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마담'으로 액션 연기 도전한 엄정화
엄정화, 남편 역할 박성웅에 "아기 같은 매력"
엄정화 "환불원정대 활동, '왜 안 되겠어?'"
"왕성한 활동 비결? 일 말고도 즐길거리 찾은 것"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천시장에서는 꽈배기를 비틀고 꼬고 돌리더니, 납치된 비행기에서는 테러리스트를 비틀고 꼬고 돌려버린다. 영화 '오케이 마담' 속 엄정화의 모습이다.

'오케이 마담'은 생애 처음 해외여행에 나선 잉꼬부부가 비행기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액션 코미디. 엄정화는 꽈배기 맛집 사장이면서 비범한 능력을 숨기고 있던 미영 역을 맡았다. 액션 연기에 로망이 있었던 엄정화는 캐스팅이 확정되기도 전부터 액션스쿨에 다니며 열의를 불태웠다고 한다.

"액션스쿨에 도착하자마자 뛰었고, 윗몸일으키기에 스쿼트도 했어요. 액션도 배우고 운동도 할 수 있는데 너무 좋은 기회지 않나요? 차근차근 연습하면서 체력이 느는 걸 느끼는데 작품을 위해 내가 이 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성취감도 있었죠. 액션 연기는 하면서도 통쾌했어요. 무대에서 퍼포먼스 할 때의 그 짜릿함을 느꼈죠."
영화 '오케이 마담'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오케이 마담'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번 영화에서 박성웅과 함께 부부 연기를 한 엄정화. 액션신에서는 원샷원킬의 카리스마를 내뿜지만 남편과 있을 때는 콧소리 섞인 특급 애교로 남편의 마음을 사르르 녹여버린다.

"연애하거나 사랑을 받으면 애교가 없는 사람도 애교쟁이가 되잖아요. 남편의 사랑을 10년 넘게 전폭적으로 받아온 미영의 사랑스러움은 드러날 수밖에 없어요. 그런 느낌을 살려 전체적인 미영 캐릭터를 잡아갔어요. 슬프거나 갈등을 겪는 장면에서는 코믹이라는 장르를 잊어버리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납치범들에게 묶여 감금당한 채 남편과 얘기하는 신에서는 더 진지하게 했죠."

엄정화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부부 연기를 끌어낸 것을 박성웅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다. "박성웅 씨는 애기 같은 순수함과 귀여움이 있더라고요. 떼쓰는 장면에서 '여봉봉'이라고 하는데 전 '여봉봉'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어요. 하하. 찡찡거리는데 아기처럼 귀여웠죠. 박성웅 씨 덕분에 촬영이 아주 즐거웠어요. 상대방을 그렇게 배려하긴 어려운데 많이 신경 써주더라고요. 마음이 행복한 촬영이었죠."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올 여름 개봉작 가운데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영화는 '오케이 마담'뿐이다. 부담감에 대해 묻자 엄정화는 "내가 이끌고가는 영화라기보다 다양한 승객들의 에피소드가 촘촘하게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에 제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오지만 원톱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시사회 때 공개되고 나서 하게 되요. 영화 초반에 미영은 화장실에 갇혀서 한참동안 안 나오잖아요. 하하.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영화가 흥행한다면 배우들에게도 힘을 줄 수도 있고요. 그런 면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엄정화의 최근 행보 중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환불원정대 활동. 이효리가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엄정화를 비롯해 제시, 화사에서 센 언니 걸그룹을 제안했고, 네티즌들이 이들을 환불원정대라고 이름 붙였다. 최근 첫 회동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환불원정대 멤버로 호출됐을 때 소감을 묻자 엄정화는 "무대에서 세 보이나 보다. 그게 또 굉장히 마음에 든다. 무대는 온전히 내 것이다. 주문을 걸 듯이 올라가야 한다"고 가수로서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효리가 제안하는 걸 TV로 봤어요. 내 이름도 불러줬네 싶어서 좋았죠. 그러고 지나갔는데 SNS에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더라고요. 'Why not?(왜 안돼?)'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 인스타그램에 방송 장면을 찍어 올린 건 그런 생각을 한 이효리를 칭찬하고 싶어서였어요. 환불원정대 미팅까지 하게 돼서 흥미로워요."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엄정화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데뷔 28년 차인 엄정화는 배우로서도, 가수로서도 최정상 엔터테이너로 인정받는다. 1969년생인 엄정화는 50대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건강하고 아름다운 '멋진 언니'의 면모를 자랑한다.

"나이 때문에 뭔가를 못한다는 생각이 이젠 변해야 할 시대가 아닌가 싶어요. '이 나이에 이건 안 돼'라고 무작정 정해놓은 게 너무 많지 않나요? 심지어 옷도 그렇잖아요. 그런 것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거고 도전하고 싶으면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미리 쫓아가면서 나이를 더 들 필요가 있을까요. 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이 시간을 즐기고 싶어요."

이처럼 열정적이고 유쾌하게 활동해나갈 수 있는 엄정화의 비결은 무엇일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조바심이 나곤 했어요. 제가 일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일이 없을 때의 일상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요. 일상을 즐길 수 있게 된 건 최근 몇 년이에요. 서핑이나 요가, 여행처럼 스스로 즐길 거리를 찾고 일이 아닌 것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걸 찾은 게 비결 같아요. 예전엔 일이 아닌 다른 건 다 부질없다고 생각했고, 시간이 생기면 걱정으로 허비했죠. 하지만 일 역시도 잘 돼야 해요. 그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일이기도 하고, 제가 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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