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CL(씨엘)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CL(씨엘) / 사진=텐아시아DB
컴백을 준비하겠다던 그룹 2NE1(투애니원)이 2016년 11월 갑자기 해체했다. 당시엔 박봄의 마약 밀반입, 공민지의 탈퇴 등 여러 사건이 겹쳐 어쩔 수 없는 해체라 생각했다.

5년이 지난 뒤 CL(씨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이었다. 팀의 해체를 기사를 통해 알았다는 것. 2NE1의 해체는 합의 되지 않은 통보였다.

CL은 최근 AP 인터뷰에서 미디어(기사)를 통해 2NE1의 해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추수감사절 기념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팀 해체 발표 기사를 접했다. (휴대전화로) 전화가 쏟아졌다. 당시 그런 상황들은 내게 매우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YG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4인조 걸그룹 2NE1은 2009년 데뷔하자마자 전에 없던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데뷔곡 '파이어(Fire)'부타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날 따라해봐요' '박수쳐' '아파' '론리(Lonely)' '내가 제일 잘 나가' '그리워해요' 컴백홈(Come Back Home)'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잘 나가던 2NE1은 2014년 활동을 중단했다. 2010년 박봄이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을 다량으로 들어오려다 적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박봄은 YG를 통해 "미국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은 약을 수년간 먹어왔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자숙했다.

박봄의 이슈로 2NE1의 컴백은 계속 미뤄졌다. 그 사이 YG는 차기 걸그룹인 블랙핑크를 준비했다. 2016년 4월 공민지는 팀 탈퇴를 결정했다. 팬들은 박봄의 논란, 공민지의 탈퇴 등으로 2NE1이 이대로 해체하는 게 아니냐고 불안해했다.

YG는 "공민지의 탈퇴로 나머지 멤버들은 '2NE1은 이대로 해체되는 건지?'에 대한 깊은 혼란에 빠져있었는데 양현석 대표가 세 명의 멤버들을 만나 '무슨 일이 있어도 2NE1을 끝까지 지켜 나가고 싶다',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합쳐 잘 극복해나가자'라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올 여름 목표로 신곡을 준비 중"이라고 팬심을 달랬다.

2NE1의 여름 컴백을 기다렸던 YG 팬 앞에 나타난 건 블랙핑크. 블랙핑크가 데뷔한 지 3개월 만에 2NE1은 해체했다. CL과 산다라만 YG에 남았고 박봄은 회사를 떠났다.
가수 CL(씨엘)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CL(씨엘) / 사진=텐아시아DB
YG는 오랜 시간을 함께한 아티스트에게 예의가 없었다. 2NE1은 YG의 굿즈가 아니라 멤버들과 함께 만들어낸 팀이다. 2NE1의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도 멤버들과의 협의없이 해체를 기사를 통해 접하게 한 건 무례하고 무책임한 처사다.

팀 해체 후에도 CL은 존중받지 못했다. 팀이 해체해도 여전히 YG 소속이었기에 솔로 활동을 기대했지만 단 한 장의 앨범도 내지 못했다. 솔로 활동을 약속했던 양현석 전 총괄프로듀서에게 앨범을 내달라고 거듭 요구했으나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CL이 YG를 벗어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진실. 2NE1에 대한 YG의 만행에 팬들만 억울하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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