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방방콘 더 라이브'./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방방콘 더 라이브'./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이 첫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방방콘 The Live'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새로운 봄날의 시작을 알렸다. 공연 바로 전날에 7주년을 맞은 멤버들은 이날 재계약 소식과 "방탄소년단과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이름)의 봄날은 반드시 올 것"이라는 희망도 함께 전했다.

14일 오후 6시 방탄소년단(BTS)의 첫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The Live'(이하 '방방콘 더 라이브')가 '방방콘 더 라이브' 시청 페이지에서 생중계됐다. 공연은 모바일과 컴퓨터(PC)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첫 유료 랜선 공연인 만큼 '방방콘 더 라이브'는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총 여섯 개의 화면 중 보고 싶은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택해 감상할 수 있는 '멀티뷰'부터 채팅창 속 가상 아미밤 등 랜선 공연에 특화된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방방콘 더 라이브'의 공연 시작 15분 전부터는 'Save Me''Make It Right''봄날' 등의 뮤직비디오가 화면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윽고 영화 시작 전 안내 영상처럼 공연 안내 사항이 짧막하게 나온 후, RM의 "어서 와, '방방콘'은 처음이지?"란 멘트와 함께 '쩔어'로 본 공연이 시작됐다.

세트리스트는 '쩔어'를 비롯해 '흥탄소년단''좋아요''하루만''Jamais Vu''Respect''친구''Black Swan''작은 것들을 위한 시''고민보다 Go''Anpanman''봄날'로 구성됐다. '봄날'이 앵콜 무대였으며, 일곱 멤버가 모든 무대를 댄서들 없이 꽉 채웠다. 랜선 공연이기 때문에 앵콜 순서에선 멤버들이 '셀프 앵콜'로 무대에 다시 선 점이 눈길을 끌었다. 무대 중간중간 아미들을 위한 토크는 편안한 작업실처럼 마련된 공간에서 했다. '좋아요'와 하루만'의 무대는 이 공간 특유의 아늑함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진은 '하루만' 후렴 부분에서 빨간 장미꽃을 들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모든 무대가 화려했고 특색있었다. 한 곡 한 곡 무대 연출이 달라 온라인 공연에 쏠리는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보라색 복도처럼 꾸며진 세트에서 걸어나온 멤버들은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본 무대에서 '쩔어' 퍼포먼스를 힘있게 펼치며 흥을 끌어올렸다. 빛의 폭포가 쏟아지는 듯한 '쩔어' 무대와 밤의 숲 속처럼 연출한 'Black Swan' 무대가 특히 신비로우면서 강렬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무대 또한 화려했다. 멤버들은 전구가 장착돼 무대 배경색과 동일하게 바뀌는 우산을 소품으로 활용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정국은 "야심차게 준비한 퍼포먼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 '방방콘 더 라이브' 유닛 무대./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방방콘 더 라이브' 유닛 무대./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유닛 무대도 특별했다. 'Jamais Vu'에서 제이홉, 진, 정국은 서로 마주칠 수 없다는 '도플갱어'를 콘셉트로 흑백의 문과 의자로 꾸며진 세트에서 등장했다. 일부 화면은 흑백, 일부 화면은 컬러로 처리돼 몰입도를 더했다.

'Respect'를 함께 한 RM과 슈가는 복고풍 슈트를 입고 등장해 재치있는 무대를 꾸몄다. 슈가는 "의상이 쓰리 피스 슈트인데 패턴이 하나도 안 맞는다. '아빠 정장'같다"고 했고, RM은 "멋 잘못낸 사람들 (콘셉트)"라고 거들었다.

'친구'를 함께 한 지민과 뷔는 신사동 고개와 성동구청 버스정류장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 교복을 입고 등장했다. '친구'라는 곡이 탄생하게 된 지민과 뷔의 '만두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깜찍한 만두 퍼포먼스로 무대가 마무리됐다. 지민과 뷔는 과거에 연습이 끝나고 만두를 먹을 것인가, 만두를 먹으면서 연습을 할 것인가로 사소한 다툼을 벌인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민은 '방방콘 더 라이브'에선 만두를 들고 "이제 만두 먹으면 안 싸울꺼지?"라는 멘트로 '친구' 무대를 마쳤다.

대기 시간엔 멤버들이 준비한 ASMR 영상과 채널 고정을 부르는 눈싸움 영상들이 나와 재미를 더했다. 칠성사이다, 레모나, 시스템, 휠라 등 방탄소년단이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의 광고도 중간중간 삽입됐다. 멤버들은 아미밤 연동 갯수와 동시 접속자 수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 '방방콘 더 라이브'./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방방콘 더 라이브'./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월드투어 'BTS MAP OF THE SOUL TOUR' 일정을 전면 재조정에 들어갔던 방탄소년단. 온라인 라이브 공연을 통해서나마 아미들을 만나게 된 멤버들은 그간의 그리움과 못다한 말들을 전했다. 제이홉은 "무대가 너무나도 그리웠다. 무대를 하고 땀을 흘리니까 행복하다"며 "집에서 함성을 질러달라. 열심히 준비해서 빨리 (다시) 나오겠다"고 밝혔다.

지민은 "안좋은 상황 때문에 못 만나고 있어서 여러분이 잘 지내고 있는지 먼저 물어보고 싶었다. 우리도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며 "무대가 항상 절실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번에 우리끼리 보낸 시간이 힘들었다. 우리끼리 성장을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이고 잘 극복해나가고 있는 중이니 너무 걱정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도 우리를 못 만나는 시간엔 여러분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시간들을 찾아내고 잘 극복해내서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RM은 "'Anpanman'을 하는데 함성 때문인지 대면으로 (팬들을) 못봐서 그런건지 힘든 무대가 아닌데 힘들었다. '이것이 미래의 공연인가'란 생각에 무섭고 공포가 엄청 있다"며 "그럼에도 희망을 드려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 '방방콘'부터 시작해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국은 "운동하고 흘리는 땀이랑 공연하고 흘리는 땀이랑 다르다. (그간) 무대를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우리가 공연했던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아미밤 든 아미들이 엄청 그리웠다. 혼자 생각하니까 가슴이 먹먹해져서 가사도 썼다"고 했다.

뷔는 "이 무대가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 됐으면 좋겠고 '방방콘' 같이 여러분과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준비해서 한발자국씩 다가갈 수 있게끔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On'을 준비할 때부터 위버스를 통해서 아미들의 어깨를 구름 위보다 올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스포했다. 그런데 공연을 너무 못 보여드려서 아쉽고 힘들지만 '방방콘'이라도 무대를 해서 다행이다"며 "아미들의 목소리와 열기를 빨리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

슈가는 "공연이 너무 하고 싶었다. 무력감에 싸여서 괴롭고 힘들었다. 긍정적인 것들을 생각하면서 지냈다"며 "믹스테이프도 나왔고 자기발전도 했고 '방방콘'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진은 "6월 13일이 (방탄소년단의) 일곱 번째 생일이다.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었는데 멤버들과 좋은 회사를 만나서 훨씬 더 오래 함께할 수 있게 됐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털어놨다. 마음이 뭉클해졌다는 진은 멤버들에게 단체 포옹을 제안했다. 멤버들은 아미의 자리를 따로 비워놓은 채 서로 끌어안으며 감동의 순간을 만끽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데뷔 7주년을 기념하는 '2020 BTS FESTA'를 마무리했다. '방방콘 더 라이브'에선 '만나러 갈게, 좀 더 머물러줘'란 글을 마지막 멘트로 띄우며 또 다른 기대 속에 공연을 마쳤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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