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하정우.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하정우.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 대해 “치료 목적”이었다고 해명한 가운데 하정우의 측근도 나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했다. 하정우와 성형외과 원장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 내용을 공개한 것. 그러나 아직까지 하정우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하고 네티즌들의 의심은 더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채널A ‘뉴스A’는 하정우의 측근이 제공한 하정우와 성형외과 원장의 휴대전화 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하정우는 지난해 1월 23일 병원장에게 “소개받고 연락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병원장은 인사한 뒤 진료 예약일과 시간을 조율했다. 이후 2월 8일에 병원장은 “앞으로 과제는 흉터인데, 시술 후 열흘 안에 3번 내원하라”고 말했다. 이에 하정우는 “흉터가 가장 큰 숙제”라고 답했다.

사진=채널A ‘뉴스A’ 방송 캡처
사진=채널A ‘뉴스A’ 방송 캡처
13일에는 레이저 시술에 따른 피부 상태를 확인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병원장이 “얼굴 좀 어떠냐. 부분적으로 (각질이) 벗겨지기 시작할 때인데 주의하셔야 한다”고 조언하자 하정우는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하정우의 측근은 이를 근거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건 피부과 치료 과정에서였고, 불법 투약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흉터 치료에 프로포폴 주사를 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일각의 의문에 대해서는 “얼굴 흉터가 깊어 수면마취 없이 시술을 받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차명 투약 의혹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하정우 측근은 “병원장과의 문자메시지 대화를 통해 진료를 예약했기 때문에 병원이 예약자를 누구로 기록했는지 모른다”고 해명했다. 하정우 역시 친동생에게 “내가 왜 네 이름을 썼겠나”라며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하정우.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하정우. /사진=텐아시아DB
이번 프로포폴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 13일 SBS ‘8 뉴스’가 유명 영화배우를 비롯해 재벌가 자제, 연예기획사 대표, 유명 패션디자이너 등 10여 명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고 보도하면서부터다. 이어 15일에는 채널A ‘뉴스A’가 유명 영화배우가 배우 출신 연예기획사 대표인 친동생 이름으로 차명 투약을 받았다고 전했다.

친동생이 배우 출신 기획사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갖 추측이 이어졌고, 네티즌들은 하정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강용석 변호사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방송에서 이번 의혹에 대해 다루다가 하정우의 본명인 김성훈을 언급하기도 해 네티즌들의 의심은 더욱 커져갔다.

하정우 동생의 본명은 김영훈으로, 차현우라는 예명으로 연기 활동을 한 바 있다. 현재는 하정우의 소속사인 워크하우스컴퍼니 대표를 맡고 있다. 형제는 영화제작사 퍼펙트스톰필름도 이끌고 있다.

워크하우스컴퍼니는 지난 18일 하정우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 대해 “흉터 치료를 위해 수면마취를 받았을 뿐 약물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술을 받은 기간은 2019년 1월경부터 9월경까지 약 10회 가량으로, 강도 높은 레이저시술을 받았다”며 “치료를 받을 때 원장의 판단 하에 수면마취를 시행한 것이 전부이며 어떠한 약물 남용도 전혀 없다. 하정우는 치료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본 후, 그 해 가을 경 내원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우 출신 동생 명의로 진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원장은 최초 방문할 때부터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오라’고 하는 등 프라이버시를 중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원장은 하정우에게 ‘소속사 대표인 동생과 매니저의 이름 등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다.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으로 막연하게 생각했고, 의사의 요청이라 별다른 의심 없이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배우 하정우.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하정우. /사진=텐아시아DB
하정우는 ‘흥행신’으로 불리며 한국영화계의 대표 배우로 손꼽힌다. 그는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암살’ ‘아가씨’ ‘신과 함께’ 시리즈, ‘1987’ ‘백두산’ 등 대작들을 흥행으로 이끈 주역이다. 올해 그는 영화 ‘클로젯’을 선보였으며 최근 ‘1947 보스톤’ 촬영을 마치는 등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피랍’ ‘수리남’ 등의 촬영 일정도 잡혀 있다. 각 작품 관계자들은 “특별한 변동사항은 없다”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하정우는 현재 촬영 등의 일정으로 해외 체류 중이다. 하정우 측은 “현재까지 검찰 출석 요청을 받지 않았다”며 “검찰 조사 요청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하정우가 소속사를 통해 밝힌 해명의 진위를 파악한 뒤 하정우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네티즌들은 “하정우가 본명도 아니면서 굳이 동생 이름을 쓴 이유는 뭔가” “약을 위해 흉터 제거라는 수단이 필요했던 것 아닌가”라면서 이번 의혹에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밝혀진 게 없고 조사를 받은 것도 아닌데 사실인 것처럼 얘기되는 게 무섭다” “나도 그 치료를 받아봤는데 마취크림을 발라도 너무 아파서 수면마취하고 싶었다” 등 하정우를 옹호하기도 했다.

이번 의혹은 관건은 치료가 목적이었는지, 투약이 목적이었는지다. 정황만으로 섣불리 결론 내리는 것은 지양하고 명확한 증거와 정당한 조사 과정을 통해 진실 여부를 판단해야 할 때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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