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서 도유 범죄 기획자役
"자연스런 연기 위해 운동NO·식단NO"
"서인국과 세 작품, 두터워진 친분"
"'배우 이수혁'에 걸맞은 사람 되고파"
배우 이수혁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수혁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한정적이었던 제 그간의 모습을 깰 기회를 얻었고, 기존과 다르게 제 모습이 담긴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영화 '파이프라인'에 출연한 배우 이수혁은 이번 작품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파이프라인'는 여섯 명의 도유꾼들이 기름을 훔치는 이야기로, '강남 1970', '비열한 거리', '말죽거리 잔혹사'를 연출한 유하 감독이 내놓은 범죄오락물이다. 이수혁은 굴지의 정유 회사 후계자이자 위험한 도유 범죄를 계획하는 악역 건우를 연기했다.

"감독님은 기존과 다른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하셨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보다 감독님이 원하는 건우의 모습에 맞추려고 노력했는데 기존에 보여드리지 못한 말투나 표정들을 감독님이 확실히 끄집어내주셨죠. 건우는 기존에 유하 감독님이 찍었던 누아르 속 빌런과는 다르게 허점도 있고 초반에는 악함을 잘 드러내지 않다가 점차 드러나요.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유하 감독은 건우 캐릭터를 두고 "몽사가적인 소시오패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수혁이 현실과 판타지가 혼재된 얼굴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이수혁은 캐릭터에도 현실감과 판타지적인 면모를 동시에 담아야 하는 게 숙제였다.

"원래는 촬영하면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운동도 하고 식단 관리도 하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으려고 먹는 것도 평소보다 편하게 먹었어요. 어떤 날은 일부러 먹고 자기도 했죠. (잘해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은 무거웠지만 몸은 편했어요. 하하. 악하면서도 편안한 모습이 공존하는 얼굴의 캐릭터죠. 영화를 보니 스스로도 처음 보는 표정이 있더라고요. 관객들이 신선하게 봐주실 것 같아요."
영화 '파이프라인' 포스터 / 사진제공=CJ ENM,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파이프라인' 포스터 / 사진제공=CJ ENM,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수혁은 이번 영화까지 배우 서인국과 세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 드라마 '고교처세왕'에 함께 출연했고, 현재 방영 중인 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도 두 사람 모두 주연이다. 이수혁과 서인국은 이번 영화에서 같이 도유 범죄를 꾸미지만 점차 갈등이 심화되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돈독한 두 사람. 서인국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수혁을 '귀여운 동생'이라고 하기도 했다.

"서인국 형과는 세 번이나 호흡을 맞추면서 친분이 두터워졌죠. 촬영 때 편하고 서로 많이 배려해요. 작품의 캐릭터 이미지 때문에 제가 평소에도 차가울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인국 형은 제 평소 모습을 많이 봤잖아요. 그래서 귀엽다고 칭찬하면서 (제가 차갑다는) 나름의 오해도 풀어주려한 것 같아요. 하하."
배우 이수혁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수혁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2006년 모델로 데뷔해 2010년 개봉한 '이파네마 소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이수혁. 어느덧 '모델 이수혁'보다 '배우 이수혁'으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어졌다. 여전히 '배우 이수혁'보다 '모델 이수혁'이라고 기억하는 대중들도 많지만 이수혁은 "'배우 이수혁'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연기는 저와 뗄 수 없고 제가 가져가야 하는 것이며, 연기, 배우, 드라마는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앞으로의 활동에 의욕을 드러냈다. 이수혁은 장점은 장점으로 발전시키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하기로 결심했다.

"극과 극으로 각각의 캐릭터가 욕심나요. 멋진 남성, 이사님 같은 캐릭터를 해왔다면 아예 풀어지고 망가지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실제로는 전 그렇게 차갑지도, 그렇게 멋지지도 않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최근까지도 '밤을 걷는 선비' 속 흡혈귀 같은 센 캐릭터로 저를 많이 기억해주시잖아요. 그래서 센 역할의 기회를 또 주신다면 더 잘해내보고 싶어요. 차가운 이미지의 멋진 역할도 좋지만 다른 역할도 소화해낼 수 있는 저만의 무기를 가지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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