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사진=YTN 뉴스 방송화면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사진=YTN 뉴스 방송화면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를 폭행한 데 이어 남우주연상 수상을 자축한 사실이 전해져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윌 스미스는 생방송 중, 시상자로 올라온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폭행했다.

이날 크리스 록은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크리스 록은 시상 전 윌 스미스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 특히 윌 스미스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건드려 화를 키웠다.

윌 스미스의 아내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2018년 탈모 진단을 받았고, 이후 삭발 스타일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의 아내에게 '지 아이 제인'(영화 '지 아이 조' 여성 버전)의 후속 편을 기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윌 스미스는 처음엔 웃고 있었다. 아내의 표정이 순간 굳어진 것을 봤는지, 냅다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크리스 록의 뺨을 후려치고 자리로 돌아갔다.

현장을 메운 배우들, 스태프들은 깜짝 놀랐다. 일부에서는 연출 된 상황이라 생각하고 웃었다. 크리스 록이 태연하게 "윌 스미스가 저한테 한방 먹이고 내려갔다"라고 말했고, 윌 스미스는 "내 아내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그제서야 현장에 자리한 사람들 모두 실제 상황임을 인지하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TV조선 진행자 안현모는 "크리스 록의 농담의 강도가 좀 셌다. 윌 스미스 아내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언급해서 화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윌 스미스는 남우주연상을 수상, 다시 무대에 올라 자신이 출연한 영화 '킹 리차드'와 '가족'과 관련해 긴 수상소감을 남겼다. 그리고는 방금 전 폭력 사건과 관련해 "아카데미 측과 동료들, 후보들에게 사과 말씀 드리고 싶다. 저를 내년에도 불러달라"고 사과했다. LA 경찰이 이를 인지했지만, 크리스 록은 고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외신은 윌 스미스의 폭력 사건을 전했고, 이후 행보를 추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윌 스미스는 아내, 자녀들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뒤풀이에 참여해 참석자들과 포옹하며 사진을 찍고, 랩을 하며 춤까지 췄다.

네티즌들은 "아내를 놀린 크리스 록이 잘못이다"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등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AMPAS는 "아카데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알렸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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