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가은은 지난 7월 31일 KBS2 ‘뮤직뱅크’와 8월 2일 SBS ‘인기가요’ 무대에 오르며 가수 활동의 본격적인 신호탄 쏘아 올렸다. 앞서 그는 지난해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통해 공중파에 발을 디딘 적 있으나 음악 방송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 무대를 위해 은가은은 지난 8년간의 지리한 담금질을 견뎌냈다.
은가은의 첫 등장은 나름대로 화려했다. MBC ‘쇼바이벌’에서 600여 명의 참가자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한 것. 당시 심사위원을 맡았던 고(故) 신해철은 은가은을 눈 여겨 봤고, 4인조 여성 밴드를 구성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넥스트의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오프닝 무대를 꾸미며 경험을 쌓았으나 멤버 간 성향 차이로 해체를 맞았다.
이후 은가은은 소속사를 옮기고 ‘드롭 잇(Drop it)’ ‘레잇 블루머(Late Bloomer)’ 등의 앨범을 발매했다. 몇몇 매체와 인터뷰도 진행했고 ‘렛 잇 고(Let it go)’ ‘리슨(Listen)’ 등의 커버 영상으로 화제도 모았다. 팬덤도 형성됐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수로서의 성공은 올 듯 말 듯, 손 안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도 찾아왔다. 하지만 은가은은 “할 수 있는 게 음악뿐이었다”면서 “이왕 시작한 거, 발이라도 내딛어 보고 맛이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마음을 다 잡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은가은의 버팀이 드디어 빛을 봤다. 7월 한 달 간 그는 세 곡의 신곡을 발매했고 모두 높은 관심을 얻었다. 지난달 15일 발표한 ‘비오는 이런날에’는 실제로 비가 오는 날이면 음원 사이트의 급상승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다. MBC ‘밤을 걷는 선비’의 OST ‘슬픈 바람’은 카카오 뮤직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31일 신곡 ‘네버 세이 굿바이(Never Say Goodbye)’의 발매와 함께, 은가은은 공중파 무대도 밟았다. 그는 SNS를 통해 “하루하루 떨리는 날이 반복돼서 매일매일 소풍 가는 날 같다”며 벅찬 심경을 밝혔다.
은가은의 활약은 중국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9월부터 더원의 중국 투어에 합류, 오프닝 무대를 꾸민다. 쇼케이스도 계획되어 있으며 현지 반응에 따라 방송 활동도 병행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하고 싶다”던 은가은의 꿈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KBS2 ‘뮤직뱅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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