 표 댄스 팝'을 완성했다. '던던댄스'는 발매와 동시에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음악방송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청량하기만 한 '던던댄스'에 숨결을 불어넣은 건 오마이걸. 승희와 효정의 군더더기 없이 맑은 고음, 양념 같은 미미의 랩, 연약한 아린의 보컬과 단단한 비니의 목소리, 오마이걸의 색채를 완성하는 킬링 보컬인 지호와 유아의 음색이 '던던댄스'의 청량함과 아련함을 살렸다,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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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의 '던던댄스'는 기분이 한없이 좋다가도 마지막엔 벅찬 눈물 이 살짝 고인다. 봄의 바람과 여름의 햇살을 품은 노래 같아 들을 때마다 따스함이 느껴진다. 설렘이 더 강조된 구간은 봄 같고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여름 같다. 특히 노래를 온전히 즐기고 있는 오마이걸의 무대를 보고나면 좋은 기분은 2배로 부푼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던 영화처럼 마음을 채우는 노래도 성적순이 아니다. 차트 정상에 오르지 못했도 누군가에겐 1위의 노래일테니.

매일 수십개의 신곡이 쏟아진다. 이 노래 중 일부는 차트에 진입한 히트곡이 되고 일부는 굳건한 마니이층의 노래 혹은 역주행의 기회를 품은 곡이 된다. 각자의 색으로 아름다웠던 노래들로 올해도 풍요로웠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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