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 출신 허가윤
영화 '서치 아웃'서 첫 주연
투아이즈 출신 정다은
'마녀' 이어 '공수도'로 눈도장
영화 '서치아웃' 허가윤(왼쪽), '공수도' 정다은./ 사진제공=디엔와이, 그노스
영화 '서치아웃' 허가윤(왼쪽), '공수도' 정다은./ 사진제공=디엔와이, 그노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영화계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하루 3천명을 동원한 작품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재개봉 영화가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오른 상황이다. 하루 총 관객수는 지난해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서치 아웃' '공수도' 등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각각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여주인공의 활약이 눈부시다. '서치 아웃'의 허가윤은 포미닛, '공수도'의 정다은은 투아이즈로, 걸그룹 출신 배우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첫 선을 보인 한국영화 '서치 아웃'이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월 25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1위를 차지한 이후 51일 만에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해 의미를 더했다.

'서치 아웃'은 일명 '흰긴수염고래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연쇄로 자살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SNS 범죄 스릴러물이다. 최근 극악무도한 범죄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n번방 사건'도 연상케 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화 '서치 아웃' 스틸./
영화 '서치 아웃' 스틸./
또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이시언,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영화 '82년생 김지영' 등을 통해 존재감을 키운 김성철, 포미닛 출신 허가윤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흥미를 키웠다.

무엇보다 여주인공 허가윤에게 시선이 쏠린다. 허가윤은 '서치 아웃'을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2009년 포미닛 메인보컬로 데뷔해 '핫이슈' 'Muzik' 'HUH' 등 히트곡으로 사랑 받은 허가윤은 2016년 포미닛이 해체한 이후 배우로 전향했다.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 tvN '식샤를 합시다2' 등에 출연해 '연기맛'을 보기 시작했고, 이후 스크린으로 진출해 영화 '배반의 장미' '마약왕' 등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두 작품 모두 비중은 적었지만, 배우로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으려는 허가윤의 의지가 엿보였다.
영화 '배반의 장미'에 특별 출연한 허가윤./
영화 '배반의 장미'에 특별 출연한 허가윤./
'서치 아웃'에서는 흥신소 천재 해커 누리 역을 맡아 걸크러시한 매력을 보여준다. 범인을 추적하는 이시언과 김성철 사이에서 브레인으로 활약하는데 세 사람의 호흡이 찰떡이다. 허가윤은 첫 주연인데도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서치 아웃' 개봉 시점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허가윤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큰 숙제"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직 저를 아이돌로 보는 분들이 많다. 그게 득이 될 때도, 실이 될 때도 있다. 포미닛에서 메인보컬이었지만 (배우로 전향했으니) 노래 부르는 모습을 당분간 안 보여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주위에서 노래는 아예 안 할 거냐고 물었을 때 지금은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다. 노래 실력을 썩힐 생각은 없지만 당분간은 연기에 집중해서 저를 온전히 배우로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영화 '공수도' 스틸
영화 '공수도' 스틸
허가윤 만큼 돋보이는 여배우가 또 있다. IPTV에서 호평을 받고 스크린으로 역주행한 '공수도'의 주연 정다은이다. 정다은은 극 중 공수도 관장의 딸이자, 유단자인 채영을 맡았다. 앳된 얼굴로 반전 무술 실력을 자랑하며 통쾌함을 안기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무술소녀' 캐릭터를 통해 사이다 매력을 선사한다. 괴롭힘을 당하는 종구(오승훈 분)를 구하고, 학교 일진과 맞서는 모습은 어쩌면 정다은이어서 더 매력적으로 보일 지 모른다. 그만큼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앞서 정다은은 배우 김다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영화 '마녀'에서 긴머리 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눈빛부터 액션까지 짧지만 강한 존재감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마녀'의 정다은./
'마녀'의 정다은./
정다은도 걸그룹 출신이다. 2013년 투아이즈(2EYES) 디지털 싱글 '까불지마'로 데뷔해 당시 유행하던 걸스힙합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어린시절에는 '뽀뽀뽀' '딩동댕 유치원'에도 출연했다고 알려졌다. 데뷔 이후 '웃찾사' 'SNL 코리아' '비밀병기 그녀' 등에서 남다른 예능감도 과시했다. 이처럼 다재다능함을 겸비한 정다은은 2016년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드라마 '바람이 분다' '미스터 기간제', 영화 '두 남자' '마녀' '공수도'를 통해 눈도장을 찍었다.

허가윤과 정다은은 배우로서 완전하게 익은 듯 보이진 않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걸 첫 주연작을 통해 증명했다. 여러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다져온 연기력, 걸그룹 출신 다운 미모 등을 겸비한 두 배우는 분명, 침체된 극장가에서 보석처럼 빛났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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