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테미 여우조연상 후보 분석
74세 동갑내기 클렌크로스 '7전 8기' 도전
맘마미아의 소피役 아만다 사이프리드 첫 오스카 나들이
윤여정, (왼쪽부터 시계방향), 글렌 클로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윤여정, (왼쪽부터 시계방향), 글렌 클로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윤여정 수상 유력"

모두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시상식은 언제나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최고 권위의 이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가운데, 쟁쟁한 배우 중 누가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여정의 경쟁 상대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등 4명이다. 이미 상을 받은 것 같은 한국의 정서와 달리 녹록해 보이는 상대는 한명도 없다.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스: '7전 8기' 오스카에 도전하는 윤여정과 동갑 老배우

글렌 클로스는 1947년생, 올해 74세로 윤여정과 동갑이다. 클로스가 맡은 역할도 윤여정과 똑같은 할머니. 할리우드 대표 악역 배우로 정평난 글렌 클로스는 '힐빌리의 노래'에서 담배를 물고 욕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자신의 손자가 엇나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인물로 분해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클로스의 약점은 힐빌리의 노래의 작품성 자체가 의문이 있는 점이다. 평단과 주요 매체는 '힐빌리의 노래'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글렌 클로즈의 연기에 대해서도 미지근한 반응이다. 이 작품은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41회 골든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감독상, 최악의 여우조연상, 최악의 각본상 등 3개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1974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글렌 클로즈는 '위험한 정사', '위험한 관계', '에어포스 원' 등에 출연하며 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지금까지 에미상 3회, 골든글로브 3회, 토니상 3회를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카데미에서만큼은 늘 고배를 마셨다. 무려 7번(여우주연상 4회, 여우조연상 3회)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오스카와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19년에는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더 와이프'로 여우주연상을, 25회 미국 배우 조합상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수상이 유력시됐지만, 모두의 예측을 뒤엎고 올리비아 콜먼이 수상하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현지에서는 '이번만큼은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74세의 노배우의 여덟 번째 도전에 동정표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오스카 무대 신인이지만, 최고의 연기로 '대권 도전'

애초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2021년 골든글로브 수상자 조디 포스터보다 더 유력한 후보로 불렸다. 조디 포스터가 아카데미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나면서, 자연스레 아만다 사이프리드에게 더 큰 관심이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넷플릭스 영화 '맹크'는 아카데미 최다 후보(10개 부문)에 올라 있고,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1930년대 실존 인물인 여배우 매리언 데이비스 역으로 열연해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데뷔작 '퀸카를 살아남는 법'을 시작으로 '맘마미아' 시리즈, '클로이', '디어 존', '레터스 투 줄리엣', '레드 라이딩 후드', '인 타임', '레미제라블', '러브 레이스', '위 아 영', '퍼스트 리폼드'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할리우드 최고 여배우 반열에 올랐다. 특히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등 뮤지컬 영화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배우다. 10대부터 연기를 시작해, 두 자녀를 둔 아이 엄마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작품을 했지만, 오스카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맹크'가 처음 공개됐을 때 언론과 평단은 영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리 올드만보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에 더욱 주목 했고, "영화에 출연한 모든 배우를 통틀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그리고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오스카를 들어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여정과 마찬가지로, 오스카에 첫 도전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아카데미상은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 회원 9300명의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지난 21일 모든 회원이 투표를 마친 상태로, 이젠 결과 발표만이 남았다.

이런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제의 수상 가능성을 전망하는 '골드더비'에 따르면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예측 투표에서 전문가, 편집자, 일반 회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받으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전문가 27명 중 24명으로부터 표를 받았고, 일반 회원의 무려 76%(4421표)가 윤여정을 지지했다.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6일(한국시간) 오전 9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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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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